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1,000억 달러를 바라보는 Coinbase, "암호화폐계의 Google" vs "터무니없는 거품"

Coinbase가 Nasdaq 직상장 첫날 종전 기업가치의 10배가 넘는 857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2012년 Facebook이나 지난해 말 Airbnb의 상장 첫날 기업가치와 비견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일각에서는 프라이빗 시장에서의 거래가를 기반으로 기업가치가 1,000억 달러까지도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는데, 실제 이날 장중 주가가 최대 429 달러까지 상승하며 일시적으로 기업가치가 1,000억 달러에 도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같은 Coinbase의 성공적인 상장을 암호화폐가 메인스트림으로 부상하기 위한 분수령으로 평가하고 있는데요. NYT의 경우, "Coinbase 상장은 암호화폐 커밍아웃 파티(Coinbase’s Public Listing Is a Cryptocurrency Coming-Out Party)"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리스크가 높은 암호화폐에 직접 투자하길 꺼려온 전통적 투자자들까지 Coinbase를 통해 간접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투자하기 시작하며 Coinbase가 암호화폐 시장 자체의 지속력(staying power)에 대한 일종의 증명으로 작용하게 되었다고 평가했습니다. 



Coinbase 상장은 암호화폐 메인스트림 부상의 분수령 


Coinbase의 높은 기업가치가,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시장의 시각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리라는 건 많은 전문가들이 공유하고 있는 의견으로, Coinbase의 투자자이기도 한 Tusk Venture Partners의 투자자 Bradley Tusk는 "암호화폐가 과연 '진짜'인가"(Is crypto a real thing?)에 대한 답변을 제공한다면서, "이러한 규모의 IPO가 가능한 산업이라면 의심의 여지 없이 '진짜'이며, 시장이 이를 입증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14일 직상장을 통해 857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Coinbase

출처: Coinbase


초기부터 비트코인 시장을 추적하해 온 D.A. Davidson의 애널리스트 Gil Luria 역시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암호화폐를 지엽적인 것(sideshow)로 간주"하고 있으나, "오로지 암호화폐를 사고파는 것 만으로 1,000억 달러 시가총액을 인정받은 기업이 탄생하는 순간 모든 사람들이 암호화폐가 진짜임을 깨닫게 될 것"(Once you have a $100-billion-market-cap company that all they do is buy and sell crypto, it’s going to be the epiphany for everyone that this is real.)이라고 평가했습니다. 


Coinbase의 투자사인 DFJ Growth Fund의 매니징 디렉터이자 AOL Time Warner의 전직 회장인 Barry Schuler는 "Coinbase의 증시 대뷔는 1990년대의 Netscape와 같이 산업을 정의하는(sector-defining) 기업들의 상장을 유사하게 느껴진다"며 Coinbase의 상장이 "Coinbase와 암호화폐 모두에게 있어 이른 초창기 시절로부터의 졸업"에 해당한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Netscape의 Nasdaq 상장이 웹 브라우저 기반 산업의 폭발적 성장을 예고하는 신호였던 것처럼, Coinbase의 상장 역시 암호화폐에 있어 유사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는 견해입니다. 


Coinbase의 초기투자자이자 Airbnb, Facebook, Google 등의 투자자로 잘 알려져있는 Ron Conway의 경우, 암호화폐 경제가 앞으로 "수 조 달러 규모 기회(next multitrillion-dollar opportunity)"를 가져다 줄 것이라면서 "Coinbase가 이같은 기회를 소비자들에게 열어줄 암호화폐 경제의 Google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밝혔는데, 이 역시 Coinbase의 상장을 앞으로 있을 암호화폐 산업 급성장의 시발점으로 간주한 취지의 발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암호화폐의 가격 등락과 당국 규제는 여전히 리스크 


이같은 평가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Coinbase와 암호화폐 산업 자체 간의 긴밀한 연관관계를 전제하고 있는데요. Coinbase의 또다른 초기 투자자인 Elad Gil의 경우 "Coinbase는 암호화폐에 대한 훌륭한 인덱스"라며 어떤 측면에서 Coinbase 주식을 산다는 것은 암호화폐 자체에 베팅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실제로도 암호화폐 거래 수수료를 주 매출로 하는 Coinbase의 매출은 암호화폐 가격과 긴밀하게 연동되어 있어,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올해 Coinbase의 매출과 순이익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문제는 이는 역으로 암호화폐 시장의 불안정성이 곧 Coinbase 주가의 불안정성을 의미하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WSJ의 경우,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한 2019년 Coinbase 역시 3,100억 달러의 손실을 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Coinbase의 운명이 비트코인의 급격한 등락과 정교하게 얽혀있음을 지적했는데요. Coinbase의 주가가 앞으로 "롤러코스터와 같을 것"이라는 Wedbush Securities의 애널리스트 Daniel Ives의 견해를 인용하며, 상장 첫 날 장중에 보인 큰 폭의 주가 등락이 Coinbase의 향후 주가 변동을 암시하여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고 적기도 했습니다. 


Coinbase의 거래 첫날 주가 변동 추이

출처: Yahoo Finance


Coinbase의 높은 기업가치에 블록체인이 향후 현금을 대체할 결제 수단으로 부상하리라는 암호화폐 지지자들의 희망적 기대가 반영된 것과 달리, 규제기관에서 여전히 암호화폐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는 점 역시 리스크 요인입니다. 실제 연방준비제도 의장인 Jerome Powell은 14일 인터뷰를 통해 암호화폐를 화폐보다는 "암호자산(crypto-assets)에 가깝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암호화폐가 "실제로는 투기의 수단(They’re really vehicles for speculation)"일 뿐, 결제에 사용되고 있지는 않다고 못박았습니다. 


Powell 의장은 암호화폐를 금에 비유하며, 수천년간 사람들이 금에 산업적인 것과는 무관하게 특별한 가치를 부여해 온 것처럼 암호화폐의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것도 이와 유사하게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전 의장이자 현 재무부 장관인 Janet Yellen 역시 CNBC 인터뷰를 통해 암호화폐가 "매우 투기적인 자산(highly speculative asset)"이라면서 아직 "거래 매커니즘으로써는 널리 사용되지 않고"있으며 "매우 비효율적인 거래수단"이라고 결제에 있어 암호화폐의 사용 가능성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일각에서는 기업가치 과대평가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는 중 


한편, 암호화폐와 Coinbase의 가능성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기업가치는 매출 규모 대비 지나치게 과대평가된 것이라는 지적 역시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투자리서치 기관 New Constructs의 CEO인 David Trainer의 경우, Coinbase가 "아마도 좋은 기업일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현재 가격은 적정 수준을 크게 벗어난 것(not a good stock at anywhere near the current levels)"이라면서 현재 가격은 "비즈니스의 기반이 되는 이코노믹스나 기본적인 경쟁의 원칙과는 무관한 투자자의 센티먼트가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하였습니다. 


Coinbase 매출

출처: SEC


David Trainer, Kyle Guske II, Matt Shuler 등의 투자자들은 Market Watch의 Opinion 기고글을 통해 Coinbase가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1,000억 달러가 "수학적으로 계산해 봤을 때, 터무니없는(ridiculous) 기업가치"라면서 지난 1년간 Coinbase의 매출이 급증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Coinbase가 1,000억 달러라는 터무니없이 높은 기업가치에 상응하는 수준의 이윤을 창출할 가능성은 매우 적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 Coinbase의 매출 구조를 상세히 언급하며 강도높게 비판하였습니다. 


이들은 미국인 중 66%는 암호화폐에 관심이 없으며, 18%는 아예 암호화폐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다는 CivicScience의 서베이 결과를 인용하며 실제 암호화폐는 아직 메인스트림 적용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하는데요. 이는 Coinbase의 상장을 암호화폐 메인스트림화의 분수령으로 보는 투자자들의 견해와 달리 암호화폐가 여전히 매우 초창기에 있다는 의미로, 이들은 향후 시장이 성숙할수록 Coinbase의 거래 마진 역시 급격하게(precipitously) 감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2020년 기준 Coinbase의 건당 수수료 비율은 거래량의 0.57%로, Coinbase는 이같은 거래 수수료를 통해 2020년 전체 매출의 86%를 창출했는데요. 이들 투자자들은 암호화폐 거래량이 증가하며 시장이 성숙하게 되면 Gemini, Bitstamp, Kraken, Binance 등의 경쟁자들이 그보다 더 낮은 수수료나 제로 수수료 정책을 내세우며 Coinbase의 마진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 전망합니다. 실제 주식 거래 시장의 경우, 거래소들이 2019년 말 앞다투어 수수료 제로 경쟁에 나서며 거래소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바 있었는데, Coinbase 역시 향후 유사한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해당 기고글의 분석에 의하면, 1,000억 달러라는 기업가치가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Coinbase가 세후 영업이익 기준으로 25%의 마진율을 유지하는 한편, 향후 7년간 매년 50%의 매출 성장률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렇게 될 경우 Coinbase는 2027년 매출은 213억 달러로 Nasdaq과 Intercontinental Exchange의 2020년 합계 매출의 1.5배에 달합니다. 이같은 시나리오 역시 Coinbase가 업계 1위 거래소를 수성하는 한편, 거래 수수료를 현행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전제 하에 작성된 것으로, 현실적으로 봤을 때 이는 실현 가능성이 매우 적거나 아예 없다는 것이 해당 분석의 결론입니다. 



미래의 인터넷 vs 과대평가된 투기자산...암호화폐 전망 따라 향방도 판가름 


물론 주식시장을 통해 투자받음 금액을 모두 회수하기 위해서는 현재 순이익을 기준으로 1,600년이 소요된다고 분석되었음에도 여전히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Tesla의 경우도 있는 만큼, 암호화폐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Coinbase의 기업가치를 무조건 거품이라고만 보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결국 암호화폐가 투기수단을 넘어 정말 결제 수단으로 널리 적용될 수 있는가가 될 텐데요. NYT가 인용한 투자자 Bradley Tusk의 말 마따나, "여전히 "많은 것이 불확실(very much up in the air)"한 상황이지만, PayPal 등의 결제 플랫폼에서의 암호화폐 활용이나 Facebook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Diem 등, 암호화폐를 메인스트림화하기 위한 빅플레이어들의 움직임 역시 속속 나타나고 있는 만큼 Coinbase의 향방을 점치기 위해서는 앞으로 관련 동향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참조 자료 출처: NYT, WSJMarket Watch, CNBC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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