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직접 가는 것 보다 빠르다, 이제는 분 단위 배송


집을 나서면 옆 집 현관 곳곳에 놓인 마켓컬리 상자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올해 5월을 기준으로 누적 가입자 수가 800만 명을 넘었으니, 여섯 명 중 한 명은 마켓컬리를 이용해본 셈인데요. 쿠팡이 나스닥에 상장한 것에 뒤이어, 국내 대표 이커머스 업체 마켓컬리 또한 IPO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현재 마켓컬리는 미국 상장을 포기하고, 이르면 내년 초 국내 증시에 상장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당일배송, 새벽배송과 같은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며 신선식품과 생활용품을 배달해주는 트렌드가 우리나라에만 호황인 것은 아닙니다. 빠른 배송이라는 단어가 다소 생소하게 여겨졌던 해외에서도, 팬데믹 이후 각종 배달 서비스들이 열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인 열풍에 힘입어 (피치북 기준) 올해 식료품 스타트업들은 총합 100억 달러 이상을 유치하며, 반 년만에 지난해의 유치 총액인 70억 달러를 돌파할 수 있었습니다.


분기별 글로벌 식료품 스타트업 VC  투자 동향 (10억 달러)


출처: 피치북 기반 로아인텔리전스 재가공


흥미로운 점은, 짧은 배송 시간을 두고 배달 스타트업들이 벌이고 있는 경쟁입니다. 유럽에서는 10~20분 내 배송을 보장하는 식료품 앱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일 단위 배달 경쟁을 넘어서, 분 단위의 배달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터키의 게티르(Getir), 독일의 고릴라(Gorillas)와 플링크(Flink), 영국의 위지(Weezy), 잽(Zapp), 디자(Dija)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유럽 주요 큐커머스 스타트업 투자


10분 배달의 비밀, 다크스토어


10분 만에 배송을 보장한다는 울트라패스트(Ultrafast) 딜리버리 혹은 큐커머스(Qcommerce) 서비스는 아마존(Amazon)과 쿠팡, 마켓컬리에서 제공하고 있는 당일배송, 새벽배송보다 더욱 빠른 배송 서비스입니다. 고릴라의 마케팅 문구 "faster than you can"말 그대로 소비자가 집 앞에 슈펴마켓을 다녀오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빠른 딜리버리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 것은 소위 다크스토어(Dark Store)라고 불리는 작은 풀필먼트 센터를 활용한 덕분인데요. 다크 스토어는 기존의 도심 내 매장을 지역형 물류 거점으로 변환한 것으로 많은 온라인 주문을 처리하는 데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다크스토어란?

1. 3,000 제곱 피트(약 84평) 가량의 작은 풀필먼트 센터로, 

2. 도심지역 곳곳에 배치되어있고, 

3. 슈퍼마켓(통상적으로 3만여 가지의 품목 보유)보다 훨씬 적은 1,000~2,000개 가량의 품목만 확보해두는 것이 주요한 특징입니다. 



고릴라와 크로거의 서비스 이용 범위 비교

출처: 사크라


위와 같이 제한된 지역 내에서 소비자들의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배달 인력들이 해당 상품을 담고, 자전거 혹은 스쿠터와 같은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활용해 빠르게 배달함으로써, 울트라패스트 딜리버리 업체들이 2005년 아마존이 처음 내세웠던 2일 배송과 같은 강력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더 빠르게, 중간 단계는 없앤다


프라이빗 시장 리서치 플랫폼 사크라(Sacra)는 다크스토어 운영업체들이 이러한 방식을 통해 0.75 마일(약 1.2km) 반경 이내라면 10~15분 내에 배달을 보장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일반적인 음식 배달 서비스보다도 훨씬 빠른 것으로, 딜리버루(Deliveroo)가 시간당 2곳, 도미노(Dominos)는 시간당 4곳, 팜스테드(Farmstead)는 시간당 5곳에 배달할 수 있지만, 10분 배송의 대표주자 게티르는 시간당 6곳의 배달을 처리하며 일반적인 음식 배달 서비스보다도 더욱 많은 배달을 처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울트라패스트 딜리버리 업체들은 단순히 빠른 시간 안에 배달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복잡한 유통단계를 단순화해, 불필요한 비용을 감소시켰다는 것도 주요 장점으로 꼽힙니다. 테스코(Tesco), 월마트(Walmart), 크로거(Kroger), 아마존의 경우 상품 배급업체에서 물류창고로, 물류창고에서 매장으로 세 단계에 걸쳐 유통이 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반면, 고릴라를 포함한 울트라패스트 딜리버리 업체들은 물품 납품업체로부터 상품을 직접 제공받고, 물류관리부터 상품 판매까지 하나의 장소에서 해결하기 때문에 중간 단계에서 빠져나가는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었습니다. 


울트라패스트 딜리버리 서비스업체의 예상 공헌이익

이미지 출처: 사크라


때문에 비즈니스가 일정 성숙도에 이르면, 일반적인 슈퍼마켓보다 높은 매출총이익을 기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사크라는 안정화된 업체의 경우 25달러의 주문을 매일 500번 가량 받는다면, 다크스토어의 공헌이익(매출액에서 변동비를 제외한 금액으로, 수익실현 가능성을 판단하는 척도로 주로 활용)은 주문 당 대략 3.3달러로, 공헌이익률은 13.2%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차세대 우버가 될까? 라임으로 전락할까? 


10분 만에 상품을 배달받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편리한 서비스이기는 하나, 비즈니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풀필먼트를 구축하고, 모든 온디맨드 서비스가 그러하듯 배달인력들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규모의 자본 투자가 뒤따라야만 합니다. 때문에 이들 울트라패스트 딜리버리 스타트업들이 출혈적인 투자 단계를 넘어서 안정적인 흑자를 실현할 수 있을지 바라보는 시선은 상이합니다. 울트라패스트 딜리버리 서비스는 리테일의 미래로 자리할까요? 아니면 손익분기점을 돌파하지 못하고 사라지게될까요?


일각에서는 울트라패스트 딜리버리 스타트업들이 차세대 우버(Uber)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합니다. 택시 운전사가 승객을 찾아 마을을 빙빙 돌아야 했던 전통적인 방식과 달리, 앱을 통해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해줌으로써 우버는 택시 업계를 뒤집어 놓았는데요. 장을 보러가기 위해 사야할 물품들을 정리하고, 시간을 내서 마트에 다녀오는 것이 아니라, 휴대폰 화면에 몇 번의 터치로 소비자가 필요한 물품을 빠르게 사도록 함으로써 우리가 쇼핑하는 방식을 아예 바꾸어 놓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이와 같이 해당 영역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전문가들은 비록 지금 온디맨드 식료품 시장은 작은 규모에 불과하지만, 아마존과 우버가 혁신적인 비즈니스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했듯, 이들 또한 식료품 소비 방식을 변화시키고 업계 주류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우버의 총예약금(Gross Bookings) 추이 (백만 달러)

출처: 우버 IR 기반 로아인텔리전스 재가공


반면, 공유 스쿠터 및 자전거 스타트업과 같은 사례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시각 또한 존재합니다. 공유 스쿠터 비즈니스와 울트라패스트 딜리버리 모두 초기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하지만, 고객 로열티가 낮거나 없으며, 서비스 전환비용이 낮아 고객 유출율이 높다는 점이 공통적인데요. 장밋빛 미래로만 보이던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은 불과 몇 년만에 투자자들에게 쓰디쓴 현실을 보여주었습니다.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에서 버드(Bird)와 라임(Lime)이 유니콘에 등극한 뒤로 경쟁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고, 현재 3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2019년 리프트(Lyft)는 스쿠터 비즈니스를 6개 도시에서 중단하였고, 우버는 관련 비즈니스를 라임 측에 매각하는 등 중도 포기업체가 속출했습니다. 라임은 지난해 긴급자금 조달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80% 감소했으며, 버드 역시 올해 5월 SPAC 합병 상장을 추진하며 자금 조달을 추진했지만,  기업가치는 2020년 초 28억 5,000만 달러에서 23억 달러로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온디맨드 서비스 사례 - 버드


주문 당 공헌이익이 적자에 머물거나, 수요가 기대한 만큼 증가하지 않는다면, 온디맨드 식료품 스타트업 또한 마이크로 모빌리티와 마찬가지로 빠른 속도로 현금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피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울트라패스트 딜리버리 업체들은 비즈니스를 지속하는 것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추가 자금을 확보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게될 것입니다. 식료품 테크업체 오카도(Ocado)의 사업부 오카도 솔루션(Ocado Solutions)의 CEO 루크 젠슨(Luke Jensen)은 "식료품 스타트업이 가지고 있는 기회의 규모 대비 너무 많은 자금이 투입 되었다"며, "해당 플레이어 간의 수많은 합종연횡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다른 전문가들은 아마존 혹은 주요 식료품 리테일러들이 해당 스타트업을 인수할 가능성 또한 크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전망과 대응 


설립 1년차도 안된 스타트업이 많은 상태에서, 울트라패스트 딜리버리 서비스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팬데믹 이후 온라인 식료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해당 스타트업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일례로 미국의 온라인 식료품 매출액은 2019년 620억 달러에서 지난해 960억으로 증가했으며, 전체 온라인 지출에서 식료품 구매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5%에서 7%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비록 연평균 성장률은 점차 둔화될테지만, 2025년에는 식료품 구매 중 12% 가까이가 온라인에서 발생하며 온라인 식료품 업계는 1,920억 달러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온디맨드 식료품 스타트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들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우선, 1) 공급망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상품 공급업체들과 협상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개업체가 생략된 만큼, 이들은 공급측면을 직접 관리해야 하는 것인데요. 이러한 스타트업들은 보통 온디맨드 서비스와 관련된 경험이 있는 팀으로 구성되지만, 이와 못지않게 공급 측면을 관리하는 기술 또한 매우 중요해진 것입니다. 규모를 확장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도 주요 해결 과제입니다. 관리하는 품목이 늘어나면서 신선식품과 같이 2) 쉽게 부패하는 상품에 대한 관리가 필수적이고 , 상품마다 3) 상이한 재고관리 조건을 각각의 다크스토어가 만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 볼 때, 온디맨드 식료품 스타트업이 신선식품보다 도심 내 소규모의 풀필먼트에 더욱 적합한 상품군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의견 또한 존재합니다. 크로거와 같은 업체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닌, 편의점과 같은 방식으로 쉽게 상하지 않으면서도 프리미엄이 높은 상품을 위주로 판매하는 것이 해결책으로 언급되는데요. 잘 상하지 않기 때문에 재고 관리도 훨씬 용이해지며, HDMI 케이블과 같은 전자장치, 화장품, 술과 같은 카테고리의 조합으로 평균 주문 금액(AOV)과 마진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온디맨드 서비스들은 초기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규모 유저를 확보하면, 마진이 높은 상품군을 함께 번들링해 흑자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안정화시킵니다. 팬데믹으로 인기를 얻은 울트라패스트 딜리버리 모델이 막대한 손실의 구간을 벗어나, 리테일 시장의 우버로 자리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소비자가 직접 가는 것 보다 빠르다, 이제는 분 단위 배송


집을 나서면 옆 집 현관 곳곳에 놓인 마켓컬리 상자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올해 5월을 기준으로 누적 가입자 수가 800만 명을 넘었으니, 여섯 명 중 한 명은 마켓컬리를 이용해본 셈인데요. 쿠팡이 나스닥에 상장한 것에 뒤이어, 국내 대표 이커머스 업체 마켓컬리 또한 IPO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현재 마켓컬리는 미국 상장을 포기하고, 이르면 내년 초 국내 증시에 상장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당일배송, 새벽배송과 같은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며 신선식품과 생활용품을 배달해주는 트렌드가 우리나라에만 호황인 것은 아닙니다. 빠른 배송이라는 단어가 다소 생소하게 여겨졌던 해외에서도, 팬데믹 이후 각종 배달 서비스들이 열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인 열풍에 힘입어 (피치북 기준) 올해 식료품 스타트업들은 총합 100억 달러 이상을 유치하며, 반 년만에 지난해의 유치 총액인 70억 달러를 돌파할 수 있었습니다.


분기별 글로벌 식료품 스타트업 VC  투자 동향 (10억 달러)


출처: 피치북 기반 로아인텔리전스 재가공


흥미로운 점은, 짧은 배송 시간을 두고 배달 스타트업들이 벌이고 있는 경쟁입니다. 유럽에서는 10~20분 내 배송을 보장하는 식료품 앱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일 단위 배달 경쟁을 넘어서, 분 단위의 배달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터키의 게티르(Getir), 독일의 고릴라(Gorillas)와 플링크(Flink), 영국의 위지(Weezy), 잽(Zapp), 디자(Dija)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유럽 주요 큐커머스 스타트업 투자


10분 배달의 비밀, 다크스토어


10분 만에 배송을 보장한다는 울트라패스트(Ultrafast) 딜리버리 혹은 큐커머스(Qcommerce) 서비스는 아마존(Amazon)과 쿠팡, 마켓컬리에서 제공하고 있는 당일배송, 새벽배송보다 더욱 빠른 배송 서비스입니다. 고릴라의 마케팅 문구 "faster than you can"말 그대로 소비자가 집 앞에 슈펴마켓을 다녀오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빠른 딜리버리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 것은 소위 다크스토어(Dark Store)라고 불리는 작은 풀필먼트 센터를 활용한 덕분인데요. 다크 스토어는 기존의 도심 내 매장을 지역형 물류 거점으로 변환한 것으로 많은 온라인 주문을 처리하는 데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다크스토어란?

1. 3,000 제곱 피트(약 84평) 가량의 작은 풀필먼트 센터로, 

2. 도심지역 곳곳에 배치되어있고, 

3. 슈퍼마켓(통상적으로 3만여 가지의 품목 보유)보다 훨씬 적은 1,000~2,000개 가량의 품목만 확보해두는 것이 주요한 특징입니다. 



고릴라와 크로거의 서비스 이용 범위 비교

출처: 사크라


위와 같이 제한된 지역 내에서 소비자들의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배달 인력들이 해당 상품을 담고, 자전거 혹은 스쿠터와 같은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활용해 빠르게 배달함으로써, 울트라패스트 딜리버리 업체들이 2005년 아마존이 처음 내세웠던 2일 배송과 같은 강력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더 빠르게, 중간 단계는 없앤다


프라이빗 시장 리서치 플랫폼 사크라(Sacra)는 다크스토어 운영업체들이 이러한 방식을 통해 0.75 마일(약 1.2km) 반경 이내라면 10~15분 내에 배달을 보장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일반적인 음식 배달 서비스보다도 훨씬 빠른 것으로, 딜리버루(Deliveroo)가 시간당 2곳, 도미노(Dominos)는 시간당 4곳, 팜스테드(Farmstead)는 시간당 5곳에 배달할 수 있지만, 10분 배송의 대표주자 게티르는 시간당 6곳의 배달을 처리하며 일반적인 음식 배달 서비스보다도 더욱 많은 배달을 처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울트라패스트 딜리버리 업체들은 단순히 빠른 시간 안에 배달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복잡한 유통단계를 단순화해, 불필요한 비용을 감소시켰다는 것도 주요 장점으로 꼽힙니다. 테스코(Tesco), 월마트(Walmart), 크로거(Kroger), 아마존의 경우 상품 배급업체에서 물류창고로, 물류창고에서 매장으로 세 단계에 걸쳐 유통이 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반면, 고릴라를 포함한 울트라패스트 딜리버리 업체들은 물품 납품업체로부터 상품을 직접 제공받고, 물류관리부터 상품 판매까지 하나의 장소에서 해결하기 때문에 중간 단계에서 빠져나가는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었습니다. 


울트라패스트 딜리버리 서비스업체의 예상 공헌이익

이미지 출처: 사크라


때문에 비즈니스가 일정 성숙도에 이르면, 일반적인 슈퍼마켓보다 높은 매출총이익을 기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사크라는 안정화된 업체의 경우 25달러의 주문을 매일 500번 가량 받는다면, 다크스토어의 공헌이익(매출액에서 변동비를 제외한 금액으로, 수익실현 가능성을 판단하는 척도로 주로 활용)은 주문 당 대략 3.3달러로, 공헌이익률은 13.2%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차세대 우버가 될까? 라임으로 전락할까? 


10분 만에 상품을 배달받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편리한 서비스이기는 하나, 비즈니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풀필먼트를 구축하고, 모든 온디맨드 서비스가 그러하듯 배달인력들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규모의 자본 투자가 뒤따라야만 합니다. 때문에 이들 울트라패스트 딜리버리 스타트업들이 출혈적인 투자 단계를 넘어서 안정적인 흑자를 실현할 수 있을지 바라보는 시선은 상이합니다. 울트라패스트 딜리버리 서비스는 리테일의 미래로 자리할까요? 아니면 손익분기점을 돌파하지 못하고 사라지게될까요?


일각에서는 울트라패스트 딜리버리 스타트업들이 차세대 우버(Uber)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합니다. 택시 운전사가 승객을 찾아 마을을 빙빙 돌아야 했던 전통적인 방식과 달리, 앱을 통해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해줌으로써 우버는 택시 업계를 뒤집어 놓았는데요. 장을 보러가기 위해 사야할 물품들을 정리하고, 시간을 내서 마트에 다녀오는 것이 아니라, 휴대폰 화면에 몇 번의 터치로 소비자가 필요한 물품을 빠르게 사도록 함으로써 우리가 쇼핑하는 방식을 아예 바꾸어 놓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이와 같이 해당 영역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전문가들은 비록 지금 온디맨드 식료품 시장은 작은 규모에 불과하지만, 아마존과 우버가 혁신적인 비즈니스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했듯, 이들 또한 식료품 소비 방식을 변화시키고 업계 주류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우버의 총예약금(Gross Bookings) 추이 (백만 달러)

출처: 우버 IR 기반 로아인텔리전스 재가공


반면, 공유 스쿠터 및 자전거 스타트업과 같은 사례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시각 또한 존재합니다. 공유 스쿠터 비즈니스와 울트라패스트 딜리버리 모두 초기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하지만, 고객 로열티가 낮거나 없으며, 서비스 전환비용이 낮아 고객 유출율이 높다는 점이 공통적인데요. 장밋빛 미래로만 보이던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은 불과 몇 년만에 투자자들에게 쓰디쓴 현실을 보여주었습니다.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에서 버드(Bird)와 라임(Lime)이 유니콘에 등극한 뒤로 경쟁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고, 현재 3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2019년 리프트(Lyft)는 스쿠터 비즈니스를 6개 도시에서 중단하였고, 우버는 관련 비즈니스를 라임 측에 매각하는 등 중도 포기업체가 속출했습니다. 라임은 지난해 긴급자금 조달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80% 감소했으며, 버드 역시 올해 5월 SPAC 합병 상장을 추진하며 자금 조달을 추진했지만,  기업가치는 2020년 초 28억 5,000만 달러에서 23억 달러로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온디맨드 서비스 사례 - 버드


주문 당 공헌이익이 적자에 머물거나, 수요가 기대한 만큼 증가하지 않는다면, 온디맨드 식료품 스타트업 또한 마이크로 모빌리티와 마찬가지로 빠른 속도로 현금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피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울트라패스트 딜리버리 업체들은 비즈니스를 지속하는 것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추가 자금을 확보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게될 것입니다. 식료품 테크업체 오카도(Ocado)의 사업부 오카도 솔루션(Ocado Solutions)의 CEO 루크 젠슨(Luke Jensen)은 "식료품 스타트업이 가지고 있는 기회의 규모 대비 너무 많은 자금이 투입 되었다"며, "해당 플레이어 간의 수많은 합종연횡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다른 전문가들은 아마존 혹은 주요 식료품 리테일러들이 해당 스타트업을 인수할 가능성 또한 크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전망과 대응 


설립 1년차도 안된 스타트업이 많은 상태에서, 울트라패스트 딜리버리 서비스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팬데믹 이후 온라인 식료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해당 스타트업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일례로 미국의 온라인 식료품 매출액은 2019년 620억 달러에서 지난해 960억으로 증가했으며, 전체 온라인 지출에서 식료품 구매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5%에서 7%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비록 연평균 성장률은 점차 둔화될테지만, 2025년에는 식료품 구매 중 12% 가까이가 온라인에서 발생하며 온라인 식료품 업계는 1,920억 달러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온디맨드 식료품 스타트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들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우선, 1) 공급망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상품 공급업체들과 협상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개업체가 생략된 만큼, 이들은 공급측면을 직접 관리해야 하는 것인데요. 이러한 스타트업들은 보통 온디맨드 서비스와 관련된 경험이 있는 팀으로 구성되지만, 이와 못지않게 공급 측면을 관리하는 기술 또한 매우 중요해진 것입니다. 규모를 확장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도 주요 해결 과제입니다. 관리하는 품목이 늘어나면서 신선식품과 같이 2) 쉽게 부패하는 상품에 대한 관리가 필수적이고 , 상품마다 3) 상이한 재고관리 조건을 각각의 다크스토어가 만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 볼 때, 온디맨드 식료품 스타트업이 신선식품보다 도심 내 소규모의 풀필먼트에 더욱 적합한 상품군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의견 또한 존재합니다. 크로거와 같은 업체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닌, 편의점과 같은 방식으로 쉽게 상하지 않으면서도 프리미엄이 높은 상품을 위주로 판매하는 것이 해결책으로 언급되는데요. 잘 상하지 않기 때문에 재고 관리도 훨씬 용이해지며, HDMI 케이블과 같은 전자장치, 화장품, 술과 같은 카테고리의 조합으로 평균 주문 금액(AOV)과 마진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온디맨드 서비스들은 초기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규모 유저를 확보하면, 마진이 높은 상품군을 함께 번들링해 흑자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안정화시킵니다. 팬데믹으로 인기를 얻은 울트라패스트 딜리버리 모델이 막대한 손실의 구간을 벗어나, 리테일 시장의 우버로 자리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