넷플릭스 오리지널은 영화가 될 수 있을까?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한다는 것은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이다. 넷플릭스의 CCO(Chief Content Officer)인 Ted Sarandos는 이번 달 14일, 넷플릭스의 전체 지출 중 85%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입될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Sarandos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올해 내로 270개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할 예정인데, 그렇게 되면 플랫폼 상의 전체 오리지널 콘텐츠 수는 총 1,000개를 돌파하게 된다.



넷플릭스의 성공 원인으로 항상 첫 손에 꼽히는 것이 바로 이 오리지널 콘텐츠이다. 플랫폼 사업자의 관점에서 정의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란 자사 플랫폼에서 독점적으로 공개하는 콘텐츠를 의미한다. 넷플릭스가 2016년과 2017년에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자한 금액은 각각 50억 달러와 60억 달러이며, 올해는 이보다 10억 달러 이상 많은 70~80억 달러 사이를 투자할 예정이다.



경쟁사인 아마존의 경우 지난해 오리지널 콘텐츠에 45억 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JP모건에 따르면 올해는 5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인 것으로 추정된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액은 이를 훨씬 앞설 뿐만 아니라, 기존 유료방송 사업자들과 비교해도 막대한 수준인데, 2017년 기준으로 미국 전체에서 넷플릭스보다 많은 비용을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한 기업은 ESPN(73억 달러) 단 한 곳 뿐이다.



이러한 오리지널 콘텐츠의 존재는 가입자 유치를 이끌 뿐만 아니라 글로벌 확장에도 유리한 형태로 평가받는다. 지역마다 새롭게 라이센싱 계약을 해야 하는 외부 콘텐츠와는 달리 기존 콘텐츠에 자막만 새롭게 입혀서 송출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리지널 콘텐츠는 이보다 더 본질적인 차원에서 혁신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칸(Cannes) 영화제로부터 출품금지를 당하면서 화제가 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영화가 그러하다.



 


영화의 조건 – 대중을 대상으로 한 공개된 장소에서의 유료상영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영화가 가진 혁신성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다소 뜬금없지만, 영화의 탄생으로 거슬러올라가 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역사책이나 기록에서 명시하고 있는 영화의 탄생 년도는 1895년인데, 이는 뤼미에르 형제가 파리의 한 카페에서 시네마토그래프라는 영사기를 이용해 <열차의 도착>이라는 50초 길이의 영화를 상영한 1895년 12월 28일를 기점으로 하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어느정도 잘 알려진 사실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보다 몇 년 앞선 1891년에 이미 미국에서 에디슨이 키네토그래프라는 영상 촬영기와 키네토스코프라는 영사기를 개발하여 특허까지 획득했다는 것이다. 에디슨은 1894년에 키네토스코프 전시관을 오픈하여 자신의 스튜디오 블랙 마리아(Black Maria)에서 촬영한 단편영화들을 상영하였는데, 이 역시 뤼미에르 형제의 1895년보다 1년 가량 앞선 시점이지만 최초의 영화로 인정받지 않는다.



이는 키네토스코프의 형태 때문인데, 키네토스코프는 지금처럼 넓은 스크린을 통해 여러 사람이 함께 관람하는 형태가 아니라 관람상자 상단에 있는 창을 통해 혼자 화면을 들여다보는 형태이다. 반면 뤼미에르 형제는 카페에 사람을 모아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영화를 영사했고,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는 카페 입장료를 받았다. 에디슨이 키네토스코프를 통해 상영한 단편영화들이 아닌 뤼미에르 형제의 <열차의 도착>이 최초의 영화로 정의된다는 것은 영화가 그 탄생시점에서부터 “대중을 공개된 장소에 모아서 돈을 받고 상영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에디슨이 발명한 영사기 키네토스코프



Source: Wired


따라서 공개된 장소로서의 극장을 거치지 않는 넷플릭스는 영화의 시초인 뤼미에르 형제의 시네마토그래프보다는 에디슨의 키네토스코프에 가까운 형태로서, 기존의 영화적 전통과는 상당한 거리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칸 영화제 측에서 넷플릭스 영화는 영화가 아니라고 한 것도 나름의 근거가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는 많은 사람들이 비판하는 것처럼 그저 비평가들의 의미 없는 말장난, 영화계 기득권자들의 횡포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기존에 정의된 영화의 조건과 다르다는 것은 콘텐츠 자체의 성격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극장 없는 상영’이 콘텐츠에 미치는 영향


기존의 정의 상에서 영화는 극장에서 상영된다. 극장에서 관객은 스크린을 향해 있는 객석에서 몸이 고정된 채 스크린 위에서 움직이는 이미지를 바라보게 되어있다. 이는 관객이 매우 손쉽게 카메라의 시선과 동일화하고, 등장인물의 심리와 동화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이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관객을 객석에 고정시키는 강제성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넷플릭스 시청자는 언제나 시청을 중단하고 밥을 먹고 와도 되고, 인터넷으로 영화 속 내용을 검색해 보고 와도 되고, 심지어는 다른 영화를 보고 올 수도 있다. 기존 영화에서 극장이 부여하던 동일화 효과를 넷플릭스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극장에서와는 달리 넷플릭스에서는 특정 영화에 대한 값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역시 특기해 볼 만한 부분이다. 이는 CD와 음원의 차이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CD는 해당 CD 속에 있는 곡을 구매한 것이지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사용자는 일정 기간 동안 해당 플랫폼에 있는 음원에 대한 스트리밍 권한을 구매한 것이지 어떤 곡을 구매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잠깐 곡을 들어보고 취향에 맞지 않는 것 같으면 다른 곡으로 바로 넘겨 버린다. 때문에 최근의 대중음악에서는 30초 내에 후렴구가 등장하여 사용자의 귀를 사로잡아야 하는 것이 법칙이 된 상태이다. 넷플릭스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영화가 조금만 지루해 지는 것 같으면 곧바로 다른 영화를 선택해 시청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극장에서 상영한다는 것은 상영시간을 최대한 압축할수록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하게 계산해서, 90분 길이의 영화를 5번 상영하는 시간에 이번에 새로 개봉한 어벤져스처럼 상영시간이 150분이 넘는 영화는 3번 밖에 상영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어벤저스 같은 인기 시리즈나 거장 감독의 작품처럼 흥행이 보장된 영화가 아닌 이상 상영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려 할 수밖에 없고, 제한된 시간 내에 최상의 전달효과를 내기 위해 대부분의 영화는 ‘배경/인물소개-상황설명-행위의 복잡화-연속적 사건의 발생-결과-마무리’로 이어지는 내러티브 관습을 충실히 따르게 된다.



그러나 넷플릭스에는 이러한 제한도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중 유명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인 에롤 모리스(Errol Morris)가 감독한 <어느 세균학자의 죽음(Wormwood)>이라는 영상물이 있는데, 이는 6부작인 만큼 일단은 ‘시리즈’로 분류되지만, 제 74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와 제 44회 텔류라이드(Telluride) 영화제 초청작으로 상영되었으며, 많은 비평가들 사이에서 해당 작품을 영화라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이 이루어졌다. 모리스 감독 본인 역시 ‘시리즈’ 대신 ‘스토리’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어느 세균학자의 죽음>이 가진 장르적 모호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어느 세균학자의 죽음>



Source: 넷플릭스


이처럼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이 가진 특성은 사용자의 시청 방식 뿐만 아니라 콘텐츠의 성격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우리는 넷플릭스 이전에도 불법 다운로드나 TV 재방송, VOD 서비스 등을 통해 스크린이 아닌 디스플레이로 영화를 시청 해 왔지만, 극장을 표준적인 상영 방식으로 상정하고 영화를 제작한 뒤 이를 다른 플랫폼으로 라이센싱하는 것과 처음부터 Netflix에서의 독점적 공개를 염두에 두고 영화를 제작하는 것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를 제작하는 감독은 다른 감독들과는 달리 자신의 관객이 언제든지 영화에 대한 몰입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감정선이나 스토리라인을 구성해야 하고, 초반부 관객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음원처럼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장치를 배치하려 할 수도 있으며, 2시간 내외의 상영시간을 기준으로 하는 기존의 내러티브 관습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내러티브 전개나 영화 형식을 실험할 수도 있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영화는 우리가 익숙해진 콘텐츠 형태 자체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기존 영화 산업의 한계 뛰어넘기


이처럼 넷플릭스는 기존 영화를 조건 짓던 관습을 따르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극장용 영화가 가지는 중요한 특징들을 상당부분 파괴하고 있다. 따라서 스티븐 스필버그같은 거장들이 넷플릭스 영화에 대해 “일단 텔레비전의 형식으로 만들었다면 그건 TV영화라 불러야 한다. 좋은 작품이라면 에미상을 받겠지만, 아카데미 상을 받을 순 없다”며 넷플릭스의 영화제 참여를 거부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처드 브로드(Richard Brodie)같은 평론가들은 왜 “스필버그가 극장 개봉을 옹호할 때, 그는 자신의 힘세고 부유하고 기득권 있는 영역을 옹호하는 동시에 스튜디오의 투자와 배급 지원을 받지 못한 작은 수작들을 반대하는 것이다"고 비판하며 넷플릭스 영화도 영화임을 강변하는 것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미국 영화 시장의 상황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Box Office Mojo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대형 영화 스튜디오 중 가장 많은 수의 작품을 선보인 곳은 총 38편을 선보인 Sony이며, 30편 이상의 영화를 공개한 스튜디오는 Sony가 유일하다. 반면 넷플릭스의 경우 지난해 10월을 기준으로 최소 34편 이상의 오리지널 영화를 공개했으며, 올해는 총 80편의 오리지널 영화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발표하였다. 만약 이렇게 될 경우, 넷플릭스는 작품 수 면에서 주요 대형 스튜디오들을 두 배 이상 앞질러가게 된다.


미국 주요 스튜디오 별 개봉 영화 수 비교



Source: Box Office Mojo 자료를 기반으로 ROA Consulting 재가공


이러한 작품 수의 차이는 단순히 양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영화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할리우드의 황금기였던 1920~40년대 당시 매년 50편 이상의 영화를 찍어내던 대형 스튜디오들은 최근 TV를 통한 영화 시청의 보편화와 스트리밍 서비스의 부상, 티켓 가격의 상승 등으로 이윤이 감소함에 따라, 흥행이 보장되어 있는 시리즈물을 중심으로 점점 더 적은 수의 작품만을 제작하고 있는데, 위의 표에서 2000년의 개봉 작품 수와 2017년의 개봉 작품수만 비교해 봐도 거의 늘지 않았거나 오히려 감소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소수의 작품에 수익을 의존하는 만큼, 개봉작을 반드시 성공시켜야만 하는 미국 스튜디오들은 따라서 흥행이 보장되어 있는 시리즈물, 특히 히어로물에 크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스파이더맨 홈 커밍>, <토르 라그나로크>, <블랙팬서>, <어벤져스 3>, <데드풀 2> 등 마블 히어로 영화가 줄줄이 극장에 걸리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추세를 잘 보여준다.



넷플릭스는 이러한 영화계 상황에 대한 일종의 대안을 제시한다. 특히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형태로 공개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예술영화 감독인 봉준호가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를 제작하여 흥행과 작품성 모두 인정받은 수작을 만들어 냈을 뿐만 아니라, 각종 인터뷰를 통해 넷플릭스가 자신에게 영화 제작과정 중에 전권을 부여했으며, <옥자>는 기존의 영화 제작 시스템을 통해서 만들어질 수 없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전 세계의 재능 있는 감독들에게 “창의적인 영화를 찍으려면 넷플릭스로 오라”는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넷플릭스가 칸에 출품하고자 했던 영화 중에는 <그래비티>의 감독인 알폰소 쿠아론(Alfonso Cuaron),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의 감독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 제이슨 본 시리즈와 <블러디 선데이>의 감독 폴 그린그래스(Paul Greengrass) 등 유명 감독의 작품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넷플릭스가 지속적으로 수작을 제작해 낸다면, 영화계 역시 넷플릭스의 존재를 계속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배트맨 대 슈퍼맨>도 영화고 <수어사이드 스쿼드 2>도 영화고 <조폭마누라 3>도 영화고 심지어 <리얼>조차 의심의 여자 없이 영화인데, 이들 거장의 작품은 영화가 아니라고 하면 쉽사리 납득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따라서 올해 칸에 가든 가지 않든,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언젠가 영화가 될 것이고, 스트리밍이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가 점점 더 확산될 것이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영화관람의 표준이 극장영화가 아닌 넷플릭스 오리지널 형태로 재정립될 가능성도 높다. 그리고 그럴 경우, 영화라는 콘텐츠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방향과는 다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게 된다.



 


넷플릭스, 시청 방식의 변화에서 콘텐츠 자체의 변화로


넷플릭스는 단순히 소니 픽쳐스와 디즈니를 위협하는 존재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콘텐츠 자체의 개념과 형태를 뒤흔드는 업체이다. 이는 단순히 인터넷을 통해 보는가 디지털 영사기를 통해서 보는가, 모바일 화면을 통해서 보느냐 극장 스크린을 통해서 보는가 정도의 차이를 넘어서는 차이이며, 그때문에 넷플릭스와 다른 OTT 서비스 사이에는 Uber와 카카오택시 사이 만큼의 차이가 있다. Uber가 차량 소유에 대한 개념을 바꾸었듯이, 넷플릭스도 영화라는 콘텐츠의 개념을 바꾼다. 이 때문에 넷플릭스가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진정한 Disrupter로 평가받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넷플릭스가 이러한 힘을 가지는 이유가 근본적으로 넷플릭스의 콘텐츠에 있다는 점이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흥행을 위해 안전한 선택에 안주하는 현재의 제작 시스템 안에서 영화가 보여주기 어려운 것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고, 기존의 내러티브 관습을 전혀 따르지 않는 6부작 영화인 <어느 세균학자의 죽음>처럼 자신의 플랫폼이 가진 특성을 기반으로 기존 영화에 없는 새로운 시도를 펼치는 데에 이르렀다.



앞으로는 넷플릭스에서 상영시간이 5시간이 넘는 영화를 보게 될 수도 있고, 세로 스크린으로 보는 영화를 볼 수도 있으며 초반부에 클라이막스를 배치하고 그것을 역추적하는 형태가 보편화될 수도 있을 것이다. 넷플릭스는 실제로 이미 스트리밍에서만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실험하고 있는 중이다. 넷플릭스가 지난해 6월 출시한 인터렉티브 콘텐츠 <Puss in Book: Trapped in an Epic Tale>의 경우 사용자가 어떤 행동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그 다음 스토리가 달라지는 Branching narrative 시리즈이다. 넷플릭스는 앞으로도 이러한 형태의 인터렉티브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실험해 나갈 예정이다.


넷플릭스의 인터렉티브 콘텐츠



Source: 넷플릭스


웹툰 플랫폼의 등장이 옆으로 넘겨보던 책 형태였던 만화의 표준을 스크롤을 내려서 보는 형태로 변화시키고, 옆으로 스크롤을 밀어서 한 칸씩 넘겨보는 컷툰이나 움직이는 웹툰인 Naver Play와 같은 새로운 형식을 도입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넷플릭스 역시 콘텐츠의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기존의 콘텐츠를 모바일로 전송하고, 스낵 콘텐츠나 라이브 영상, MCN 같은 인터넷 콘텐츠를 몇 개 오리지널로 덧붙이는 것 만으로는 성공적인 OTT 서비스가 될 수 없다. 기존의 콘텐츠보다도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면서도 동시에 OTT만이 가질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고민해야만 Netflix에 대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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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한다는 것은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이다. 넷플릭스의 CCO(Chief Content Officer)인 Ted Sarandos는 이번 달 14일, 넷플릭스의 전체 지출 중 85%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입될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Sarandos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올해 내로 270개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할 예정인데, 그렇게 되면 플랫폼 상의 전체 오리지널 콘텐츠 수는 총 1,000개를 돌파하게 된다.



넷플릭스의 성공 원인으로 항상 첫 손에 꼽히는 것이 바로 이 오리지널 콘텐츠이다. 플랫폼 사업자의 관점에서 정의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란 자사 플랫폼에서 독점적으로 공개하는 콘텐츠를 의미한다. 넷플릭스가 2016년과 2017년에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자한 금액은 각각 50억 달러와 60억 달러이며, 올해는 이보다 10억 달러 이상 많은 70~80억 달러 사이를 투자할 예정이다.



경쟁사인 아마존의 경우 지난해 오리지널 콘텐츠에 45억 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JP모건에 따르면 올해는 5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인 것으로 추정된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액은 이를 훨씬 앞설 뿐만 아니라, 기존 유료방송 사업자들과 비교해도 막대한 수준인데, 2017년 기준으로 미국 전체에서 넷플릭스보다 많은 비용을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한 기업은 ESPN(73억 달러) 단 한 곳 뿐이다.



이러한 오리지널 콘텐츠의 존재는 가입자 유치를 이끌 뿐만 아니라 글로벌 확장에도 유리한 형태로 평가받는다. 지역마다 새롭게 라이센싱 계약을 해야 하는 외부 콘텐츠와는 달리 기존 콘텐츠에 자막만 새롭게 입혀서 송출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리지널 콘텐츠는 이보다 더 본질적인 차원에서 혁신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칸(Cannes) 영화제로부터 출품금지를 당하면서 화제가 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영화가 그러하다.



 


영화의 조건 – 대중을 대상으로 한 공개된 장소에서의 유료상영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영화가 가진 혁신성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다소 뜬금없지만, 영화의 탄생으로 거슬러올라가 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역사책이나 기록에서 명시하고 있는 영화의 탄생 년도는 1895년인데, 이는 뤼미에르 형제가 파리의 한 카페에서 시네마토그래프라는 영사기를 이용해 <열차의 도착>이라는 50초 길이의 영화를 상영한 1895년 12월 28일를 기점으로 하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어느정도 잘 알려진 사실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보다 몇 년 앞선 1891년에 이미 미국에서 에디슨이 키네토그래프라는 영상 촬영기와 키네토스코프라는 영사기를 개발하여 특허까지 획득했다는 것이다. 에디슨은 1894년에 키네토스코프 전시관을 오픈하여 자신의 스튜디오 블랙 마리아(Black Maria)에서 촬영한 단편영화들을 상영하였는데, 이 역시 뤼미에르 형제의 1895년보다 1년 가량 앞선 시점이지만 최초의 영화로 인정받지 않는다.



이는 키네토스코프의 형태 때문인데, 키네토스코프는 지금처럼 넓은 스크린을 통해 여러 사람이 함께 관람하는 형태가 아니라 관람상자 상단에 있는 창을 통해 혼자 화면을 들여다보는 형태이다. 반면 뤼미에르 형제는 카페에 사람을 모아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영화를 영사했고,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는 카페 입장료를 받았다. 에디슨이 키네토스코프를 통해 상영한 단편영화들이 아닌 뤼미에르 형제의 <열차의 도착>이 최초의 영화로 정의된다는 것은 영화가 그 탄생시점에서부터 “대중을 공개된 장소에 모아서 돈을 받고 상영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에디슨이 발명한 영사기 키네토스코프



Source: Wired


따라서 공개된 장소로서의 극장을 거치지 않는 넷플릭스는 영화의 시초인 뤼미에르 형제의 시네마토그래프보다는 에디슨의 키네토스코프에 가까운 형태로서, 기존의 영화적 전통과는 상당한 거리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칸 영화제 측에서 넷플릭스 영화는 영화가 아니라고 한 것도 나름의 근거가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는 많은 사람들이 비판하는 것처럼 그저 비평가들의 의미 없는 말장난, 영화계 기득권자들의 횡포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기존에 정의된 영화의 조건과 다르다는 것은 콘텐츠 자체의 성격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극장 없는 상영’이 콘텐츠에 미치는 영향


기존의 정의 상에서 영화는 극장에서 상영된다. 극장에서 관객은 스크린을 향해 있는 객석에서 몸이 고정된 채 스크린 위에서 움직이는 이미지를 바라보게 되어있다. 이는 관객이 매우 손쉽게 카메라의 시선과 동일화하고, 등장인물의 심리와 동화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이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관객을 객석에 고정시키는 강제성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넷플릭스 시청자는 언제나 시청을 중단하고 밥을 먹고 와도 되고, 인터넷으로 영화 속 내용을 검색해 보고 와도 되고, 심지어는 다른 영화를 보고 올 수도 있다. 기존 영화에서 극장이 부여하던 동일화 효과를 넷플릭스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극장에서와는 달리 넷플릭스에서는 특정 영화에 대한 값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역시 특기해 볼 만한 부분이다. 이는 CD와 음원의 차이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CD는 해당 CD 속에 있는 곡을 구매한 것이지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사용자는 일정 기간 동안 해당 플랫폼에 있는 음원에 대한 스트리밍 권한을 구매한 것이지 어떤 곡을 구매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잠깐 곡을 들어보고 취향에 맞지 않는 것 같으면 다른 곡으로 바로 넘겨 버린다. 때문에 최근의 대중음악에서는 30초 내에 후렴구가 등장하여 사용자의 귀를 사로잡아야 하는 것이 법칙이 된 상태이다. 넷플릭스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영화가 조금만 지루해 지는 것 같으면 곧바로 다른 영화를 선택해 시청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극장에서 상영한다는 것은 상영시간을 최대한 압축할수록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하게 계산해서, 90분 길이의 영화를 5번 상영하는 시간에 이번에 새로 개봉한 어벤져스처럼 상영시간이 150분이 넘는 영화는 3번 밖에 상영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어벤저스 같은 인기 시리즈나 거장 감독의 작품처럼 흥행이 보장된 영화가 아닌 이상 상영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려 할 수밖에 없고, 제한된 시간 내에 최상의 전달효과를 내기 위해 대부분의 영화는 ‘배경/인물소개-상황설명-행위의 복잡화-연속적 사건의 발생-결과-마무리’로 이어지는 내러티브 관습을 충실히 따르게 된다.



그러나 넷플릭스에는 이러한 제한도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중 유명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인 에롤 모리스(Errol Morris)가 감독한 <어느 세균학자의 죽음(Wormwood)>이라는 영상물이 있는데, 이는 6부작인 만큼 일단은 ‘시리즈’로 분류되지만, 제 74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와 제 44회 텔류라이드(Telluride) 영화제 초청작으로 상영되었으며, 많은 비평가들 사이에서 해당 작품을 영화라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이 이루어졌다. 모리스 감독 본인 역시 ‘시리즈’ 대신 ‘스토리’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어느 세균학자의 죽음>이 가진 장르적 모호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어느 세균학자의 죽음>



Source: 넷플릭스


이처럼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이 가진 특성은 사용자의 시청 방식 뿐만 아니라 콘텐츠의 성격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우리는 넷플릭스 이전에도 불법 다운로드나 TV 재방송, VOD 서비스 등을 통해 스크린이 아닌 디스플레이로 영화를 시청 해 왔지만, 극장을 표준적인 상영 방식으로 상정하고 영화를 제작한 뒤 이를 다른 플랫폼으로 라이센싱하는 것과 처음부터 Netflix에서의 독점적 공개를 염두에 두고 영화를 제작하는 것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를 제작하는 감독은 다른 감독들과는 달리 자신의 관객이 언제든지 영화에 대한 몰입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감정선이나 스토리라인을 구성해야 하고, 초반부 관객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음원처럼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장치를 배치하려 할 수도 있으며, 2시간 내외의 상영시간을 기준으로 하는 기존의 내러티브 관습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내러티브 전개나 영화 형식을 실험할 수도 있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영화는 우리가 익숙해진 콘텐츠 형태 자체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기존 영화 산업의 한계 뛰어넘기


이처럼 넷플릭스는 기존 영화를 조건 짓던 관습을 따르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극장용 영화가 가지는 중요한 특징들을 상당부분 파괴하고 있다. 따라서 스티븐 스필버그같은 거장들이 넷플릭스 영화에 대해 “일단 텔레비전의 형식으로 만들었다면 그건 TV영화라 불러야 한다. 좋은 작품이라면 에미상을 받겠지만, 아카데미 상을 받을 순 없다”며 넷플릭스의 영화제 참여를 거부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처드 브로드(Richard Brodie)같은 평론가들은 왜 “스필버그가 극장 개봉을 옹호할 때, 그는 자신의 힘세고 부유하고 기득권 있는 영역을 옹호하는 동시에 스튜디오의 투자와 배급 지원을 받지 못한 작은 수작들을 반대하는 것이다"고 비판하며 넷플릭스 영화도 영화임을 강변하는 것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미국 영화 시장의 상황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Box Office Mojo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대형 영화 스튜디오 중 가장 많은 수의 작품을 선보인 곳은 총 38편을 선보인 Sony이며, 30편 이상의 영화를 공개한 스튜디오는 Sony가 유일하다. 반면 넷플릭스의 경우 지난해 10월을 기준으로 최소 34편 이상의 오리지널 영화를 공개했으며, 올해는 총 80편의 오리지널 영화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발표하였다. 만약 이렇게 될 경우, 넷플릭스는 작품 수 면에서 주요 대형 스튜디오들을 두 배 이상 앞질러가게 된다.


미국 주요 스튜디오 별 개봉 영화 수 비교



Source: Box Office Mojo 자료를 기반으로 ROA Consulting 재가공


이러한 작품 수의 차이는 단순히 양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영화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할리우드의 황금기였던 1920~40년대 당시 매년 50편 이상의 영화를 찍어내던 대형 스튜디오들은 최근 TV를 통한 영화 시청의 보편화와 스트리밍 서비스의 부상, 티켓 가격의 상승 등으로 이윤이 감소함에 따라, 흥행이 보장되어 있는 시리즈물을 중심으로 점점 더 적은 수의 작품만을 제작하고 있는데, 위의 표에서 2000년의 개봉 작품 수와 2017년의 개봉 작품수만 비교해 봐도 거의 늘지 않았거나 오히려 감소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소수의 작품에 수익을 의존하는 만큼, 개봉작을 반드시 성공시켜야만 하는 미국 스튜디오들은 따라서 흥행이 보장되어 있는 시리즈물, 특히 히어로물에 크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스파이더맨 홈 커밍>, <토르 라그나로크>, <블랙팬서>, <어벤져스 3>, <데드풀 2> 등 마블 히어로 영화가 줄줄이 극장에 걸리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추세를 잘 보여준다.



넷플릭스는 이러한 영화계 상황에 대한 일종의 대안을 제시한다. 특히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형태로 공개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예술영화 감독인 봉준호가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를 제작하여 흥행과 작품성 모두 인정받은 수작을 만들어 냈을 뿐만 아니라, 각종 인터뷰를 통해 넷플릭스가 자신에게 영화 제작과정 중에 전권을 부여했으며, <옥자>는 기존의 영화 제작 시스템을 통해서 만들어질 수 없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전 세계의 재능 있는 감독들에게 “창의적인 영화를 찍으려면 넷플릭스로 오라”는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넷플릭스가 칸에 출품하고자 했던 영화 중에는 <그래비티>의 감독인 알폰소 쿠아론(Alfonso Cuaron),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의 감독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 제이슨 본 시리즈와 <블러디 선데이>의 감독 폴 그린그래스(Paul Greengrass) 등 유명 감독의 작품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넷플릭스가 지속적으로 수작을 제작해 낸다면, 영화계 역시 넷플릭스의 존재를 계속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배트맨 대 슈퍼맨>도 영화고 <수어사이드 스쿼드 2>도 영화고 <조폭마누라 3>도 영화고 심지어 <리얼>조차 의심의 여자 없이 영화인데, 이들 거장의 작품은 영화가 아니라고 하면 쉽사리 납득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따라서 올해 칸에 가든 가지 않든,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언젠가 영화가 될 것이고, 스트리밍이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가 점점 더 확산될 것이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영화관람의 표준이 극장영화가 아닌 넷플릭스 오리지널 형태로 재정립될 가능성도 높다. 그리고 그럴 경우, 영화라는 콘텐츠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방향과는 다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게 된다.



 


넷플릭스, 시청 방식의 변화에서 콘텐츠 자체의 변화로


넷플릭스는 단순히 소니 픽쳐스와 디즈니를 위협하는 존재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콘텐츠 자체의 개념과 형태를 뒤흔드는 업체이다. 이는 단순히 인터넷을 통해 보는가 디지털 영사기를 통해서 보는가, 모바일 화면을 통해서 보느냐 극장 스크린을 통해서 보는가 정도의 차이를 넘어서는 차이이며, 그때문에 넷플릭스와 다른 OTT 서비스 사이에는 Uber와 카카오택시 사이 만큼의 차이가 있다. Uber가 차량 소유에 대한 개념을 바꾸었듯이, 넷플릭스도 영화라는 콘텐츠의 개념을 바꾼다. 이 때문에 넷플릭스가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진정한 Disrupter로 평가받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넷플릭스가 이러한 힘을 가지는 이유가 근본적으로 넷플릭스의 콘텐츠에 있다는 점이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흥행을 위해 안전한 선택에 안주하는 현재의 제작 시스템 안에서 영화가 보여주기 어려운 것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고, 기존의 내러티브 관습을 전혀 따르지 않는 6부작 영화인 <어느 세균학자의 죽음>처럼 자신의 플랫폼이 가진 특성을 기반으로 기존 영화에 없는 새로운 시도를 펼치는 데에 이르렀다.



앞으로는 넷플릭스에서 상영시간이 5시간이 넘는 영화를 보게 될 수도 있고, 세로 스크린으로 보는 영화를 볼 수도 있으며 초반부에 클라이막스를 배치하고 그것을 역추적하는 형태가 보편화될 수도 있을 것이다. 넷플릭스는 실제로 이미 스트리밍에서만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실험하고 있는 중이다. 넷플릭스가 지난해 6월 출시한 인터렉티브 콘텐츠 <Puss in Book: Trapped in an Epic Tale>의 경우 사용자가 어떤 행동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그 다음 스토리가 달라지는 Branching narrative 시리즈이다. 넷플릭스는 앞으로도 이러한 형태의 인터렉티브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실험해 나갈 예정이다.


넷플릭스의 인터렉티브 콘텐츠



Source: 넷플릭스


웹툰 플랫폼의 등장이 옆으로 넘겨보던 책 형태였던 만화의 표준을 스크롤을 내려서 보는 형태로 변화시키고, 옆으로 스크롤을 밀어서 한 칸씩 넘겨보는 컷툰이나 움직이는 웹툰인 Naver Play와 같은 새로운 형식을 도입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넷플릭스 역시 콘텐츠의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기존의 콘텐츠를 모바일로 전송하고, 스낵 콘텐츠나 라이브 영상, MCN 같은 인터넷 콘텐츠를 몇 개 오리지널로 덧붙이는 것 만으로는 성공적인 OTT 서비스가 될 수 없다. 기존의 콘텐츠보다도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면서도 동시에 OTT만이 가질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고민해야만 Netflix에 대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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