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스타트업의 성장과 함께 메인스트림으로 부상하는 비건 트렌드

지난해 말 미국의 패스트 캐주얼 트렌드에 대한 칼럼에서 비건 레스토랑 체인인 Veggie Grill을 소개하면서 The Guardian이 비거니즘(Veganism)을 2018년의 가장 강력한 푸드 트렌드 중 하나로 꼽았음을 전한 바 있다. 지난해 초에 발간된 해당 기사에서 가디언은 건강, 공장제 축산으로 인한 환경오염 및 기후변화, 동물 복지 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비거니즘이 2018년부터 메인스트림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 전망했는데, 이렇게 전망하고 있는 것이 비단 가디언뿐만은 아니다. Forbes 역시 “2018년 당신의 비즈니스가 비건이 되어야 하는 이유(Here’s Why You Should Turn Your Business Vegan In 2018)”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비건 시장이 가진 높은 성장 잠재력에 주목했으며, The Economist에서는 아예 2019년을 "비건의 해(The year of the vegan)”로 선언하기까지 했다.



비건이란 육류와 어류뿐만 아니라 달걀과 유제품 등까지 포함하여 동물성 제품을 섭취하지 않는엄격한 채식주의자를 의미하는 말로, 좀 더 적극적인 의미에서는 식품뿐만 아니라 양모, 가죽, 오리털, 동물 실험을 거친 제품 등 동물성 제품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을 의미하기도 한다. 육류를 섭취하지 않되 어류와 달걀, 유제품은 섭취하는 비교적 느슨한 채식주의자인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o-vegetarian)을 포함해 비거니즘이 그다지 흔하지 않은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트렌드’라고 부르기엔 상당히 낯선 문화적 현상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북미의 경우 채식주의는 특히 소비에 있어 윤리적, 사회적 기준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밀레니얼들 사이에서 상당히 보편화되어 있는 상태이다. The Economist 기사에 따르면, 2015년 통계에서 미국 내 채식주의자 인구의 비율은 3.4%, 그 중 비건의 비율은 0.4%에 불과했으나, 최근 조사 결과에서는 미국 내 25~34세 인구 중 1/4이 스스로 채식주의자 혹은 비건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비거니즘 트렌드의 부상으로 인한 육류대체식품 시장의 부상은 로아데일리의 데일리 마켓 워치나 트렌드 분석 아티클 섹션을 통해서도 여러 차례 다뤄진 주제이다. 본 칼럼에서는 최근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육류대체식품 스타트업들의 행보를 좀 더 상세하게 짚어보고, 식품 이외 영역으로 시야를 넓혀 뷰티 영역에서 나타나는 비건 트렌드와 관련 스타트업들을 소개하면서 향후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건 시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플랙시테리언 공략을 통해 시장을 확대 중인 대체 육류 스타트업


최근 비건 트렌드와 관련하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스타트업은 단연 육류대체식품 스타트업인 Beyond Meat와 Impossible Foods이다. 이들 스타트업은 콩단백을 이용한 식물성 햄버거 패티를 생산하는 스타트업으로, 종전에 판매되던 일명 ‘콩고기 패티’들에 비해 진짜 쇠고기에 더 근접한 맛과 향, 외형의 패티를 제공하는 것이 강점이다. 특히 비트 즙을 이용해서 레어로 구운 쇠고기 패티의 븕은색 육즙까지 재현했다는 점이 이들 업체들이 내세우는 홍보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이 중 상대적으로 오퍼링이 다양한 Beyond Meat의 경우, 패티 형태의 Beyond Burger 뿐만 아니라 간고기 형태의 Beyond Beef와 소시지 형태의 Beyond Sausage, 타코나 볼로네제 소스 등에 사용하기 적합하도록 잘게 부서지는 형태의 Beyond Beef Crumbles도 판매 중이다.



올해 5월 상장에 나선 Beyond Meat는 상장 첫 날 주가가 163%나 급등한 것으로도 큰 주목을 끈 바 있다. 당시 주당 25 달러의 공모가로 출발했던 Beyond Meat 주식은 상장 첫날인 5월 2일 주당 46 달러에 거래를 시작했으며, 당일 최대 192%까지 상승했다가 최종적으로는 163% 상승한 가격인 주당 65.75로 장을 마쳤다. 이후에도 Beyond Meat의 주가는 상승을 거듭하여 7월 26일 최고가인 주당 234.9 달러까지 상승했다가, 예상치보다 큰 금액의 2분기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현재는 주당 153.97 달러(8월 20일 폐장 시점 기준)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공모가와 비교하면 6배 이상 높은 가격으로 거래 중인 상황이다.


Beyond Meat 주가 변화



출처: Google 캡쳐


특히 20일 JPMorgan이 Beyond Meat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neutral)에서 비중 확대(overweight)로 상향조정한 만큼 주가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시적 주가 하락 요인이었던 2분기 실적 역시 순손실이 940만 달러로 전년동기 740만 달러에 비해 확대된 것은 사실이나, 매출을 놓고 보면 전문가 예상치였던 5,270만 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6,725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87.2% 성장하였다. 이는 직전분기인 1분기의 전년동기대비 매출 성장률이었던 214.7%에 비해 더욱 증가한 수치로, 성장률 자체가 높을 뿐만 아니라 성장 속도 역시 가속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비상장사인 Impossible Foods의 경우 매출은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올해 5월 3억 달러의 투자를 추가로 유치하며 2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등 마찬가지로 착실하게 몸집을 불려 나가는 중이다.



이 두 스타트업들이 이토록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이들이 메인스트림 브랜드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비건이나 페스코 베지테리언들 뿐 아니라 평소 육류를 섭취하는 일반 소비자들까지 적극 공략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소위 플랙시테리언(flexitarian)이라고도 불리는 이러한 소비자들은 평소 육식을 하지만, 환경이나 동물권, 건강 등을 위해 한 달이나 한 주, 혹은 한 끼라도 채식을 함으로써 육류 소비를 줄이고자 하는 일종의 단기 채식주의자들을 일컫는다. 이러한 플랙시테리어니즘은 최근 SNS를 중심으로 상당히 인기를 끌고 있는 트렌드로, 신년을 맞아 첫 한 달 동안이라도 비거니즘을 실천해 보자는 내용의 캠페인인 Veganuary 캠페인에는 168,000명 이상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랙시테리언들의 존재는 Beyond Meat에서도 IPO를 앞두고 적극 강조한 부분으로, Beyond Meat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 Ethan Brown은 2018년 상반기에 Kroger에서 Beyond Burger 제품을 구매한 고객 중 93%가 같은 기간동안 동물성 제품을 구매한 이력이 있었음을 밝히면서 Beyond Meat가 비건 및 채식주의자 외의 일반 고객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Tesla를 구매하는데는 많은 비용이 필요하지만, Beyond Burger 버거를 구매함으로써 자신의 신념을 표현하는데는 단 6 달러면 충분하다”는 Brown의 발언은 Beyond Meat이 공략하는 바를 정확하게 보여준다. 완전히 채식주의자가 될 자신은 없지만, 육류 과잉소비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공장제 축산의 동물권 문제, 이산화탄소 배출 등의 환경 문제에는 관심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에게 일주일에 몇 끼라도 대체 육류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현재 연 130억 달러 정도 규모로 추산되는 미국 내 식물성 식품 시장을 최대 1.4조 규모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인 것이다.



광범위한 오프라인 매장 인프라를 갖춘 메인스트림 레스토랑 및 리테일러들과의 파트너십은 이들 제품에 대한 일반 소비자의 대한 접근성을 높임으로써 비건 소비자 이상으로 고객층을 넓힐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라 할 수 있다. Beyond Meat의 경우 Subway, TGI Fridays, Carl’s Jr,  Del Taco, Dunkin 등의 대형 체인들을 비롯하여 수많은 레스토랑 브렌드와 공급 파트너십을 체결하였는데, 이 중 비교적 최근 파트너십을 발표한 Subway의 경우 올해 9월부터 미국과 캐나다 지역 685개 매장에서 Beyond Meat 제품을 활용한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며, 올해 4월 처음 Beyond Taco를 런칭했던 Del Taco는 해당 제품의 성공에 힘입어 올해 6월 미국 전역 매장에서 Beyond 8 Layer Burrito와 Epic Beyond Cali Burrito 메뉴를 추가로 판매하기로 결정하였다.



Burger King, White Castle, Qdoba 등과 공급 파트너십을 체결한 Impossible Foods의 경우 특히 지금까지 언급된 업체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체인인 Burger King과 협력하여 출시한 Impossible Whopper가 눈길을 끈다. Burger King은 올해 4월 세인트루이스 지역 매장에서 Impossible Whopper를 시범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inMarket inSights 자료에 따르면, Impossible Whopper 출시 이후 4월 한 달 동안 타 지역 Burger King 매장의 트래픽은 평균 1.75% 감소한 반면, 세인트루이스 지역 매장의 트래픽은 평균 1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Burger King 역시 시범판매가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했는지 이달 8월부터 약 7,300개에 이르는 미국 전역 모든 매장으로 Impossible Whopper 판매를 확대한 상태이다. 이에 앞서 Impossible Foods는 전세계 17개 국 65개 시설을 두고 McDonald’s와 Burger King 등 거대 패스트푸드 체인에 패티를 공급해 온 OSI와 제조 파트너십을 맺으며 생산량 확대를 위한 준비에 나선 바 있다.


Burger King에서 판매 중인 Impossible Whopper



출처: The Verge


Beyond Meat 제품들의 경우 일반 슈퍼마켓에서도 판매되고 있는데, 현재 Beyond Meat과 유통 파트너십을 맺은 주요 리테일 체인 중에는 Kroger, Target, Whole Foods, Walmart 등도 포함되어 있다. 유의해 볼 만한 점은 Beyond Meat가 “육류 코너에서 구매하세요(Find it in the meat aisle)”라는 캐치프라이즈를 내걸고 자사 제품을 비건 식품 코너가 아닌 일반 육류 코너에 배치하고자 노력 중이라는 점이다. 이는 Beyond Meat가 소비자들에게 자사 제품을 어떻게 인식시키고자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부분으로 앞서 언급된 플랙시테리언 공략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Impossible Foods는 아직 파트너 레스토랑들을 통해서만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나, 올해 9월 일반 슈퍼마켓에서의 판매를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이를 위한 당국의 허가를 획득한 상황이다.


실제 미국 슈퍼마켓 육류코너에 진열된 Beyond Meat 제품의 모습



출처: Dutch News


이들 스타트업 외에도 세계 최대의 식품 업체인 Nestle가 2017년 9월 인수한 대체 육류 업체 Sweet Earth를 통해 올해 9월 또는 10월부터 콩단백 기반의 채식 패티인 Awesome Burger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발표하고, Unilever 역시 2018년 12월 유럽 대체 육류 업체인 The Vegetarian Butcher 인수를 발표하는 등 속속 대체 육류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있는 중이다. Beyond Meat의 주요 투자자 중 하나였던 육류가공 업체 Tyson Foods 역시 올해 4월 보유하고 있던 Beyond Meat 지분을 매각하고 자체적으로 콩단백 기반 대체 육류 제품을 개발 중인데, 이미 광범위한 유통망을 거느리고 있는 이들 업체들이 대체육류 시장에 합류할 경우, 대체육류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접근성은 지금보다 더욱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뷰티 시장에서도 비거니즘 트렌드가 확산 중


일반적으로 비건이라고 하면 식품과만 관련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외 소비재 영역, 특히 뷰티 시장에서도 비거니즘은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때 한 가지 유의할 점은 비건 제품과 Cruelty Free 제품의 차이인데, 비건 제품은 꿀, 밀랍, 젤라틴, 라놀린(면양의 털에서 추출한 기름), 스쿠알렌(상어의 간에서 추출한 기름), 카민(연지벌레에서 추출한 붉은 염료), 앰버그리스(향유고래의 장에서 배출되는 향료) 등 화장품에 흔히 사용되는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을 의미한다. 반면 Cruelty Free는 제작 과정에서 동물 실험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주로 Leaping Bunny Program 등에서 부착한 인증 마크가 붙어있는 제품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즉 엄밀한 의미에서 Cruelty Free 제품은 비건과는 구분되지만, 비건 뷰티라고 하면 비건이면서 동시에 Cruelty Free인 제품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비건 식품 못지 않게 비건 뷰티 역시 빠르게 성장 중인 영역으로, The Vegan Society 자료에 의하면 2018년 영국에서의 비건 뷰티 제품 판매량은 전년대비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또한 전체 조사 대상자 중 56%가 비건 제품만을 구매하거나, 제품을 구매할 때 cruelty-free 여부를 확인하는 등 구매에 있어 비거니즘을 중요한 기준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에 따라 전체 뷰티 제품 중 비건 뷰티 제품의 비중 역시 증가하는 중으로, Mintel의 GNPD(Global New Products Database)에 의하면 영국 지역에서 뷰티 제품 중 가장 비건 비중이 높은 카테고리인 헤어케어 제품 중 비건 제품의 비중은 2014년 6%에서 2018년 20%로 크게 증가하였다. 전세계적으로도 비건 뷰티 제품 런칭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2013년 7월부터 2018년 6월까지 5년 기간 동안 비건 제품 런칭 건수가 175%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비건 식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뷰티 영역에서의 비건 트렌드는 이미 대형 뷰티 사업자들 사이에서 상당히 확산되어 있는 상태로, 예를 들어 영국의 대표적인 뷰티 브랜드인 The Body Shop의 경우, 자사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100%가 동물을 도축함으로써 얻어지는 원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은 베지테리언 제품이며, 절반 이상이 꿀이나 밀랍, 양모에서 추출한 라놀린 등 도축을 필요로 하는 동물성 원료도 완전히 배제한 비건 제품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Lush 역시 동물성 원료 사용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대표적인 대형 뷰티 업체 중 하나로, "가능한 모든 경우에, 소비자가 경험하는 최종 결과가 변하지 않거나 향상되는 모든 경우에 동물성 원료를 제거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Lush의 경우 이미 제품의 80% 가량이 비건 제품이며, 최근 헤어케어 제품에서도 달걀 원료를 모두 제거했다고 발표하였다


100% 베지테리언 브랜드를 표방 중인 The Body Shop.



출처: The Body Shop 홈페이지 캡쳐


The Body Shop과 Lush 처럼 자연친화적인 이미지를 추구하는 브랜드 외에 다른 뷰티 브랜드들도 비건 트랜드에 속속 합류 중인데, 한국 강남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에도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럭셔리 뷰티 브랜드인 Hourglass Cosmetics의 경우, 2017년 럭셔리 뷰티 브랜드 중에서는 최초로 모든 제품을 비건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하였다. Hourglass Cosmetics의 목표는 2020년까지 100% 비건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현재 약 80% 가량의 제품을 비건으로 전환한 상태이다. 비건 전환까지는 아니더라도 cruelty-free를 선언하는 업체들의 수는 더욱 많이 확인되는데, 대표적으로 Dove, Axe, Dermalogica의 모기업인 Unilever와 미국의 대표적인 코스메틱 브랜드인 CoverGirl이 각각 2018년 10월과 11월에 자사 모든 뷰티 제품에서 동물 실험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한 상태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뷰티 브랜드들의 경우 처음부터 100% 비건 브랜드로 출발하거나, 100% 비건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더 흔하게 나타난다. 특히 베지테리언과 비건 비율이 높은 Gen-Z를 주요 오디언스로 삼는 인플루언서들이 뷰티 시장에 가지는 영향력이 커진 것 역시 이러한 트렌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6월 뷰티 유튜버 관련 칼럼에서 언급되었던 1,500만 팔로워의 대표 뷰티 유튜버인 Jeffree Star의 뷰티 브랜드 Jeffree Star Cosmetics 역시 100% 비건 브랜드로 운영되고 있는데, Forbes 등에 의하면 Jeffree Star Cosmetics의 연매출은 1,000억 달러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러 리얼리티 쇼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타투이스트이자 방송인 Kat Von D 역시 지난해 자신이 운영 중인 뷰티 브랜드 Kat Von D Beauty를 100% 비건 브랜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상태이다.



이 외에도 MAC의 chief chemist 겸 MD 출신에 의해 설립된 Cover FX나 호주의 유명 뷰티 브랜드인 Inika, 뷰티 블로거들과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상당한 인기를 보여주고 있는 저가 뷰티 브랜드 e.l.f, Cosmetics, 자연주의 화장품으로 유명한 Pacifica, 비건 화장품 브러시 전문 업체인 Eco Tools 등 100% 비건으로 운영되는 뷰티 브랜드들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브랜드들은 원래 Online-Only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비건 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오프라인 매장들도 비건 뷰티 라인업을 확대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Boots의 경우 e.l.f, bareMinerals, Isle of Paradise, Spectrum 등 기존 비건 뷰티 라인업에 Nude by Nature, BYBI, Skinny Tan 등 새로운 브랜드들을 대폭 추가하면서 "비건 뷰티 영역에서 막대한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고객들의 의견에 귀기울여 가장 최신의 혁신적인 제품들을 제공하는 것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비건 뷰티 브랜드만을 선별 판매하는 Boots의 Vegan beauty edit 섹션



출처: Boots 홈페이지


이처럼 비건 뷰티 시장이 커짐에 따라 푸드테크 영역에서 출발했던 스타트업들 중에서도 뷰티 영역으로 관심을 돌리는 스타트업이 나타나고 있는데, Geltor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2015년 설립된 Geltor는 미생물 발효를 통해 화장품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동물성 성분인 콜라겐 단백질을 생산하고자 하는 업체로, SOSV, IndieBio 등으로부터 누적 2,3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였다. Geltor가 개발하는 비동물성 콜라겐은 한천, 펙틴, 전분 등 주로 식품 영역에서 활용되는 기존 젤라틴 대체 물질들과는 달리 화장품에서 사용하기에 최적화되어있다는 점으로, Geltor의 첫 상용 비동물성 콜라겐 제품인 N-Collage은 2018년 화장품 업계의 오스카상이라고도 불리는 CEW Beauty Awards에서 올해의 혁신(Innovation of the Year)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2019년 3월에는 세계 최초의 비동물성 Type 21 콜라겐을 표방하는 HumaColl21을 공개했는데, Geltor에 따르면 Type 21은 주름개선이나 탄력 개선 등의 기능성 화장품에 활용될 수 있는 종류의 콜라겐이다. HumaColl21을 주요 성분으로 포함한 화장품으로는 한국 AHC의 Ageless Real Eye Cream for Face 제품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eltor의 비동물성 콜라겐 N-Collage



출처: Food Navigator


Geltor는 뷰티 제품에서 동물성 원료를 제거하고자 할 때 소, 생선, 양 등으로부터 추출되는 콜라겐이 유일하게 대체 불가능한 물질인 경우가 많음을 지적하면서 Geltor의 비동물성 콜라겐이 이들 기업에게 매우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Geltor는 또한 현재 화장품에 사용되는 콜라겐의 70% 이상이 돼지로부터 추출된다는 점에 주목하여 자사 비동물성 콜라겐을 활용함으로써 비건 뿐만 아나라 할랄(Halal, 이슬람교 율법으로 술, 돼지고기, 피 등의 섭취를 금함)과 코셔(Kosher, 유대교의 율법으로 할랄과 유사) 시장까지 겨냥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Geltor의 가장 큰 강점은 위에서 언급된 대체 육류 스타트업들이 동물성 성분을 단순 '대체'하려는 것과는 달리, 바이오 디자인을 통해 용도에 최적화된 콜라겐을 생산함으로써 기존의 "저급한" 동물성 콜라겐 기반의 제품보다 뛰어난 기능성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Geltor는 이와 관련해 자사 비동물성 콜라겐이 고객들에게 "깨끗하고 비건인 원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뿐 아니라 최대의 퍼포먼스를 내도록 최적화된 원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비건 트렌드와 함께 부상하는 스타트업들이 기존 시장을 부분 대체하는 것을 넘어서 더 큰 규모로 성장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사례로 주목해 봄 직하다.


 


마치며…


이처럼 북미와 유럽 중심으로 비거니즘이 차츰 메인스트림 트렌드로 떠오르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영화 옥자의 흥행, 반려동물 증가로 인한 동물권 인식 확대 등으로 인해 비거니즘 및 베지테리어니즘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올해 7월 한국채식연합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채식 인구는 총 인구의 2~3% 수준인 100만~150만명으로 10년 전인 2008년에 비해 10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비건 식품 시장을 공략하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는 중으로, 위에서 언급된 Beyond Meat를 국내에 수입한 동원F&B에 따르면, 아직 온라인에서만 판매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출시 1달 만에 1만팩 이상이 판매되는 등 시장 반응이 좋게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육류 섭취를 줄이려는 이유



출처: BBC


이와 관련해 한 가지 유의할 만한 점은 한국에서 비건 식품이 주로 다이어트 식품이나 건강 식품으로 소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물론 국내의 베지테리언 인구가 북미나 유럽에 비해 적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BBC 조사 결과 베지테리언이 아닌 일반 소비자가 육류 소비를 줄이고자 하는 동인 1위와 2위가 각각 건강과 체중 조절로 나타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절한 전략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본래 비거니즘의 근간이 되는 가치는 건강이나 다이어트라기보다는 동물복지와 환경이라는 점이다. 2007년부터 Vegan Beauty Review라는 사이트를 운영해 오고 있는 Sunny Subramanian이 NYT 인터뷰에서 "감자칩은 비건 식품이지만, 건강한 식품은 아니다"고 지적한데서 알 수 있듯 비건이 곧 건강식이나 다이어트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 Impossible Foods의 대체육류 패티 칼로리는 240 칼로리로 일반 소고기 패티와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때문에 점차 규모가 커지고 있는 비건 시장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웰빙이나 유기농, 클린 뷰티와 같은 기존 트렌드의 연장선상에서 비거니즘을 파악하기보다는 비거니즘의 본질에 대한 이해에 기반한 섬세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엄밀한 의미에서 비건은 아니지만, 비거니즘이 지향하는 가치를 공유하는 Cruelty Free나 동물복지 식품 분야에 주목하는 것 역시 아직 베지테리언의 수가 많지 않은 한국에서 비건 트렌드에 적절히 대응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실제 풀무원 식품의 경우, 올해 동물복지 달걀 매출을 전체 식용란 매출의 30%에 해당하는 300억 원 대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는데, 이 역시 상당히 유의미한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부디 국내에서도 비거니즘에 대한 적절한 이해가 확산되어 일반 육류보다 못한 비건 대체 식품의 ‘끔찍한 맛’에만 집중하여 비건 디너 파티를 희화화한 슈퍼볼 광고를 내보냈다가 인터넷 상에서 거센 비판에 직면한 현대자동차의 사례를 반복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칼럼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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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이란 육류와 어류뿐만 아니라 달걀과 유제품 등까지 포함하여 동물성 제품을 섭취하지 않는엄격한 채식주의자를 의미하는 말로, 좀 더 적극적인 의미에서는 식품뿐만 아니라 양모, 가죽, 오리털, 동물 실험을 거친 제품 등 동물성 제품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을 의미하기도 한다. 육류를 섭취하지 않되 어류와 달걀, 유제품은 섭취하는 비교적 느슨한 채식주의자인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o-vegetarian)을 포함해 비거니즘이 그다지 흔하지 않은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트렌드’라고 부르기엔 상당히 낯선 문화적 현상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북미의 경우 채식주의는 특히 소비에 있어 윤리적, 사회적 기준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밀레니얼들 사이에서 상당히 보편화되어 있는 상태이다. The Economist 기사에 따르면, 2015년 통계에서 미국 내 채식주의자 인구의 비율은 3.4%, 그 중 비건의 비율은 0.4%에 불과했으나, 최근 조사 결과에서는 미국 내 25~34세 인구 중 1/4이 스스로 채식주의자 혹은 비건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비거니즘 트렌드의 부상으로 인한 육류대체식품 시장의 부상은 로아데일리의 데일리 마켓 워치나 트렌드 분석 아티클 섹션을 통해서도 여러 차례 다뤄진 주제이다. 본 칼럼에서는 최근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육류대체식품 스타트업들의 행보를 좀 더 상세하게 짚어보고, 식품 이외 영역으로 시야를 넓혀 뷰티 영역에서 나타나는 비건 트렌드와 관련 스타트업들을 소개하면서 향후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건 시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플랙시테리언 공략을 통해 시장을 확대 중인 대체 육류 스타트업


최근 비건 트렌드와 관련하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스타트업은 단연 육류대체식품 스타트업인 Beyond Meat와 Impossible Foods이다. 이들 스타트업은 콩단백을 이용한 식물성 햄버거 패티를 생산하는 스타트업으로, 종전에 판매되던 일명 ‘콩고기 패티’들에 비해 진짜 쇠고기에 더 근접한 맛과 향, 외형의 패티를 제공하는 것이 강점이다. 특히 비트 즙을 이용해서 레어로 구운 쇠고기 패티의 븕은색 육즙까지 재현했다는 점이 이들 업체들이 내세우는 홍보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이 중 상대적으로 오퍼링이 다양한 Beyond Meat의 경우, 패티 형태의 Beyond Burger 뿐만 아니라 간고기 형태의 Beyond Beef와 소시지 형태의 Beyond Sausage, 타코나 볼로네제 소스 등에 사용하기 적합하도록 잘게 부서지는 형태의 Beyond Beef Crumbles도 판매 중이다.



올해 5월 상장에 나선 Beyond Meat는 상장 첫 날 주가가 163%나 급등한 것으로도 큰 주목을 끈 바 있다. 당시 주당 25 달러의 공모가로 출발했던 Beyond Meat 주식은 상장 첫날인 5월 2일 주당 46 달러에 거래를 시작했으며, 당일 최대 192%까지 상승했다가 최종적으로는 163% 상승한 가격인 주당 65.75로 장을 마쳤다. 이후에도 Beyond Meat의 주가는 상승을 거듭하여 7월 26일 최고가인 주당 234.9 달러까지 상승했다가, 예상치보다 큰 금액의 2분기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현재는 주당 153.97 달러(8월 20일 폐장 시점 기준)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공모가와 비교하면 6배 이상 높은 가격으로 거래 중인 상황이다.


Beyond Meat 주가 변화



출처: Google 캡쳐


특히 20일 JPMorgan이 Beyond Meat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neutral)에서 비중 확대(overweight)로 상향조정한 만큼 주가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시적 주가 하락 요인이었던 2분기 실적 역시 순손실이 940만 달러로 전년동기 740만 달러에 비해 확대된 것은 사실이나, 매출을 놓고 보면 전문가 예상치였던 5,270만 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6,725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87.2% 성장하였다. 이는 직전분기인 1분기의 전년동기대비 매출 성장률이었던 214.7%에 비해 더욱 증가한 수치로, 성장률 자체가 높을 뿐만 아니라 성장 속도 역시 가속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비상장사인 Impossible Foods의 경우 매출은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올해 5월 3억 달러의 투자를 추가로 유치하며 2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등 마찬가지로 착실하게 몸집을 불려 나가는 중이다.



이 두 스타트업들이 이토록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이들이 메인스트림 브랜드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비건이나 페스코 베지테리언들 뿐 아니라 평소 육류를 섭취하는 일반 소비자들까지 적극 공략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소위 플랙시테리언(flexitarian)이라고도 불리는 이러한 소비자들은 평소 육식을 하지만, 환경이나 동물권, 건강 등을 위해 한 달이나 한 주, 혹은 한 끼라도 채식을 함으로써 육류 소비를 줄이고자 하는 일종의 단기 채식주의자들을 일컫는다. 이러한 플랙시테리어니즘은 최근 SNS를 중심으로 상당히 인기를 끌고 있는 트렌드로, 신년을 맞아 첫 한 달 동안이라도 비거니즘을 실천해 보자는 내용의 캠페인인 Veganuary 캠페인에는 168,000명 이상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랙시테리언들의 존재는 Beyond Meat에서도 IPO를 앞두고 적극 강조한 부분으로, Beyond Meat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 Ethan Brown은 2018년 상반기에 Kroger에서 Beyond Burger 제품을 구매한 고객 중 93%가 같은 기간동안 동물성 제품을 구매한 이력이 있었음을 밝히면서 Beyond Meat가 비건 및 채식주의자 외의 일반 고객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Tesla를 구매하는데는 많은 비용이 필요하지만, Beyond Burger 버거를 구매함으로써 자신의 신념을 표현하는데는 단 6 달러면 충분하다”는 Brown의 발언은 Beyond Meat이 공략하는 바를 정확하게 보여준다. 완전히 채식주의자가 될 자신은 없지만, 육류 과잉소비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공장제 축산의 동물권 문제, 이산화탄소 배출 등의 환경 문제에는 관심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에게 일주일에 몇 끼라도 대체 육류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현재 연 130억 달러 정도 규모로 추산되는 미국 내 식물성 식품 시장을 최대 1.4조 규모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인 것이다.



광범위한 오프라인 매장 인프라를 갖춘 메인스트림 레스토랑 및 리테일러들과의 파트너십은 이들 제품에 대한 일반 소비자의 대한 접근성을 높임으로써 비건 소비자 이상으로 고객층을 넓힐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라 할 수 있다. Beyond Meat의 경우 Subway, TGI Fridays, Carl’s Jr,  Del Taco, Dunkin 등의 대형 체인들을 비롯하여 수많은 레스토랑 브렌드와 공급 파트너십을 체결하였는데, 이 중 비교적 최근 파트너십을 발표한 Subway의 경우 올해 9월부터 미국과 캐나다 지역 685개 매장에서 Beyond Meat 제품을 활용한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며, 올해 4월 처음 Beyond Taco를 런칭했던 Del Taco는 해당 제품의 성공에 힘입어 올해 6월 미국 전역 매장에서 Beyond 8 Layer Burrito와 Epic Beyond Cali Burrito 메뉴를 추가로 판매하기로 결정하였다.



Burger King, White Castle, Qdoba 등과 공급 파트너십을 체결한 Impossible Foods의 경우 특히 지금까지 언급된 업체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체인인 Burger King과 협력하여 출시한 Impossible Whopper가 눈길을 끈다. Burger King은 올해 4월 세인트루이스 지역 매장에서 Impossible Whopper를 시범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inMarket inSights 자료에 따르면, Impossible Whopper 출시 이후 4월 한 달 동안 타 지역 Burger King 매장의 트래픽은 평균 1.75% 감소한 반면, 세인트루이스 지역 매장의 트래픽은 평균 1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Burger King 역시 시범판매가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했는지 이달 8월부터 약 7,300개에 이르는 미국 전역 모든 매장으로 Impossible Whopper 판매를 확대한 상태이다. 이에 앞서 Impossible Foods는 전세계 17개 국 65개 시설을 두고 McDonald’s와 Burger King 등 거대 패스트푸드 체인에 패티를 공급해 온 OSI와 제조 파트너십을 맺으며 생산량 확대를 위한 준비에 나선 바 있다.


Burger King에서 판매 중인 Impossible Whopper



출처: The Verge


Beyond Meat 제품들의 경우 일반 슈퍼마켓에서도 판매되고 있는데, 현재 Beyond Meat과 유통 파트너십을 맺은 주요 리테일 체인 중에는 Kroger, Target, Whole Foods, Walmart 등도 포함되어 있다. 유의해 볼 만한 점은 Beyond Meat가 “육류 코너에서 구매하세요(Find it in the meat aisle)”라는 캐치프라이즈를 내걸고 자사 제품을 비건 식품 코너가 아닌 일반 육류 코너에 배치하고자 노력 중이라는 점이다. 이는 Beyond Meat가 소비자들에게 자사 제품을 어떻게 인식시키고자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부분으로 앞서 언급된 플랙시테리언 공략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Impossible Foods는 아직 파트너 레스토랑들을 통해서만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나, 올해 9월 일반 슈퍼마켓에서의 판매를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이를 위한 당국의 허가를 획득한 상황이다.


실제 미국 슈퍼마켓 육류코너에 진열된 Beyond Meat 제품의 모습



출처: Dutch News


이들 스타트업 외에도 세계 최대의 식품 업체인 Nestle가 2017년 9월 인수한 대체 육류 업체 Sweet Earth를 통해 올해 9월 또는 10월부터 콩단백 기반의 채식 패티인 Awesome Burger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발표하고, Unilever 역시 2018년 12월 유럽 대체 육류 업체인 The Vegetarian Butcher 인수를 발표하는 등 속속 대체 육류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있는 중이다. Beyond Meat의 주요 투자자 중 하나였던 육류가공 업체 Tyson Foods 역시 올해 4월 보유하고 있던 Beyond Meat 지분을 매각하고 자체적으로 콩단백 기반 대체 육류 제품을 개발 중인데, 이미 광범위한 유통망을 거느리고 있는 이들 업체들이 대체육류 시장에 합류할 경우, 대체육류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접근성은 지금보다 더욱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뷰티 시장에서도 비거니즘 트렌드가 확산 중


일반적으로 비건이라고 하면 식품과만 관련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외 소비재 영역, 특히 뷰티 시장에서도 비거니즘은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때 한 가지 유의할 점은 비건 제품과 Cruelty Free 제품의 차이인데, 비건 제품은 꿀, 밀랍, 젤라틴, 라놀린(면양의 털에서 추출한 기름), 스쿠알렌(상어의 간에서 추출한 기름), 카민(연지벌레에서 추출한 붉은 염료), 앰버그리스(향유고래의 장에서 배출되는 향료) 등 화장품에 흔히 사용되는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을 의미한다. 반면 Cruelty Free는 제작 과정에서 동물 실험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주로 Leaping Bunny Program 등에서 부착한 인증 마크가 붙어있는 제품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즉 엄밀한 의미에서 Cruelty Free 제품은 비건과는 구분되지만, 비건 뷰티라고 하면 비건이면서 동시에 Cruelty Free인 제품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비건 식품 못지 않게 비건 뷰티 역시 빠르게 성장 중인 영역으로, The Vegan Society 자료에 의하면 2018년 영국에서의 비건 뷰티 제품 판매량은 전년대비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또한 전체 조사 대상자 중 56%가 비건 제품만을 구매하거나, 제품을 구매할 때 cruelty-free 여부를 확인하는 등 구매에 있어 비거니즘을 중요한 기준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에 따라 전체 뷰티 제품 중 비건 뷰티 제품의 비중 역시 증가하는 중으로, Mintel의 GNPD(Global New Products Database)에 의하면 영국 지역에서 뷰티 제품 중 가장 비건 비중이 높은 카테고리인 헤어케어 제품 중 비건 제품의 비중은 2014년 6%에서 2018년 20%로 크게 증가하였다. 전세계적으로도 비건 뷰티 제품 런칭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2013년 7월부터 2018년 6월까지 5년 기간 동안 비건 제품 런칭 건수가 175%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비건 식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뷰티 영역에서의 비건 트렌드는 이미 대형 뷰티 사업자들 사이에서 상당히 확산되어 있는 상태로, 예를 들어 영국의 대표적인 뷰티 브랜드인 The Body Shop의 경우, 자사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100%가 동물을 도축함으로써 얻어지는 원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은 베지테리언 제품이며, 절반 이상이 꿀이나 밀랍, 양모에서 추출한 라놀린 등 도축을 필요로 하는 동물성 원료도 완전히 배제한 비건 제품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Lush 역시 동물성 원료 사용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대표적인 대형 뷰티 업체 중 하나로, "가능한 모든 경우에, 소비자가 경험하는 최종 결과가 변하지 않거나 향상되는 모든 경우에 동물성 원료를 제거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Lush의 경우 이미 제품의 80% 가량이 비건 제품이며, 최근 헤어케어 제품에서도 달걀 원료를 모두 제거했다고 발표하였다


100% 베지테리언 브랜드를 표방 중인 The Body Shop.



출처: The Body Shop 홈페이지 캡쳐


The Body Shop과 Lush 처럼 자연친화적인 이미지를 추구하는 브랜드 외에 다른 뷰티 브랜드들도 비건 트랜드에 속속 합류 중인데, 한국 강남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에도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럭셔리 뷰티 브랜드인 Hourglass Cosmetics의 경우, 2017년 럭셔리 뷰티 브랜드 중에서는 최초로 모든 제품을 비건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하였다. Hourglass Cosmetics의 목표는 2020년까지 100% 비건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현재 약 80% 가량의 제품을 비건으로 전환한 상태이다. 비건 전환까지는 아니더라도 cruelty-free를 선언하는 업체들의 수는 더욱 많이 확인되는데, 대표적으로 Dove, Axe, Dermalogica의 모기업인 Unilever와 미국의 대표적인 코스메틱 브랜드인 CoverGirl이 각각 2018년 10월과 11월에 자사 모든 뷰티 제품에서 동물 실험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한 상태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뷰티 브랜드들의 경우 처음부터 100% 비건 브랜드로 출발하거나, 100% 비건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더 흔하게 나타난다. 특히 베지테리언과 비건 비율이 높은 Gen-Z를 주요 오디언스로 삼는 인플루언서들이 뷰티 시장에 가지는 영향력이 커진 것 역시 이러한 트렌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6월 뷰티 유튜버 관련 칼럼에서 언급되었던 1,500만 팔로워의 대표 뷰티 유튜버인 Jeffree Star의 뷰티 브랜드 Jeffree Star Cosmetics 역시 100% 비건 브랜드로 운영되고 있는데, Forbes 등에 의하면 Jeffree Star Cosmetics의 연매출은 1,000억 달러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러 리얼리티 쇼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타투이스트이자 방송인 Kat Von D 역시 지난해 자신이 운영 중인 뷰티 브랜드 Kat Von D Beauty를 100% 비건 브랜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상태이다.



이 외에도 MAC의 chief chemist 겸 MD 출신에 의해 설립된 Cover FX나 호주의 유명 뷰티 브랜드인 Inika, 뷰티 블로거들과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상당한 인기를 보여주고 있는 저가 뷰티 브랜드 e.l.f, Cosmetics, 자연주의 화장품으로 유명한 Pacifica, 비건 화장품 브러시 전문 업체인 Eco Tools 등 100% 비건으로 운영되는 뷰티 브랜드들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브랜드들은 원래 Online-Only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비건 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오프라인 매장들도 비건 뷰티 라인업을 확대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Boots의 경우 e.l.f, bareMinerals, Isle of Paradise, Spectrum 등 기존 비건 뷰티 라인업에 Nude by Nature, BYBI, Skinny Tan 등 새로운 브랜드들을 대폭 추가하면서 "비건 뷰티 영역에서 막대한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고객들의 의견에 귀기울여 가장 최신의 혁신적인 제품들을 제공하는 것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비건 뷰티 브랜드만을 선별 판매하는 Boots의 Vegan beauty edit 섹션



출처: Boots 홈페이지


이처럼 비건 뷰티 시장이 커짐에 따라 푸드테크 영역에서 출발했던 스타트업들 중에서도 뷰티 영역으로 관심을 돌리는 스타트업이 나타나고 있는데, Geltor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2015년 설립된 Geltor는 미생물 발효를 통해 화장품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동물성 성분인 콜라겐 단백질을 생산하고자 하는 업체로, SOSV, IndieBio 등으로부터 누적 2,3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였다. Geltor가 개발하는 비동물성 콜라겐은 한천, 펙틴, 전분 등 주로 식품 영역에서 활용되는 기존 젤라틴 대체 물질들과는 달리 화장품에서 사용하기에 최적화되어있다는 점으로, Geltor의 첫 상용 비동물성 콜라겐 제품인 N-Collage은 2018년 화장품 업계의 오스카상이라고도 불리는 CEW Beauty Awards에서 올해의 혁신(Innovation of the Year)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2019년 3월에는 세계 최초의 비동물성 Type 21 콜라겐을 표방하는 HumaColl21을 공개했는데, Geltor에 따르면 Type 21은 주름개선이나 탄력 개선 등의 기능성 화장품에 활용될 수 있는 종류의 콜라겐이다. HumaColl21을 주요 성분으로 포함한 화장품으로는 한국 AHC의 Ageless Real Eye Cream for Face 제품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eltor의 비동물성 콜라겐 N-Collage



출처: Food Navigator


Geltor는 뷰티 제품에서 동물성 원료를 제거하고자 할 때 소, 생선, 양 등으로부터 추출되는 콜라겐이 유일하게 대체 불가능한 물질인 경우가 많음을 지적하면서 Geltor의 비동물성 콜라겐이 이들 기업에게 매우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Geltor는 또한 현재 화장품에 사용되는 콜라겐의 70% 이상이 돼지로부터 추출된다는 점에 주목하여 자사 비동물성 콜라겐을 활용함으로써 비건 뿐만 아나라 할랄(Halal, 이슬람교 율법으로 술, 돼지고기, 피 등의 섭취를 금함)과 코셔(Kosher, 유대교의 율법으로 할랄과 유사) 시장까지 겨냥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Geltor의 가장 큰 강점은 위에서 언급된 대체 육류 스타트업들이 동물성 성분을 단순 '대체'하려는 것과는 달리, 바이오 디자인을 통해 용도에 최적화된 콜라겐을 생산함으로써 기존의 "저급한" 동물성 콜라겐 기반의 제품보다 뛰어난 기능성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Geltor는 이와 관련해 자사 비동물성 콜라겐이 고객들에게 "깨끗하고 비건인 원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뿐 아니라 최대의 퍼포먼스를 내도록 최적화된 원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비건 트렌드와 함께 부상하는 스타트업들이 기존 시장을 부분 대체하는 것을 넘어서 더 큰 규모로 성장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사례로 주목해 봄 직하다.


 


마치며…


이처럼 북미와 유럽 중심으로 비거니즘이 차츰 메인스트림 트렌드로 떠오르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영화 옥자의 흥행, 반려동물 증가로 인한 동물권 인식 확대 등으로 인해 비거니즘 및 베지테리어니즘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올해 7월 한국채식연합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채식 인구는 총 인구의 2~3% 수준인 100만~150만명으로 10년 전인 2008년에 비해 10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비건 식품 시장을 공략하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는 중으로, 위에서 언급된 Beyond Meat를 국내에 수입한 동원F&B에 따르면, 아직 온라인에서만 판매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출시 1달 만에 1만팩 이상이 판매되는 등 시장 반응이 좋게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육류 섭취를 줄이려는 이유



출처: BBC


이와 관련해 한 가지 유의할 만한 점은 한국에서 비건 식품이 주로 다이어트 식품이나 건강 식품으로 소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물론 국내의 베지테리언 인구가 북미나 유럽에 비해 적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BBC 조사 결과 베지테리언이 아닌 일반 소비자가 육류 소비를 줄이고자 하는 동인 1위와 2위가 각각 건강과 체중 조절로 나타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절한 전략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본래 비거니즘의 근간이 되는 가치는 건강이나 다이어트라기보다는 동물복지와 환경이라는 점이다. 2007년부터 Vegan Beauty Review라는 사이트를 운영해 오고 있는 Sunny Subramanian이 NYT 인터뷰에서 "감자칩은 비건 식품이지만, 건강한 식품은 아니다"고 지적한데서 알 수 있듯 비건이 곧 건강식이나 다이어트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 Impossible Foods의 대체육류 패티 칼로리는 240 칼로리로 일반 소고기 패티와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때문에 점차 규모가 커지고 있는 비건 시장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웰빙이나 유기농, 클린 뷰티와 같은 기존 트렌드의 연장선상에서 비거니즘을 파악하기보다는 비거니즘의 본질에 대한 이해에 기반한 섬세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엄밀한 의미에서 비건은 아니지만, 비거니즘이 지향하는 가치를 공유하는 Cruelty Free나 동물복지 식품 분야에 주목하는 것 역시 아직 베지테리언의 수가 많지 않은 한국에서 비건 트렌드에 적절히 대응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실제 풀무원 식품의 경우, 올해 동물복지 달걀 매출을 전체 식용란 매출의 30%에 해당하는 300억 원 대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는데, 이 역시 상당히 유의미한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부디 국내에서도 비거니즘에 대한 적절한 이해가 확산되어 일반 육류보다 못한 비건 대체 식품의 ‘끔찍한 맛’에만 집중하여 비건 디너 파티를 희화화한 슈퍼볼 광고를 내보냈다가 인터넷 상에서 거센 비판에 직면한 현대자동차의 사례를 반복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칼럼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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