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파산 안 하기", 스타링크의 미래에 대한 스페이스X의 해답은?

스페이스X(SpaceX)의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MWC 2021에서 스타링크(Starlink) 인터넷 서비스를  올해 8월 북극과 남극을 제외한 전세계 어디서든 이용 가능하도록 확대한 뒤, 내년까지 유저수 50만 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했습니다. 현재 오픈베타를 진행 중인 스타링크의 유저수는 6만 9,420명으로, 이것조차 머스크가 직접 "전략적으로 중요한(strategically significant)" 마일스톤이라고 밝혔음을 고려하면 상당히 과감한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결을 위한 터미널 디바이스가 499 달러, 월 이용료 99 달러라는 높은 가격과 지상 5G 네트워크에 상당히 뒤떨어지는 통신 품질까지 감안하면 더욱 과감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는 스페이스X 역시 인정하는 부분으로, 지난해 10월 전송된 참가자 모집 이메일을 통해 공개된 스타링크 오픈베타 테스트의 명칭은 무려 '없는 것보단 낫다(Better Than Nothing Beta)'였습니다. 초기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기 위해 이같이 이름을 지었다고 밝힌 스페이스X는 속도와 레이턴시 모두 각각 50~150Mbps, 20~40ms 사이로 지역과 시점에 따라 상당한 격차가 있을 것이며 때때로 단기간 동안 커넥티비티가 중단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럼에도 스페이스X는 네트워크 구축이 완료되어 상용화가 이루어지고 나면 스타링크가 연 300 달러의 매출을 창출할 것이라는 낙관적 견해를 유지하고 있는 중으로, 일각에서는 스타링크가 향후 통신사들을 대체하리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일단 스타링크가 어디까지나 5G와 브로드밴드의 보완재로, 이들이 커버하지 못하는 3~5%의 외진 지역에 커넥티비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다소 겸손한 입장을 밝혔으나, 스타링크에 대한 기대는 갈수록 높아지는 양상인데요. 이번 아티클에서는 스타링크에 이토록 주목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스타링크의 경쟁력을 집중적으로 파헤쳐보고자 합니다. 



지상 인터넷과 대등한 속도·레이턴시 제공하는 저궤도 위성 인터넷 


스페이스X나 원웹(OneWeb) 등, 최근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위성인터넷 사업자들은 정지궤도(3만 5,786km, 지구 자전속도와 동일한 속도로 이동해 지구상에서 정지된 것처럼 관측되는 위성) 상의 통신 위성을 사용하는 기존 위성인터넷 사업자들과 달리, 지상과 가까운 저궤도(250~2,000km) 상의 통신 위성을 사용합니다. 이는 저궤도 위성 인터넷의 경우 신호가 이동해야 하는 거리가 기존 위성인터넷에 비해 현저하게 짧다는 의미로, 이때문에 레이턴시가 짧고 전송속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위성의 궤도 

출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실제 스페이스X가 오픈베타 런칭 전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제출한 스타링크 인터넷의 다운로드 속도는 102~103Mbps, 레이턴시는 18~19ms 수준으로 지상인터넷 서비스와 비등한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CNBC가 4월 오픈베타 참여자 5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테스트 결과 역시 스페이스X가 오픈베타 런칭 당시 약속한 바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CNBC에 따르면 다운로드 속도가 60~ 150 Mbps 사이로 나타났으며, 일부 유저들은 200Mbps에 가까운 최대 다운로드 속도를 경험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레이턴시 역시 약 30ms 수준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20ms 초반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넷 속도 측정 사이트 스피드테스트(Speedtest)를 운영하는 우클라(Ookla)의 경우, 스타링크의 미국 내 평균 다운로드 속도가 40.36~93.09Mbps, 평균 레이턴시는 31~88ms으로 자체 제시한 범위를 벗어난다고 지적했으나, 스타링크가 브로드밴드 서비스의 속도 및 레이턴시에 대한 FCC의 최저기준(다운로드 25Mbps/업로드 3Mbps 레이턴시 100ms 이하)을 기존 유선 사업자보다도 잘 충족시키고 있음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우클라에 의하면 스타링크의 FCC 최저조건 충족률은 86.7%로 유선 브로드밴드 사업자들의 83.2% 보다 높았습니다. 



문제는 막대한 네트워크 구축 비용, "목표는 파산 안 하기"


이처럼 지상 인터넷 서비스와 비등한 수준의 속도와 레이턴시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단점도 존재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높은 고도에 위치한 정지궤도 위성에 비해 저궤도 위성의 경우 위성 당 커버리지가 현저히 적다는 것으로, 이 때문에 저궤도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위해선 막대한 수의 위성이 필요합니다. 실제 당초 FCC로부터 12,000대의 위성을 발사하기 위한 허가를 취득했던 스페이스X는 2019년 10월 30,000대의 위성을 추가로 발사하기 위한 서류를 제출한 상태인데요. 계획대로라면 스페이스X가 쏘아올릴 위성의 수는 총합 42,000대에 이르며, 이는 인류가 지금까지 발사한 모든 위성을 합한 것의 다섯 배에 해당합니다.  


스타링크 발사 생중계 

출처: 스페이스X


이는 위성 네트워크 구축에 천문학적인 금액의 비용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머스크는 스페이스X의 현금흐름이 흑자로 전환하기까지 50억~100억 달러 가량이 추가로 투자되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해당 시점에 도달한 이후에도 경쟁자들과 대등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추가 투자가 필요할 것임을 감안했을 때, 장기적으로 스타링크에 대한 추가 투자 규모는 200~300억 달러 수준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게 머스크의 견해입니다 .


이같은 높은 비용으로 인해 1990년대 저궤도 위성인터넷을 제공하고자 했던 시도들은 모두 실패하거나 파산한 바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1994년 텔리데식(Teledesic) 프로젝트를 통해 저궤도 위성 840개를 발사해 100Mbps 급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막대한 비용과 기대이하의 품질로 인해 점진적으로 계획을 축소한 뒤, 2002년 계획을 공식 철회한 바 있습니다. 1998년 저궤도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출시했던 이리듐(Iridium)의 경우 비용 문제로 파산한 뒤, 현재는 D2C 모델을 버리고 미국 국방부 등 국방 영역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머스크가 MWC 2021에서 이들 실폐사례를 언급하며 "우리의 목표는 파산하지 않는 것(Our goal is not to go bankrupt)"이라고 밝힌 것 역시 이때문으로, 동시대 사업자이자 주요 라이벌로 꼽히는 원웹(OneWeb) 역시 퀄컴(Qualcomm) 등으로부터 30억 달러의 누적 투자를 유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금난으로 인해 지난해 3월 파산신청을 했음을 고려하면 매우 중요한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웹의 경우, 지난해 7월 영국 정부가 통신사 바티 글로벌(Bharti Global)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지분 45%를 인수(영국 정부 지분 20%)하며 구사일생으로 회생한 상태입니다. 



비용절감의 비결, 발사체 재사용과 소형 위성 '합승' 


이같은 구축 비용과 관련해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스페이스X의 또다른 비즈니스인 발사체 개발입니다.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 위성 발사에 사용하는 팰콘9은 기존 발사체들이 한번 발사 후 폐기되는 것과는 달리, 제조 비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1단 추진체와 상단 덮개인 페이로드 페어링(Payload fairing)을 회수하여 재사용합니다. 올해 5월 스타링크 위성 발사에 사용된 팰컨9 B5 B1051의 경우, 해당 발사가 10번째 발사로, 1단 추진체를 9번 회수해 재사용하는 사상초유의 기록을 세운 바 있습니다.


팰컨9의 1단 추진체 및 페이로드 페어링 회수 방법

출처: 스페이스X


이같은 재사용으로 인한 비용절감은 상당한 수준으로, 2018년 머스크가 밝힌 바에 의하면, 1단 추진체가 전체 팰콘9 발사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 2단 로켓과 페이로드 페어링이 각각 20%와 10%를 차지하며 런칭 자체에 필요한 비용이 10%를 차지합니다. 이는 스페이스X가 발사비용의 70%를 차지하는 구성품들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로, CNBC는 재사용하지 않을 시 1단 추진체와 페이로드 페어링으로 인해 발생되는 비용이 각각 3,700만 달러와 600만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머스크는 2020년에 출연한 팟캐스트에서 이같은 방식으로 팰컨9의 한계비용(생산물 한 단위를 추가로 생산할 때 필요한 총비용의 증가분)을 최저 1,500만 달러까지 낮출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스페이스X의 디렉터 크리스토퍼 코루리스(Christopher Couluris) 역시 지난해 4월 CNBC 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재사용을 통해 발사비용을 회당 발사비용을 2,800만 달러 수준까지 낮췄다고 밝혔습니다. 즉, 스페이스X가 팰컨9을 이용해 자사 스타링크 위성을 발사할 때 실제 소요되는 비용은 스페이스X가 외부 업체들에 청구하는 발사비용 6,200만 달러(새 로켓 기준, 재사용 로켓 사용 시 할인 적용)보다도 훨씬 저렴한 셈입니다. 


올해 1월 런칭한 소형위성 합승 프로그램(SmallSat Rideshare Program) 역시 비용절감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종전까지 소형위성들은 중대형위성 발사 시에 남는 공간을 통해 이루어 졌기 때문에 중대형 위성의 발사 스케쥴에 맞춰야 하는데다, 그나마 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었는데요. 소형위성 합승 프로그램은 스페이스X가 정기적으로 스타링크 위성 60대씩을 실은 팰콘9을 발사한다는 점을 이용해, 업체들이 마치 여객편을 예약하듯 팰컨9의 남는 자리를 예약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같은 문제를 해결합니다. 


스페이스X의 소형위성 합승 프로그램

출처: 스페이스X


스페이스X는 이미 올해 1월 이루어진 첫 합승 미션에서는 총 143개의 위성을 동시발사하는데 성공한 상태로, 6월 30일 이루어진 두 번째 미션에서는 총 88개의 위성을 쏘아올려 성공적으로 배치했습니다. 소형위성 합승 프로그램의 발사 요금은 200kg 기준 100만 달러(초과분 1kg 당 5,000달러)부터로, 저궤도 기준 최대 페이로드(적재화물) 22,800kg인 팰컨9에 227kg인 스타링크 위성 60개를 실어도 약 9,000kg의 여유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스페이스X는 소형위성 합승 프로그램을 통해 발사비용의 상당 부분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세계 위성 중 35%를 소유", 테슬라의 '테크노킹'은 우주의 왕이 될 수 있을까?


이처럼 스탈링크가 제공하려는 저궤도 위성인터넷이 막대한 구축비용을 필요로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스페이스X의 경우, 발사체 재사용과 소형위성 합승 서비스 등, 위성 발사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만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스페이스X의 경쟁력은 상당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42,000대의 위성을 통해 전세계에 1Gbps 인터넷을 공급한다는 스페이스X의 목표를 고려했을 때, 머스크가 투자 비용으로 제시한 200~300억 달러는 오히려 매우 저렴한 수준이라고까지 평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미 종전의 그 어떤 위성인터넷 사업자도 구축하지 못한 수준의 위성군을 구축한 상태라는 점 역시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으로, 스페이스X와 경쟁 중인 우주기업 아리안 스페이스의 CEO 스테판 이스라엘(Stephane Israel)는 지난달 인터뷰를 통해 1957년 이후 궤도에 올려진 위성의 수가 약 9,000개인데, "스페이스X가 배치한 스타링크 위성의 수가 이미 1,677개라는 것은 오늘날 운행 중인 모든 위성의 35%를 한 남성, 즉 일론 머스크가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강한 위기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물론, 저궤도에 지나치게 많은 수의 위성이 밀집함으로써 발생하는 위성간 충돌과 우주 쓰레기 문제 등, 아직까지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도 많은 상태로, 이와 관련해서는 올해 초 스타링크 위성이 원웹 위성과 불과 58m 차이로 빗겨가며 일명 '우주 교통사고'에 대한 우려가 퍼지기도 했습니다. 이때문에 프로젝트 카이퍼(Project Kuiper)를 통해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는 아마존을 비롯해 경쟁사들이 꾸준히 FCC에 스타링크에 추가 발사를 허가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어, 규제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재사용을 통한 비용절감, 빠른 실행력, 계속해서 발전 중인 발사체 기술 등 성공을 기대할 만한 요인이 많은 사업자라는 것만은 분명해 보이는데요. 이미 끊임없는 파산위기설에도 불구하고 수직통합을 통한 기술혁신으로 테슬라를 명실공히 전기차 영역 최강자로 자리매김 시킨 바 있는 머스크인 만큼, 발사체 개발 및 위성 발사에 있어 유사한 전략을 취하고 있는 스페이스X도 성공궤도에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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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을 위한 터미널 디바이스가 499 달러, 월 이용료 99 달러라는 높은 가격과 지상 5G 네트워크에 상당히 뒤떨어지는 통신 품질까지 감안하면 더욱 과감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는 스페이스X 역시 인정하는 부분으로, 지난해 10월 전송된 참가자 모집 이메일을 통해 공개된 스타링크 오픈베타 테스트의 명칭은 무려 '없는 것보단 낫다(Better Than Nothing Beta)'였습니다. 초기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기 위해 이같이 이름을 지었다고 밝힌 스페이스X는 속도와 레이턴시 모두 각각 50~150Mbps, 20~40ms 사이로 지역과 시점에 따라 상당한 격차가 있을 것이며 때때로 단기간 동안 커넥티비티가 중단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럼에도 스페이스X는 네트워크 구축이 완료되어 상용화가 이루어지고 나면 스타링크가 연 300 달러의 매출을 창출할 것이라는 낙관적 견해를 유지하고 있는 중으로, 일각에서는 스타링크가 향후 통신사들을 대체하리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일단 스타링크가 어디까지나 5G와 브로드밴드의 보완재로, 이들이 커버하지 못하는 3~5%의 외진 지역에 커넥티비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다소 겸손한 입장을 밝혔으나, 스타링크에 대한 기대는 갈수록 높아지는 양상인데요. 이번 아티클에서는 스타링크에 이토록 주목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스타링크의 경쟁력을 집중적으로 파헤쳐보고자 합니다. 



지상 인터넷과 대등한 속도·레이턴시 제공하는 저궤도 위성 인터넷 


스페이스X나 원웹(OneWeb) 등, 최근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위성인터넷 사업자들은 정지궤도(3만 5,786km, 지구 자전속도와 동일한 속도로 이동해 지구상에서 정지된 것처럼 관측되는 위성) 상의 통신 위성을 사용하는 기존 위성인터넷 사업자들과 달리, 지상과 가까운 저궤도(250~2,000km) 상의 통신 위성을 사용합니다. 이는 저궤도 위성 인터넷의 경우 신호가 이동해야 하는 거리가 기존 위성인터넷에 비해 현저하게 짧다는 의미로, 이때문에 레이턴시가 짧고 전송속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위성의 궤도 

출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실제 스페이스X가 오픈베타 런칭 전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제출한 스타링크 인터넷의 다운로드 속도는 102~103Mbps, 레이턴시는 18~19ms 수준으로 지상인터넷 서비스와 비등한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CNBC가 4월 오픈베타 참여자 5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테스트 결과 역시 스페이스X가 오픈베타 런칭 당시 약속한 바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CNBC에 따르면 다운로드 속도가 60~ 150 Mbps 사이로 나타났으며, 일부 유저들은 200Mbps에 가까운 최대 다운로드 속도를 경험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레이턴시 역시 약 30ms 수준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20ms 초반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넷 속도 측정 사이트 스피드테스트(Speedtest)를 운영하는 우클라(Ookla)의 경우, 스타링크의 미국 내 평균 다운로드 속도가 40.36~93.09Mbps, 평균 레이턴시는 31~88ms으로 자체 제시한 범위를 벗어난다고 지적했으나, 스타링크가 브로드밴드 서비스의 속도 및 레이턴시에 대한 FCC의 최저기준(다운로드 25Mbps/업로드 3Mbps 레이턴시 100ms 이하)을 기존 유선 사업자보다도 잘 충족시키고 있음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우클라에 의하면 스타링크의 FCC 최저조건 충족률은 86.7%로 유선 브로드밴드 사업자들의 83.2% 보다 높았습니다. 



문제는 막대한 네트워크 구축 비용, "목표는 파산 안 하기"


이처럼 지상 인터넷 서비스와 비등한 수준의 속도와 레이턴시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단점도 존재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높은 고도에 위치한 정지궤도 위성에 비해 저궤도 위성의 경우 위성 당 커버리지가 현저히 적다는 것으로, 이 때문에 저궤도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위해선 막대한 수의 위성이 필요합니다. 실제 당초 FCC로부터 12,000대의 위성을 발사하기 위한 허가를 취득했던 스페이스X는 2019년 10월 30,000대의 위성을 추가로 발사하기 위한 서류를 제출한 상태인데요. 계획대로라면 스페이스X가 쏘아올릴 위성의 수는 총합 42,000대에 이르며, 이는 인류가 지금까지 발사한 모든 위성을 합한 것의 다섯 배에 해당합니다.  


스타링크 발사 생중계 

출처: 스페이스X


이는 위성 네트워크 구축에 천문학적인 금액의 비용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머스크는 스페이스X의 현금흐름이 흑자로 전환하기까지 50억~100억 달러 가량이 추가로 투자되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해당 시점에 도달한 이후에도 경쟁자들과 대등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추가 투자가 필요할 것임을 감안했을 때, 장기적으로 스타링크에 대한 추가 투자 규모는 200~300억 달러 수준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게 머스크의 견해입니다 .


이같은 높은 비용으로 인해 1990년대 저궤도 위성인터넷을 제공하고자 했던 시도들은 모두 실패하거나 파산한 바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1994년 텔리데식(Teledesic) 프로젝트를 통해 저궤도 위성 840개를 발사해 100Mbps 급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막대한 비용과 기대이하의 품질로 인해 점진적으로 계획을 축소한 뒤, 2002년 계획을 공식 철회한 바 있습니다. 1998년 저궤도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출시했던 이리듐(Iridium)의 경우 비용 문제로 파산한 뒤, 현재는 D2C 모델을 버리고 미국 국방부 등 국방 영역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머스크가 MWC 2021에서 이들 실폐사례를 언급하며 "우리의 목표는 파산하지 않는 것(Our goal is not to go bankrupt)"이라고 밝힌 것 역시 이때문으로, 동시대 사업자이자 주요 라이벌로 꼽히는 원웹(OneWeb) 역시 퀄컴(Qualcomm) 등으로부터 30억 달러의 누적 투자를 유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금난으로 인해 지난해 3월 파산신청을 했음을 고려하면 매우 중요한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웹의 경우, 지난해 7월 영국 정부가 통신사 바티 글로벌(Bharti Global)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지분 45%를 인수(영국 정부 지분 20%)하며 구사일생으로 회생한 상태입니다. 



비용절감의 비결, 발사체 재사용과 소형 위성 '합승' 


이같은 구축 비용과 관련해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스페이스X의 또다른 비즈니스인 발사체 개발입니다.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 위성 발사에 사용하는 팰콘9은 기존 발사체들이 한번 발사 후 폐기되는 것과는 달리, 제조 비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1단 추진체와 상단 덮개인 페이로드 페어링(Payload fairing)을 회수하여 재사용합니다. 올해 5월 스타링크 위성 발사에 사용된 팰컨9 B5 B1051의 경우, 해당 발사가 10번째 발사로, 1단 추진체를 9번 회수해 재사용하는 사상초유의 기록을 세운 바 있습니다.


팰컨9의 1단 추진체 및 페이로드 페어링 회수 방법

출처: 스페이스X


이같은 재사용으로 인한 비용절감은 상당한 수준으로, 2018년 머스크가 밝힌 바에 의하면, 1단 추진체가 전체 팰콘9 발사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 2단 로켓과 페이로드 페어링이 각각 20%와 10%를 차지하며 런칭 자체에 필요한 비용이 10%를 차지합니다. 이는 스페이스X가 발사비용의 70%를 차지하는 구성품들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로, CNBC는 재사용하지 않을 시 1단 추진체와 페이로드 페어링으로 인해 발생되는 비용이 각각 3,700만 달러와 600만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머스크는 2020년에 출연한 팟캐스트에서 이같은 방식으로 팰컨9의 한계비용(생산물 한 단위를 추가로 생산할 때 필요한 총비용의 증가분)을 최저 1,500만 달러까지 낮출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스페이스X의 디렉터 크리스토퍼 코루리스(Christopher Couluris) 역시 지난해 4월 CNBC 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재사용을 통해 발사비용을 회당 발사비용을 2,800만 달러 수준까지 낮췄다고 밝혔습니다. 즉, 스페이스X가 팰컨9을 이용해 자사 스타링크 위성을 발사할 때 실제 소요되는 비용은 스페이스X가 외부 업체들에 청구하는 발사비용 6,200만 달러(새 로켓 기준, 재사용 로켓 사용 시 할인 적용)보다도 훨씬 저렴한 셈입니다. 


올해 1월 런칭한 소형위성 합승 프로그램(SmallSat Rideshare Program) 역시 비용절감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종전까지 소형위성들은 중대형위성 발사 시에 남는 공간을 통해 이루어 졌기 때문에 중대형 위성의 발사 스케쥴에 맞춰야 하는데다, 그나마 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었는데요. 소형위성 합승 프로그램은 스페이스X가 정기적으로 스타링크 위성 60대씩을 실은 팰콘9을 발사한다는 점을 이용해, 업체들이 마치 여객편을 예약하듯 팰컨9의 남는 자리를 예약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같은 문제를 해결합니다. 


스페이스X의 소형위성 합승 프로그램

출처: 스페이스X


스페이스X는 이미 올해 1월 이루어진 첫 합승 미션에서는 총 143개의 위성을 동시발사하는데 성공한 상태로, 6월 30일 이루어진 두 번째 미션에서는 총 88개의 위성을 쏘아올려 성공적으로 배치했습니다. 소형위성 합승 프로그램의 발사 요금은 200kg 기준 100만 달러(초과분 1kg 당 5,000달러)부터로, 저궤도 기준 최대 페이로드(적재화물) 22,800kg인 팰컨9에 227kg인 스타링크 위성 60개를 실어도 약 9,000kg의 여유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스페이스X는 소형위성 합승 프로그램을 통해 발사비용의 상당 부분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세계 위성 중 35%를 소유", 테슬라의 '테크노킹'은 우주의 왕이 될 수 있을까?


이처럼 스탈링크가 제공하려는 저궤도 위성인터넷이 막대한 구축비용을 필요로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스페이스X의 경우, 발사체 재사용과 소형위성 합승 서비스 등, 위성 발사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만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스페이스X의 경쟁력은 상당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42,000대의 위성을 통해 전세계에 1Gbps 인터넷을 공급한다는 스페이스X의 목표를 고려했을 때, 머스크가 투자 비용으로 제시한 200~300억 달러는 오히려 매우 저렴한 수준이라고까지 평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미 종전의 그 어떤 위성인터넷 사업자도 구축하지 못한 수준의 위성군을 구축한 상태라는 점 역시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으로, 스페이스X와 경쟁 중인 우주기업 아리안 스페이스의 CEO 스테판 이스라엘(Stephane Israel)는 지난달 인터뷰를 통해 1957년 이후 궤도에 올려진 위성의 수가 약 9,000개인데, "스페이스X가 배치한 스타링크 위성의 수가 이미 1,677개라는 것은 오늘날 운행 중인 모든 위성의 35%를 한 남성, 즉 일론 머스크가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강한 위기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물론, 저궤도에 지나치게 많은 수의 위성이 밀집함으로써 발생하는 위성간 충돌과 우주 쓰레기 문제 등, 아직까지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도 많은 상태로, 이와 관련해서는 올해 초 스타링크 위성이 원웹 위성과 불과 58m 차이로 빗겨가며 일명 '우주 교통사고'에 대한 우려가 퍼지기도 했습니다. 이때문에 프로젝트 카이퍼(Project Kuiper)를 통해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는 아마존을 비롯해 경쟁사들이 꾸준히 FCC에 스타링크에 추가 발사를 허가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어, 규제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재사용을 통한 비용절감, 빠른 실행력, 계속해서 발전 중인 발사체 기술 등 성공을 기대할 만한 요인이 많은 사업자라는 것만은 분명해 보이는데요. 이미 끊임없는 파산위기설에도 불구하고 수직통합을 통한 기술혁신으로 테슬라를 명실공히 전기차 영역 최강자로 자리매김 시킨 바 있는 머스크인 만큼, 발사체 개발 및 위성 발사에 있어 유사한 전략을 취하고 있는 스페이스X도 성공궤도에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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