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들의 우주전쟁, 지구별 거주자들을 위한 완벽 가이드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의 제프 베조스(Jeff Bezos)와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의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 모두 7월 중 우주행 일정을 확정지은 가운데,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SpaceX)까지 화성이주용 차세대 발사체 스타십(Starship)의 첫 궤도비행을 7월 중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하며 억만장자들 간의 우주전쟁 열기가 한층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흔히 라이벌로 언급되기는 하지만, 이 세 개 업체들은 우주관광에 대한 접근 방식부터, 발사 방식, 비전과 겨냥하는 시장 등 여러 측면에서 상당한 차이를 가집니다. 한 가지 공통점이라면 이들 업체의 부상이 앞으로 있을 민간 우주항공 산업의 가파른 성장을 예고한다는 점일 텐데요. 로아리포트에서는 우주가 낯선 지구인도 이들 3사를 중심으로 민간 항공우주 산업의 지형도를 짚어보실 수 있도록 일종의 '우주 가이드'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버진 갤럭틱 vs 블루오리진 vs 스페이스X


이들 3사 중 창사년도는 블루오리진이 가장 앞서지만 "한걸음씩, 맹렬하게"라는 의미의 라틴어 Gradatim Ferociter를 사훈으로 가진 기업답게 개발이 거의 완료되기 전까지는 정보를 거의 공개하지 않는 신중한 접근로 대중적으로 인지도를 쌓기 시작한 시점은 비교적 늦은 편입니다. 최근에는 뉴셰퍼드(New Shepard)의 유인 준궤도관광 비행 일정을 발표하며 급격하게 화제성이 높아지는 중으로, 이달 5일 아마존(Amazon) CEO에서 퇴임한 베조스가 향후 집중하겠다고 밝힌 주요 프로젝트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반면 2006년 NASA의 상업용 궤도운송서비스(COTS, Commercial Orbital Transportation Services) 프로그램을 통해 2억 7,800만 달러를 지원받으며 일찍이 이름을 알린 스페이스X는 2015년 12월에는 팰컨9(Falcon9)의 1단 발사체를 사상최초로 완벽하게 재사용 가능한 상태로 랜딩시키는데 성공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팰컨9과 크루드래곤(Crew Dragon)을 이용해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 땅에서 NASA 우주비행사들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내는데 성공하며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습니다. 


버진 갤럭틱은 항공, 엔터테인먼트, 숙박 등 다방면의 사업을 보유한 영국의 버진 그룹(Virgin Group)의 자회사로, 2019년 10월 차마스 팔리하피티야(Chamath Palihapitiya)의 첫 번째 SPAC과의 인수합병을 통해 우회상장하며 초기 SPAC 붐을 이끌었는데요. 이때 버진 갤럭틱이 담당하는 것은 민간인 우주관광 사업 뿐이고, 초기에 함께 진행하던 소형 위성 발사 사업의 경우 2017년 버진 오빗(Virgin Orbit)이라는 이름의 독립 기업으로 스핀오프시켜 추진 중입니다. 


출처: 로아인텔리전스 



민간인 우주관광 경쟁 - 준궤도 vs 달궤도 


이처럼 3사 모두 민간인 우주관광 사업을 추진 중인데요. 구체적인 개발 방향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버진 갤럭틱과 블루오리진은 국제항공연맹(FAI)가 우주와 지구의 경계로 공인한  고도 100km의 카르만 라인(Kármán line)까지 올라간 뒤, 수 분간 무중력 체험을 하고 돌아오는 준궤도 우주관광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합니다. 반면 스페이스X는 크루드래곤을 이용한 ISS 민간인 관광과 화성이주용으로 개발 중인 차세대 발사체 스타십을 이용한 달궤도 관광을 계획 중입니다. 


출처: 로아인텔리전스 



  • 준궤도 우주관광(블루오리진, 버진 갤럭틱)

이 중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준궤도 우주관광의 경우, 두 업체 모두 첫 민간인 비행 일정을 확정지은 상태로, 블루오리진이 먼저 제프 베조스와 동생 마크 베조스의 탑승 하에 7월 20일 첫 비행에 나설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 비행에는 총 4인이 탑승할 예정으로 탑승권 한 장은 경매를 통해 2,800만 달러에 낙찰되었으며, 낙찰자의 신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블루오리진은 이후 이달 1일 1960년대 NASA 우주비행사 후보생으로 훈련을 받았으나 여성이라는 이유로 배제되었던 82세의 전직 비행사 월리 펑크(Wally Funk)를 마지막 동승자로 발표했습니다. 


블루오리진의 뉴셰퍼드

출처: 블루오리진


버진 갤럭틱의 경우, 이미 수년전부터 예약판매를 진행해 왔으며, 지난달 말 민간인을 유료로 탑승시키기 위한 연방항공국(FAA) 면허도 취득하였습니다. 2022년 초로 예정된 첫 민간인 유인비행 전에 총 세 번의 추가 테스트 비행을 진행할 예정으로, 당초 브랜슨 회장은 이 중 두번째에 탑승할 예정이었으나, 베조스보다 먼저 우주행에 오르기 위해 탑승시점을 앞당길 것이라는 루머가 지속적으로 있었으며 결국 블루오리진이 마지막 탑승자를 확정지은 것과 같은 날, 브랜슨 회장이 11일 첫 테스트 비행에 직접 탑승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모선 VMS이브에 실린 버진 갤럭틱의 VSS유니티

출처: 버진 갤럭틱


  • ISS & 달궤도 우주관광(스페이스X)

이에 비해 스페이스X가 민간인 우주관광 첫 목적지로 삼고 있는 ISS의 위치는 고도 400km로 저궤도에 해당하는데요. 난이도는 상대적으로 더 높지만, 스페이스X는 이미 NASA의 상업승무원프로그램(CCP, Commercial Crew Program) 파트너로 두 차례 ISS로의 유인비행 미션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바 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는 전혀 무리가 없는 상태입니다. 스페이스X는 네 명의 민간인으로만 구성된 인스퍼레이션4(Inspiration4) 팀을 CCP 첫 공식 미션에 사용되었던 크루드래곤 리질리언스(Resilience) 호를 이용해 ISS에 보낼 예정으로, 비행은 올해 9월 15일이며, 3월 30일 4인의 탑승자를 모두 확정지었습니다.


탑승자 모집은 세인트주드 소아연구병원을 위해 2억 달러 이상의 기부를 모금하는 것을 목적으로 이루졌으며, 시프트4페이먼츠(Shift4 Payments)의 CEO 제라드 아이잭맨(Jared Isaacman)이 1억 달러를 먼저 기부하고 탑승권 4장을 모두 구매한 뒤, 함께 갈 3명의 탑승자를 모집했습니다. 이 중 한 장은 세인트주드 소아연구병원에서 진료보조원으로 일해온 헤일리 아르세노에게 돌아갔으며, 1장은 10 달러 이상을 기부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추첨을 통해 데이터 엔지니어 크리스 셈브로스키에게, 마지막 한 장은 시프트4페이먼츠가 진행한 자사 이커머스툴 활용 컴피티션을 통해 선정된 과학강사 시안 프록터에게 돌아갔습니다. 


반면 지구로부터 363,104km~405,696km 떨어진 달까지 가기 위한 우주선인 스타십은 아직 개발 중으로, 올해 5월 준궤도비행 후 첫 랜딩에 성공한 바 있으나 궤도비행은 아직 테스트되지 않은 상태인 만큼 실제 완성되어 유인비행이 가능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인데요. 이와 관련해서는 2018년 9월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 조조타운의 설립자 마에자와 유사쿠와 함께 2023년 달 궤도를 돌며 여행한 뒤 돌아오는 디어문(#dearMoon) 프로젝트를 발족시킨 상태입니다. 해당 프로젝트는 마에자와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는 달궤도 여행의 참여자를 모집하는 내용으로, 현재 다방면의 예술가 6~8명을 동승자로 모집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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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의 재사용 발사체 - 팰컨 vs 스타십 


이때, 디어문에 활용되는 스타십은 스페이스X가 화성 이주용으로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발사체입니다. 개발 초기에는 기존 기종들의 팰컨 브랜딩을 유지한 빅 팰컨 로켓(BFR, Big Faclon Rocket)으로 불렸으나, 현재는 스타십으로 명칭이 고정된 상태입이다. 그 외 스페이스X의 주요 발사체 기종은 은퇴한 팰컨1과 개발 취소된 팰컨5을 제외하고 팰컨9과 팰컨헤비(Falcon Heavy) 2종으로, 두 기종 다 90톤의 멀린(Merlin) 엔진이 탑재되며 팰컨9은 1단에 멀린 엔진 9개가, 펠컨헤비의 1단에는 펠컨9의 1단 세 개를 나란히 붙인듯한 형태로 멀린 엔진 27개가 탑재됩니다.


출처: 로아인텔리전스 



  • 팰컨 vs 스타십

드래곤은 팰컨 패밀리의 상단에 탑재되어 발사되는 우주선의 명칭으로, 민간 파트너를 활용해 ISS에 물자를 보급하는 NASA의 상업재보급서비스(CRS, Commercial Resupply Services) 프로그램을 위해 개발되어 2012년부터 ISS로의 화물 운송을 수행해 왔습니다. 이후 스페이스X는 ISS에 승무원을 수송하기 위한 상업승무원프로그램(CCP) 하에 유인비행을 수행할 수 있는 형태로 드래곤2를 개발했으며, 현재의 크루 드래곤은 이 드래곤2의 유인 버전에 해당합니다. 스페이스X는 2020년 3월 마지막 CRS-1 미션과 함께 화물용이었던 드래곤1을 드래곤2의 화물 버전인 카고드래곤(Cargo Dragon)으로 완전히 대체하였습니다. 


반면 팰컨헤비를 이용해 발사되는 드래곤XL의 목적지는 ISS가 아니라, NASA가 아르테미스 계획(Artemis program, 2024년까지 최초의 여성을 달에 보내고, 2028년까지 달에 지속가능한 유인기지를 건설하는 계획)의 일부로 달궤도에 구축될 루나 게이트웨이(Luna Gateway)인데요. NASA는 2020년 3월 게이트웨에 화물을 보급할 게이트웨이 로지스틱스 서비스(Gateway Logistics Services) 민간 파트너로 선정한 상태로, 스페이스X는 CCP 하에 드래곤2를 개발한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GLS 기금을 활용해 드래곤XL을 개발하게 될 예정입니다.  


스타십의 경우, 팰컨 패밀리의 멀린 엔진 대신 새롭게 개발 중인 랩터(Raptor)엔진이 탑재됩니다. 또한 2단 로켓이라는 점은 팰컨 패밀리와 스타십가 동일하지만, 2단으로 분리되는 엔진 위에 드래곤 우주선을 싣고 발사되는 팰컨9과 달리, 스타십은 우주선이 로켓의 2단과 우주선을 겸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때, 스타십의 1단 추진체의 명칭이 슈퍼헤비(Super Heavy), 로켓 2단을 겸하는 우주선의 명칭이 스타십입니다. 즉 스타십은 2단을 이루는 우주선의 이름인 동시에 슈퍼헤비와 스타십을 결합한 전체 로켓시스템의 명칭으로, 후자를 지칭할 때는 종종 스타십 런칭 시스템(SLS, Starship luanching system)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스타십 우주선(상단)과 슈퍼헤비 추진체(하단)으로 구성된 스타십

출처: 스페이스X



  • 부분재사용 vs 완전재사용 

스타십과 팰컨 패밀리의 가장 큰 차이는 팰컨9과 팰컨헤비가 부분재사용 발사체인데 비해, 스타십은 완전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때 재사용이란 한 번 사용한 로켓을 지상에 랜딩시켜 다시 발사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전까지의 발사체들은 1회 사용한 후 폐기되거나, 재사용 된다고 해도 지상에 떨어진 로켓 중 파손되지 않은 일부 부품만을 회수하여 사용하는 정도였습니다. 반면 스페이스X는 2015년 12월에 사상최초로 팰컨9의 1단 발사체를 완전한 형태로 랜딩시키는데 성공함으로써 로켓 재사용을 가능하게 했으며, 올해 5월 같은 발사체를 9번 재사용하여 총 10회 발사하는 초유의 기록을 세웠습니다.


로켓추력이 집중되어있는 1단 발사체가 일반적으로 발사 비용의 60~80%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같은 재사용으로 인한 비용절감은 상당한 수준으로, 2018년 머스크가 밝힌 바에 의하면, 1단 추진체가 전체 팰콘9 발사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 2단 로켓과 페이로드 페어링이 각각 20%와 10%를 차지하며 런칭 자체에 필요한 비용이 10%를 차지합니다. 이는 스페이스X가 발사비용의 70%를 차지하는 구성품들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로, 머스크는 2020년에 출연한 팟캐스트에서 이같은 방식으로 팰컨9의 한계비용(생산물 한 단위를 추가로 생산할 때 필요한 총비용의 증가분)을 1,500만 달러까지 낮출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팰컨9의 구조 

출처: 스페이스X


그러나 이같은 팰컨9 역시 총 발사횟수 122회 중 82회 랜딩 성공, 재사용 발사체 발사 64회(7월 5일, 홈페이지 기준)의 인상적인 기록에도 불구하고 로켓의 2단은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는 80km 고도에서 2단과 분리된 후, 지상으로 되돌아와 랜딩하는 1단 발사체와 달리, 대기권 밖으로 나가 목표 궤도에 페이로드를 전달한 뒤 훨씬 높은 고도에서 대기권에 재진입해야하는 2단의 경우, 재진입 과정에서 대부분 불타버리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팰컨 패밀리는 현재 로켓의 2단은 회수하지 않고 있으며, 로켓 상단 위에 싣는 드래곤 우주선에만 열방패를 탑재해 대기 재진입 시 열에 견딜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주선과 로켓의 2단을 겸하는 스타십의 경우, 몸체 전체에 대기권 재진입 시의 열기를 견딜 수 있도록 열 차폐 처리를 함으로써 1단 추진체인 슈퍼헤비 뿐 아니라 2단 역시 완전 재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머스크는 이같은 완전재사용을 통해 스타십의 회당 발사 비용을 팰컨9이나 팰컨헤비보다도 훨씬 저렴한 200만 달러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단, 현재 스타십은 아직 준궤도비행 후 랜딩까지만 성공한 상황으로, 실제 스타십이 대기밖까지 벗어난 후, 무사히 대기에 재진입하여 랜딩할 경우 이는 스페이스X 뿐 아니라 항공우주업계 전체에 있어 매우 중요한 마일스톤이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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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경쟁 영역 비교 - 발사체 재사용 vs 소형위성 발사 


  • 블루오리진 - 재사용 대형 발사체 뉴글렌 

준궤도관광에 사용되는 블루오리진의 뉴셰퍼드 역시 완전재사용이 가능한데요. 과거 아직 스페이스X가 팰컨9의 발사체 랜딩에 성공하기 한 달 전인 2015년 11월에 블루오리진이 먼저 뉴셰퍼드의 발사체와 로켓을 그대로 회수해 재사용하는데 성공하면서 둘 사이 경쟁구도가 형성되기도 했었으나, 사실 2단 분리 후 궤도에 페이로드를 올리고 1단이 회전하여 지구로 돌아와 스스로 랜딩하는 팰컨9과 달리 뉴셰퍼드는 궤도에 진입하지 않고 수직이륙한 뒤 탄도비행하여 내려오는 형태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공개된 발사체 회수 기술력 측면에서는 스페이스X가 크게 앞서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블루오리진이 현재 개발중인 발사체 뉴글렌(New Glenn)의 경우, 팰컨9과 흡사한 방식으로 2단 분리 후 1단 추진체를 랜딩시켜 재사용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발이 어느정도 마무리될 때까지 관련 정보를 거의 공개하지 않는 블루오리진 답게 그다지 알려진 내용은 많지 않은데요. 당초에는 2020년 말로 첫 발사 일정을 발표했으나, 2020년 초에 기한을 2021년 말로 한차례 연기했으며, 지난해 8월 뉴 글랜을 입찰했던 중요 펜타곤 프로젝트에서 떨어진 뒤, 올해 2월 기한을 다시 2022년 말로 미루는 등 다소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고 있는 중입니다. 


팰컨9의 회수 방식(위)와 뉴글렌의 회수 방식(아래)

출처: 스페이스X

출처: 블루오리진



  • 버진 오빗 - 공중발사 소형 발사체 런처원 

한편, 버진 갤럭틱에서 스핀오프된 버진 오빗은 상기 두 업체와는 완전히 다른 접근을 취하는 중으로, 버진 아틀랜틱(Virgin Atlantic) 등 다수의 항공사를 운영하는 버진 그룹의 계열사답게 보잉 747 항공기를 개조한 모선(母船)을 이용해 로켓을 싣고간 뒤, 공기저항이 상대적으로 적은 공중에서 로켓을 발사합니다. 이때 모선의 명칭이 코스믹 걸(Cosmic Girl), 모선에서 발사되는 2단 로켓의 명칭이 로켓 런처원(LauncherOne)으로, 발사의 첫 단계를 수행하는 모선이 재사용 가능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공중발사를 위한 발사대 역할을 할 뿐, 추진체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기 두 업체와 같은 수준으로 재사용이 이루어진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출처: 로아인텔리전스 


버진 오빗은 올해 1월 궤행비행 테스트를 통해 처음으로 NASA, 콜로라도 대학교 등의 소형 위성 9개를 배치하는데 성공했으며, 이어 6월 30일에는 첫 상용 발사를 통해 미국 국방부 위성과 네덜란드의 군사위성 등 소형 위성 7개를 성공적으로 배치하였습니다. 이처럼 런처원은 소수의 소형 위성을 발사하는데 사용되는 중으로, 런처원의 저궤도(LEO) 기준 최대 페이로드 역시 500kg으로 같은 궤도에 최대 22,800kg을 쏘아올릴 수 있는 중형 리프트 발사체인 팰컨9이나 최대 페이로드 45,000kg인 대형 리프트 발사체 뉴글랜은 물론, 스페이스X가 2009년 은퇴시킨 초기 기종 팰컨1의 670kg보다도 적습니다. 


(*최대 페이로드 22,800kg는 대형 리프트 발사체에 해당하지만, 이는 1단 추진체를 재사용하지 않을 시의 최대 페이로드로, 재사용 시에는 이보다 적어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팰컨9을 중형 리프트 발사체로 구분합니다. 같은 이유로 3개의 1단 추진체를 모두 재사용하지 않아야 63,800kg의 페이로드를 실을 수 있는 팰컨헤비도 일반적으로 초대형 리프트 발사체가 아니라 대형 리프트 발사체로 구분합니다. )


출처: 로아인텔리전스 


버진 오빗이 목표로 하는 회당 발사 가격이 1,200만 달러임을 생각하면 페이로드 1kg 당 발사 가격 측면에서는 런처원이 팰컨9에 비해 상당히 고가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럼에도 버진 오빗이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런처원과 같은 소형 발사체들이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500㎏ 이하 소형 위성 및 100㎏ 이하 초소형 위성 발사에 최적화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소형 위성들의 경우, 통상 중대형위성 발사 시에 남는 공간을 통해 이루어 졌기 때문에 중대형 위성의 발사 스케쥴에 맞춰야 하는데다, 그나마 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었는데, 소형 발사체를 사용할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전용 발사체를 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올해 1월 런칭한 스페이스X의 소형위성합승 프로그램(SmallSat Rideshare Program,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는 스타링크 위성 발사 일정에 맞추어 항공권을 예약하듯 남는 자리를 예약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으로, 가격은 200kg 기준 100만 달러 수준입니다)도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이 역시 여전히 선택할 수 있는 시간대와 궤도가 다소 제한적인 만큼 신기술을 최대한 빠르게 배치하고 싶은 업체들의 경우 런처원이 매우 매력적인 옵션이 될 수 있으리라는 분석입니다. 특히 런처원의 경우, 항공기를 발사대로 이용하는 만큼, 발사대가 있는 지역까지 이동시키기 까다로운 페이로드의 경우 항공기가 이동해 발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두드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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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자면, 준궤도 우주관광 영역에서는 블루오리진의 뉴셰퍼드와 버진 갤럭틱의 VSS 유니티가, 중대형 발사체 재사용 영역에서는 스페이스X의 팰컨9 및 팰컨헤비와 블루오리진의 뉴글렌이, 마지막으로 소형위성 발사 영역에서는 스페이스X의 팰컨9 소형위성합승 프로그램과 버진 오빗의 런처원이 경쟁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각 영역별 다른 주요 경쟁사로는 중대형 발사체 재사용의 경우 지난달 투자를 유치한 3D 프린팅 로켓 스타트업 렐러티비티 스페이스(Relativity Space)를, 소형 위성 발사 영역에서는 최대 페이로드 300kg의 일렉트론(Electron)을 개발 중인 로켓랩(Rocket Lab)을 꼽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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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글에는 포함되지 않은 경쟁구도가 또 하나 있는데요. 바로 NASA의 아르테미스 계획중 민간 파트너에 선정되기 위한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 간의 경쟁입니다. NASA의 달착륙선 HLS(Human Landing System) 개발 사업 수주를 두고 경쟁했던 양사는 4월 스페이스X가 단독 사업자로 선정된 후에도 블루오리진이 선정결과에 항의하며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는 중으로, 스페이스X가 초기 CRS, CCP 등 굵직한 NASA 계약을 따내며 급격하게 기술수준을 상승시켰음을 생각하면, 항공우주영역 최대 '큰손'인 NASA의 선택을 받는 건 이들 민간 항공우주 사업자들에게는 Top VC들의 투자를 받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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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NASA의 아르테미스 계획의 목표가 단순히 달에 가는 것이 아니라, 달에 화성진출의 기반이 될 유인기지를 구축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달에 오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인 만큼, 각각 대규모 우주 인공도시 스페이스 콜로니(Space Colony) 건설과 화성이주를 통한 테라포밍(terraforming)을 목적으로 하는 블루오리진과 스페이스X에 있어서도 장기적으로 아르테미스 계획의 성공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는데요. 다음 아티클에서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가 민간우주항공 산업에 있어 가질 파급력과 NASA의 HLS 선정이 이들 양사의 경쟁에 주는 함의 등을 간략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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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로아인텔리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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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로아인텔리전스 



  • 준궤도 우주관광(블루오리진, 버진 갤럭틱)

이 중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준궤도 우주관광의 경우, 두 업체 모두 첫 민간인 비행 일정을 확정지은 상태로, 블루오리진이 먼저 제프 베조스와 동생 마크 베조스의 탑승 하에 7월 20일 첫 비행에 나설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 비행에는 총 4인이 탑승할 예정으로 탑승권 한 장은 경매를 통해 2,800만 달러에 낙찰되었으며, 낙찰자의 신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블루오리진은 이후 이달 1일 1960년대 NASA 우주비행사 후보생으로 훈련을 받았으나 여성이라는 이유로 배제되었던 82세의 전직 비행사 월리 펑크(Wally Funk)를 마지막 동승자로 발표했습니다. 


블루오리진의 뉴셰퍼드

출처: 블루오리진


버진 갤럭틱의 경우, 이미 수년전부터 예약판매를 진행해 왔으며, 지난달 말 민간인을 유료로 탑승시키기 위한 연방항공국(FAA) 면허도 취득하였습니다. 2022년 초로 예정된 첫 민간인 유인비행 전에 총 세 번의 추가 테스트 비행을 진행할 예정으로, 당초 브랜슨 회장은 이 중 두번째에 탑승할 예정이었으나, 베조스보다 먼저 우주행에 오르기 위해 탑승시점을 앞당길 것이라는 루머가 지속적으로 있었으며 결국 블루오리진이 마지막 탑승자를 확정지은 것과 같은 날, 브랜슨 회장이 11일 첫 테스트 비행에 직접 탑승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모선 VMS이브에 실린 버진 갤럭틱의 VSS유니티

출처: 버진 갤럭틱


  • ISS & 달궤도 우주관광(스페이스X)

이에 비해 스페이스X가 민간인 우주관광 첫 목적지로 삼고 있는 ISS의 위치는 고도 400km로 저궤도에 해당하는데요. 난이도는 상대적으로 더 높지만, 스페이스X는 이미 NASA의 상업승무원프로그램(CCP, Commercial Crew Program) 파트너로 두 차례 ISS로의 유인비행 미션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바 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는 전혀 무리가 없는 상태입니다. 스페이스X는 네 명의 민간인으로만 구성된 인스퍼레이션4(Inspiration4) 팀을 CCP 첫 공식 미션에 사용되었던 크루드래곤 리질리언스(Resilience) 호를 이용해 ISS에 보낼 예정으로, 비행은 올해 9월 15일이며, 3월 30일 4인의 탑승자를 모두 확정지었습니다.


탑승자 모집은 세인트주드 소아연구병원을 위해 2억 달러 이상의 기부를 모금하는 것을 목적으로 이루졌으며, 시프트4페이먼츠(Shift4 Payments)의 CEO 제라드 아이잭맨(Jared Isaacman)이 1억 달러를 먼저 기부하고 탑승권 4장을 모두 구매한 뒤, 함께 갈 3명의 탑승자를 모집했습니다. 이 중 한 장은 세인트주드 소아연구병원에서 진료보조원으로 일해온 헤일리 아르세노에게 돌아갔으며, 1장은 10 달러 이상을 기부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추첨을 통해 데이터 엔지니어 크리스 셈브로스키에게, 마지막 한 장은 시프트4페이먼츠가 진행한 자사 이커머스툴 활용 컴피티션을 통해 선정된 과학강사 시안 프록터에게 돌아갔습니다. 


반면 지구로부터 363,104km~405,696km 떨어진 달까지 가기 위한 우주선인 스타십은 아직 개발 중으로, 올해 5월 준궤도비행 후 첫 랜딩에 성공한 바 있으나 궤도비행은 아직 테스트되지 않은 상태인 만큼 실제 완성되어 유인비행이 가능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인데요. 이와 관련해서는 2018년 9월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 조조타운의 설립자 마에자와 유사쿠와 함께 2023년 달 궤도를 돌며 여행한 뒤 돌아오는 디어문(#dearMoon) 프로젝트를 발족시킨 상태입니다. 해당 프로젝트는 마에자와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는 달궤도 여행의 참여자를 모집하는 내용으로, 현재 다방면의 예술가 6~8명을 동승자로 모집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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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의 재사용 발사체 - 팰컨 vs 스타십 


이때, 디어문에 활용되는 스타십은 스페이스X가 화성 이주용으로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발사체입니다. 개발 초기에는 기존 기종들의 팰컨 브랜딩을 유지한 빅 팰컨 로켓(BFR, Big Faclon Rocket)으로 불렸으나, 현재는 스타십으로 명칭이 고정된 상태입이다. 그 외 스페이스X의 주요 발사체 기종은 은퇴한 팰컨1과 개발 취소된 팰컨5을 제외하고 팰컨9과 팰컨헤비(Falcon Heavy) 2종으로, 두 기종 다 90톤의 멀린(Merlin) 엔진이 탑재되며 팰컨9은 1단에 멀린 엔진 9개가, 펠컨헤비의 1단에는 펠컨9의 1단 세 개를 나란히 붙인듯한 형태로 멀린 엔진 27개가 탑재됩니다.


출처: 로아인텔리전스 



  • 팰컨 vs 스타십

드래곤은 팰컨 패밀리의 상단에 탑재되어 발사되는 우주선의 명칭으로, 민간 파트너를 활용해 ISS에 물자를 보급하는 NASA의 상업재보급서비스(CRS, Commercial Resupply Services) 프로그램을 위해 개발되어 2012년부터 ISS로의 화물 운송을 수행해 왔습니다. 이후 스페이스X는 ISS에 승무원을 수송하기 위한 상업승무원프로그램(CCP) 하에 유인비행을 수행할 수 있는 형태로 드래곤2를 개발했으며, 현재의 크루 드래곤은 이 드래곤2의 유인 버전에 해당합니다. 스페이스X는 2020년 3월 마지막 CRS-1 미션과 함께 화물용이었던 드래곤1을 드래곤2의 화물 버전인 카고드래곤(Cargo Dragon)으로 완전히 대체하였습니다. 


반면 팰컨헤비를 이용해 발사되는 드래곤XL의 목적지는 ISS가 아니라, NASA가 아르테미스 계획(Artemis program, 2024년까지 최초의 여성을 달에 보내고, 2028년까지 달에 지속가능한 유인기지를 건설하는 계획)의 일부로 달궤도에 구축될 루나 게이트웨이(Luna Gateway)인데요. NASA는 2020년 3월 게이트웨에 화물을 보급할 게이트웨이 로지스틱스 서비스(Gateway Logistics Services) 민간 파트너로 선정한 상태로, 스페이스X는 CCP 하에 드래곤2를 개발한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GLS 기금을 활용해 드래곤XL을 개발하게 될 예정입니다.  


스타십의 경우, 팰컨 패밀리의 멀린 엔진 대신 새롭게 개발 중인 랩터(Raptor)엔진이 탑재됩니다. 또한 2단 로켓이라는 점은 팰컨 패밀리와 스타십가 동일하지만, 2단으로 분리되는 엔진 위에 드래곤 우주선을 싣고 발사되는 팰컨9과 달리, 스타십은 우주선이 로켓의 2단과 우주선을 겸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때, 스타십의 1단 추진체의 명칭이 슈퍼헤비(Super Heavy), 로켓 2단을 겸하는 우주선의 명칭이 스타십입니다. 즉 스타십은 2단을 이루는 우주선의 이름인 동시에 슈퍼헤비와 스타십을 결합한 전체 로켓시스템의 명칭으로, 후자를 지칭할 때는 종종 스타십 런칭 시스템(SLS, Starship luanching system)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스타십 우주선(상단)과 슈퍼헤비 추진체(하단)으로 구성된 스타십

출처: 스페이스X



  • 부분재사용 vs 완전재사용 

스타십과 팰컨 패밀리의 가장 큰 차이는 팰컨9과 팰컨헤비가 부분재사용 발사체인데 비해, 스타십은 완전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때 재사용이란 한 번 사용한 로켓을 지상에 랜딩시켜 다시 발사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전까지의 발사체들은 1회 사용한 후 폐기되거나, 재사용 된다고 해도 지상에 떨어진 로켓 중 파손되지 않은 일부 부품만을 회수하여 사용하는 정도였습니다. 반면 스페이스X는 2015년 12월에 사상최초로 팰컨9의 1단 발사체를 완전한 형태로 랜딩시키는데 성공함으로써 로켓 재사용을 가능하게 했으며, 올해 5월 같은 발사체를 9번 재사용하여 총 10회 발사하는 초유의 기록을 세웠습니다.


로켓추력이 집중되어있는 1단 발사체가 일반적으로 발사 비용의 60~80%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같은 재사용으로 인한 비용절감은 상당한 수준으로, 2018년 머스크가 밝힌 바에 의하면, 1단 추진체가 전체 팰콘9 발사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 2단 로켓과 페이로드 페어링이 각각 20%와 10%를 차지하며 런칭 자체에 필요한 비용이 10%를 차지합니다. 이는 스페이스X가 발사비용의 70%를 차지하는 구성품들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로, 머스크는 2020년에 출연한 팟캐스트에서 이같은 방식으로 팰컨9의 한계비용(생산물 한 단위를 추가로 생산할 때 필요한 총비용의 증가분)을 1,500만 달러까지 낮출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팰컨9의 구조 

출처: 스페이스X


그러나 이같은 팰컨9 역시 총 발사횟수 122회 중 82회 랜딩 성공, 재사용 발사체 발사 64회(7월 5일, 홈페이지 기준)의 인상적인 기록에도 불구하고 로켓의 2단은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는 80km 고도에서 2단과 분리된 후, 지상으로 되돌아와 랜딩하는 1단 발사체와 달리, 대기권 밖으로 나가 목표 궤도에 페이로드를 전달한 뒤 훨씬 높은 고도에서 대기권에 재진입해야하는 2단의 경우, 재진입 과정에서 대부분 불타버리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팰컨 패밀리는 현재 로켓의 2단은 회수하지 않고 있으며, 로켓 상단 위에 싣는 드래곤 우주선에만 열방패를 탑재해 대기 재진입 시 열에 견딜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주선과 로켓의 2단을 겸하는 스타십의 경우, 몸체 전체에 대기권 재진입 시의 열기를 견딜 수 있도록 열 차폐 처리를 함으로써 1단 추진체인 슈퍼헤비 뿐 아니라 2단 역시 완전 재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머스크는 이같은 완전재사용을 통해 스타십의 회당 발사 비용을 팰컨9이나 팰컨헤비보다도 훨씬 저렴한 200만 달러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단, 현재 스타십은 아직 준궤도비행 후 랜딩까지만 성공한 상황으로, 실제 스타십이 대기밖까지 벗어난 후, 무사히 대기에 재진입하여 랜딩할 경우 이는 스페이스X 뿐 아니라 항공우주업계 전체에 있어 매우 중요한 마일스톤이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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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경쟁 영역 비교 - 발사체 재사용 vs 소형위성 발사 


  • 블루오리진 - 재사용 대형 발사체 뉴글렌 

준궤도관광에 사용되는 블루오리진의 뉴셰퍼드 역시 완전재사용이 가능한데요. 과거 아직 스페이스X가 팰컨9의 발사체 랜딩에 성공하기 한 달 전인 2015년 11월에 블루오리진이 먼저 뉴셰퍼드의 발사체와 로켓을 그대로 회수해 재사용하는데 성공하면서 둘 사이 경쟁구도가 형성되기도 했었으나, 사실 2단 분리 후 궤도에 페이로드를 올리고 1단이 회전하여 지구로 돌아와 스스로 랜딩하는 팰컨9과 달리 뉴셰퍼드는 궤도에 진입하지 않고 수직이륙한 뒤 탄도비행하여 내려오는 형태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공개된 발사체 회수 기술력 측면에서는 스페이스X가 크게 앞서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블루오리진이 현재 개발중인 발사체 뉴글렌(New Glenn)의 경우, 팰컨9과 흡사한 방식으로 2단 분리 후 1단 추진체를 랜딩시켜 재사용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발이 어느정도 마무리될 때까지 관련 정보를 거의 공개하지 않는 블루오리진 답게 그다지 알려진 내용은 많지 않은데요. 당초에는 2020년 말로 첫 발사 일정을 발표했으나, 2020년 초에 기한을 2021년 말로 한차례 연기했으며, 지난해 8월 뉴 글랜을 입찰했던 중요 펜타곤 프로젝트에서 떨어진 뒤, 올해 2월 기한을 다시 2022년 말로 미루는 등 다소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고 있는 중입니다. 


팰컨9의 회수 방식(위)와 뉴글렌의 회수 방식(아래)

출처: 스페이스X

출처: 블루오리진



  • 버진 오빗 - 공중발사 소형 발사체 런처원 

한편, 버진 갤럭틱에서 스핀오프된 버진 오빗은 상기 두 업체와는 완전히 다른 접근을 취하는 중으로, 버진 아틀랜틱(Virgin Atlantic) 등 다수의 항공사를 운영하는 버진 그룹의 계열사답게 보잉 747 항공기를 개조한 모선(母船)을 이용해 로켓을 싣고간 뒤, 공기저항이 상대적으로 적은 공중에서 로켓을 발사합니다. 이때 모선의 명칭이 코스믹 걸(Cosmic Girl), 모선에서 발사되는 2단 로켓의 명칭이 로켓 런처원(LauncherOne)으로, 발사의 첫 단계를 수행하는 모선이 재사용 가능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공중발사를 위한 발사대 역할을 할 뿐, 추진체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기 두 업체와 같은 수준으로 재사용이 이루어진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출처: 로아인텔리전스 


버진 오빗은 올해 1월 궤행비행 테스트를 통해 처음으로 NASA, 콜로라도 대학교 등의 소형 위성 9개를 배치하는데 성공했으며, 이어 6월 30일에는 첫 상용 발사를 통해 미국 국방부 위성과 네덜란드의 군사위성 등 소형 위성 7개를 성공적으로 배치하였습니다. 이처럼 런처원은 소수의 소형 위성을 발사하는데 사용되는 중으로, 런처원의 저궤도(LEO) 기준 최대 페이로드 역시 500kg으로 같은 궤도에 최대 22,800kg을 쏘아올릴 수 있는 중형 리프트 발사체인 팰컨9이나 최대 페이로드 45,000kg인 대형 리프트 발사체 뉴글랜은 물론, 스페이스X가 2009년 은퇴시킨 초기 기종 팰컨1의 670kg보다도 적습니다. 


(*최대 페이로드 22,800kg는 대형 리프트 발사체에 해당하지만, 이는 1단 추진체를 재사용하지 않을 시의 최대 페이로드로, 재사용 시에는 이보다 적어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팰컨9을 중형 리프트 발사체로 구분합니다. 같은 이유로 3개의 1단 추진체를 모두 재사용하지 않아야 63,800kg의 페이로드를 실을 수 있는 팰컨헤비도 일반적으로 초대형 리프트 발사체가 아니라 대형 리프트 발사체로 구분합니다. )


출처: 로아인텔리전스 


버진 오빗이 목표로 하는 회당 발사 가격이 1,200만 달러임을 생각하면 페이로드 1kg 당 발사 가격 측면에서는 런처원이 팰컨9에 비해 상당히 고가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럼에도 버진 오빗이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런처원과 같은 소형 발사체들이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500㎏ 이하 소형 위성 및 100㎏ 이하 초소형 위성 발사에 최적화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소형 위성들의 경우, 통상 중대형위성 발사 시에 남는 공간을 통해 이루어 졌기 때문에 중대형 위성의 발사 스케쥴에 맞춰야 하는데다, 그나마 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었는데, 소형 발사체를 사용할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전용 발사체를 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올해 1월 런칭한 스페이스X의 소형위성합승 프로그램(SmallSat Rideshare Program,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는 스타링크 위성 발사 일정에 맞추어 항공권을 예약하듯 남는 자리를 예약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으로, 가격은 200kg 기준 100만 달러 수준입니다)도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이 역시 여전히 선택할 수 있는 시간대와 궤도가 다소 제한적인 만큼 신기술을 최대한 빠르게 배치하고 싶은 업체들의 경우 런처원이 매우 매력적인 옵션이 될 수 있으리라는 분석입니다. 특히 런처원의 경우, 항공기를 발사대로 이용하는 만큼, 발사대가 있는 지역까지 이동시키기 까다로운 페이로드의 경우 항공기가 이동해 발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두드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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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자면, 준궤도 우주관광 영역에서는 블루오리진의 뉴셰퍼드와 버진 갤럭틱의 VSS 유니티가, 중대형 발사체 재사용 영역에서는 스페이스X의 팰컨9 및 팰컨헤비와 블루오리진의 뉴글렌이, 마지막으로 소형위성 발사 영역에서는 스페이스X의 팰컨9 소형위성합승 프로그램과 버진 오빗의 런처원이 경쟁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각 영역별 다른 주요 경쟁사로는 중대형 발사체 재사용의 경우 지난달 투자를 유치한 3D 프린팅 로켓 스타트업 렐러티비티 스페이스(Relativity Space)를, 소형 위성 발사 영역에서는 최대 페이로드 300kg의 일렉트론(Electron)을 개발 중인 로켓랩(Rocket Lab)을 꼽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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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글에는 포함되지 않은 경쟁구도가 또 하나 있는데요. 바로 NASA의 아르테미스 계획중 민간 파트너에 선정되기 위한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 간의 경쟁입니다. NASA의 달착륙선 HLS(Human Landing System) 개발 사업 수주를 두고 경쟁했던 양사는 4월 스페이스X가 단독 사업자로 선정된 후에도 블루오리진이 선정결과에 항의하며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는 중으로, 스페이스X가 초기 CRS, CCP 등 굵직한 NASA 계약을 따내며 급격하게 기술수준을 상승시켰음을 생각하면, 항공우주영역 최대 '큰손'인 NASA의 선택을 받는 건 이들 민간 항공우주 사업자들에게는 Top VC들의 투자를 받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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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NASA의 아르테미스 계획의 목표가 단순히 달에 가는 것이 아니라, 달에 화성진출의 기반이 될 유인기지를 구축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달에 오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인 만큼, 각각 대규모 우주 인공도시 스페이스 콜로니(Space Colony) 건설과 화성이주를 통한 테라포밍(terraforming)을 목적으로 하는 블루오리진과 스페이스X에 있어서도 장기적으로 아르테미스 계획의 성공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는데요. 다음 아티클에서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가 민간우주항공 산업에 있어 가질 파급력과 NASA의 HLS 선정이 이들 양사의 경쟁에 주는 함의 등을 간략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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