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형 에너지 자원(DER) 시장을 장악하려는 Tesla의 '큰그림'

어제 로아리포트를 통해 최근 텍사스 주로 거처를 옮긴 Elon Musk의 Tesla가 텍사스 지역에 유틸리티급 배터리 시설을 건설 중이라는 소식을 전해드렸었는데요. Tesla가 무명의 자회사인 Gambit Energy Storage LLC를 통해서 텍사스 Angleton 지역에 비밀리에 100 메가와트 규모 에너지 저장 시설을 건설 중이라는 소식이었습니다.

이를 보도한 Bloomberg에 의하면, Tesla가 건설중인 배터리의 규모는 더운 여름날을 기준으로 약 20,000 세대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하는데요. 해당 소식은 최근 텍사스가 기상이변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한파로 장기간 정전을 겪은 직후에 알려졌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습니다.


Tesla가 텍사스에 건설중인 배터리 시설 건설 현장

출처: Bloomberg


Musk는 당시 텍사스의 전력 수급을 담당하는 ERCOT(Electric Reliability Council of Texas)을 두고 "ERCOT는 R(Reliability)를 이름에 쓸 가치가 없다(ERCOT is not earning that R)"며 전력망의 불안정성을 꼬집은 바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Ars Technica는 Tesla와 SpaceX 모두 텍사스에서 막대한 규모의 시설을 운영 중임을 언급하며 Elon이 "텍사스 전력망의 품질에 대해 걱정할 만한 이유를 굉장히 많이 가지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Bloobmerg 역시 최근 텍사스가 Elon의 "우주의 중심(center of his universe)"이 되어가고 있는 듯 하다며 Tesla가 이 지역에서 연내로 첫 차량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Gigafactory를 건설중일 뿐 아니라, SpaceX 역시 텍사스 Boca Chica 지역과 McGregor 지역에 각각 Starship 개발 및 테스트를 위한 시설과 신규 로켓 테스트용 시설을 운영 중이라고 언급했습니다.


Tesla의 숨겨진 성장엔진, Tesla Energy


그러나 이같은 점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Tesla는 오래 전부터 주택전력(residential energy) 영역에 깊은 관심을 보여 왔습니다. 2015년 3월 에너지 및 유틸리티 영역 임원들을 모아놓고 개최한 이벤트에서 Powerwall이라는 이름의 홈 배터리 제품을 공개한 이후, 이듬해 Musk가 설립한 솔라패널 업채 SolarCity를 인수한 Tesla는 이후 수 차례에 거쳐 태양광 지붕 제품들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비단 홈 에너지 제품 뿐 아니라, Megapack보다도 용량이 큰 Powerpack 등 유틸리티 고객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된 제품도 다수 제공해 온 Tesla는 2017년 호주 South Australia 지역에서 100 메가와트 규모의 대형 배터리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풍력발전소 인근에 건설되어 발전량이 많은 밤의 초과공급량을 저장해 뒀다가 수요가 많은 낮시간대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용도의 이 배터리는 건설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배터리 프로젝트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Tesla Big Battery

출처: Tesla 소개영상 캡쳐 


이같은 Tesla의 에너지 비즈니스는 전기차 비즈니스에 가려져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Musk를 비롯한 임원진은 꾸준히 에너지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강조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2020년 6월 이루어진 실적발표에서 Musk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Tesla Energy가 Tesla Automotive과 대략적으로 비슷한 규모가 될 것"이라며, "전체 규모로 봤을 때 에너지 비즈니스가 자동차 비즈니스보다 큰 사업"이라고 밝힌 바 있었습니다.

Piper Sandler의 애널리스트 Alexander Potter 역시 2030년대에는 Tesla Energy가 Tesla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의 약 6% 수준에서 약 30% 수준까지 증가하게 되리라는 전망을 밝혔는데요. 그는 특히 Tesla가 유틸리티용으로 제작한 소프트웨어 플랫폼 Autobidder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Autobidder는 유티리티 고객들이 자동으로 배터리 자산을 수익화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으로, 지난해 5월 처음 공식적으로 존재가 알려졌습니다.


Tesla 전략의 키포인트, Autobidder 플랫폼 


Tesla는 홈페이지를 통해 Autobidder를 "독립적인 전력 생산자와 유틸리티, 캐피탈 파트너들이 자동적으로(autonomously) 배터리 자산을 수익화 할 수 있도록"하는 "실시간 트레이딩 및 제어 플랫폼"으로 소개하고 있는데요. "가치기반 자산 매니지먼트와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통해 소유자와 운영자들이 자신들의 비즈니스 목표와 리스크 선호도에 따라 매출을 최대화 할 수 있는 최적의 운영 전략을 설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설명입니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Autobidder는 머신러닝을 활용한 거래가능 에너지(transactive energy, 지역적으로 분산된 에너지원들을 조정해 소비자 간의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춰주는 에너지 모델) 플랫폼으로, 가격 및 전력부하, 생산량 등을 예지분석하고 시장 및 규제 당국과의 인터랙션을 자동화함으로써 전력망의 유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Tesla는 South Australia 지역의 Hornsdale Power Reserve(HPR), 속칭 "Tesla Big Battery"를 운영하는 프랑스 신재생 에너지 업체 Neoen이 수년간 Autobidder를 운영에 활용해 왔으며, 이를 통해 시스템 비용을 감축하고 전반적인 에너지 가격을 끌어내리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는데요. 리서치 기관 Guidehouse Insights는 이에 이같은 HPR의 유연성의 결과로 호주 소비자들이 운영 첫해 절감한 비용이 약 5,000만 호주 달러(약 3,400만 달러)에 달한다고 추정했습니다.


Tesla Autobidder 플랫폼 

출처:  Tesla


Guidehouse Insights는 분산형 에너지 자원(DER, Distributed energy resource)의 활용이 확대될수록 전력망의 유연성 확보에 있어 이같은 거래가능 에너지 플랫폼들의 역할이 중요해 질 것이라면서, 특히 EV부터 유틸리티급 배터리까지 각종 분산형 에너지 자원 제품을 판매하는 Tesla의 경우, 현재 유틸리티급 배터리 시설에 적용되고 있는 Autobidder를 자사의 가정용 Powerpack이나 EV 배터리 등에도 확대 적용함으로써 이들을 전력망의 일부로 통합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실제 Electrek은 Autobidder가 공개되었던 당시, Tesla가 호주의 HPR 뿐 아니라 에너지 업체 Green Mountain Power과 함께 Vermont에 구축하고 있는 Powerwall에도 Autobidder를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아울러 Tesla가 같은달인 4월 영국의 가스전력시장국(Ofgem)에도 영국 내 전력 공급자가 되기 위한 신청을 제출한 상태로 허가를 취득할 경우 이를 영국에서 Autobidder을 제공하는데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도 보도했습니다.


기후 우려를 발판 삼아 성장 모멘텀 마련하는 Tesla Energy


이처럼 Tesla는 Tesla Energy 비즈니스 확대를 위한 발판을 착착 쌓아올리는 중으로, 글로벌 에너지 전문 컨설턴시 Wood MacKenzie의 스토리지 부문 총책임자 Daniel Finn-Foley는 "성장률 측면에서 보면 Tesla의 에너지 스토리지 비즈니스는 자동차 비즈니스보다 더 빠르게 성장중으로 앞으로 더욱 가속화 될 일만 남았다"며 Tesla가 이미 이 시장에서 "굉장히 존중받는(absolutely respected) 플레이어이며 가격경쟁을 매우 공격적으로 하는 중"이라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이번 텍사스 지역 배터리 시설 건설 역시 이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최근의 텍사스 지역 대규모 정전은 Tesla에 있어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석유 및 가스가 풍부한 텍사스는 그동안 미국 전력의 중심지 역할을 해 왔으나, 이번 정전으로 인해 대형 화력발전소에 의존하는 기존의 전력 시스템이 얼마나 취약한지가 드러났다는 평가인데요. 보다 탄력성 있는 분산형 전력망 구축을 위한 대안으로 분산형 에너지 자원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Tesla가 이를 또다른 성장 모멘텀으로 삼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참조 자료 출처: Bloomberg, ForbesElect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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