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리포트] 억만장자들의 여름캠프, '선밸리'에서 생긴 일

['실리콘밸리 리포트'로아와 실리콘밸리의 혁신을 전하는 '팀 미라클레터'가 협업하여 제공해 드리는 특별한 아티클입니다. 이번 편을 시작으로 1개월에 한 번씩,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최신 비즈니스 트렌드를 현지에서 직접 전해드리겠습니다.]



1조원 이상의 자산가들만 초대받을 수 있는 이벤트가 있습니다. 바로 매년 7월 초, 미국 서부에 있는 아이다호 주에서 열리는 '선밸리 컨퍼런스'라는 행사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돈이 많고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 한 곳에 모이는 해당 이벤트는 1983년부터 개최되어 왔습니다. 행사가 진행되는 아이다호 주는 미국 내에서도 삼림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인데요. 그 가운데서도 선밸리는 여름에 골프, 승마, 산악, 자전거, 수영 등 레저스포츠를 즐기기에 적합해 조만장자들의 휴가지로 인기가 많습니다. (참고로 매년 1월에 스위스의 산골마을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에도 세계 정상급 인사들과 기업 CEO들이 대거 참가한다고 합니다.)


선밸리 컨퍼런스는 미국 투자회사인 '앨런앤컴퍼니'가 주최하고 있는데요. 앨런앤컴퍼니가 디스커버리·뉴스코프·구글 등 미디어 기업에 주로 투자해온 만큼 행사에는 유독 미디어 기업의 오너들이 많이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선밸리 컨퍼런스가 무산되었기 때문에, 올해 진행된 행사는 2년 만에 개최된 셈입니다. 1조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거물급 인사들이 휴가를 보낼 목적으로만 선밸리에 모인 것은 아니겠죠. 물론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물밑 협상들이 훨씬 많겠지만, 선밸리에서 조만장자 사이의 네트워킹과 비즈니스 협력 시도가 있었을 것이라는 점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입니다.


▼ 7월 초, 미국 아이다호 주에 있는 선밸리로 속속 도착하고 있는 조만장자들의 전용비행기 ▼


그렇다면 그 어느때보다 뜨거웠던 올해 여름과 과거의 선밸리에서는 과연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본격적인 내용에 들어가기 앞서 우선 올해 선밸리 컨퍼런스 참가자들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2021년 선밸리 컨퍼러스 참가자 명단

제프 베조스(아마존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창업자),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사티아 나델라(마이크로소프트 CEO), 순다르 피차이(구글 CEO), 셰릴 샌드버그(페이스북 COO), 팀쿡(애플 CEO), 워런 버핏(현존하는 최고의 투자자로 평가되는 인물), 리드 헤이스팅스(넷플릭스 창업자), 테드 사란도스(넷플릭스 CEO), 존 말론(미국에서 부동산이 가장 많은 사람. 리버티 미디어 최대주주), 앤더슨 쿠퍼(CNN 앵커), 데이빗 자슬라프 (디스커버리 CEO), 제임스 머독 (팍스 CEO), 제프리 카젠버그(전 드림웍스 CEO), 샘 알트만(전 YC회장), 앤디 제시(아마존 CEO), 패트릭 콜리젼(스트라이프의 CEO), 에반 스피겔(스냅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에어비앤비 CEO), 더그 맥밀란(월마트 CEO), 밥 아이거(디즈니 CEO), 제이슨 킬라(워너미디어 CEO), 샤리 레드스톤(비아콤CBS CEO), 로저 구델(NFL의 커미셔너), 존 헨리(미국 야구단 보스턴 레드삭스의 오너), 아담 실버(NBA의 리그 커미셔너), 밥 맨프레드(뉴잉글랜드패트리어츠의 커미셔너), 제이 모나한(PGA투어 커미셔너), 바비 코틱(액티비젼 블리자드의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코인베이스의 CEO), 리드 호프만(링크드인 창업자, 그레이락 벤처스의 CEO), 브라이언 로버츠(컴캐스트 CEO) 등


+뉴스코퍼레이션의 창업자 루퍼트 머독, 페이팔 마피아이자 팔란티어의 창업자인 피터 틸, 트위터의 창업자 잭 도어시 등 매년 참석하던 멤버들은 올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콘텐츠를 필요로 하는 애플, 미식축구 경기 중계권 따낼까?


이번 선밸리 컨퍼런스에는 애플 CEO인 팀 쿡도 참여했습니다. 근데 가만? 선밸리 컨퍼런스는 미디어 기업의 오너들이 주로 참가하는 이벤트라고 말씀드렸는데,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만드는 애플 CEO의 등장이 조금 뜬금없다고 생각하지 않으셨나요?


사실 애플은 TV와 동영상 스트리밍을 비롯한 미디어 시장에 매우 관심이 많은 기업입니다. 구글이 유튜브를 운영하고 넷플릭스가 콘텐츠 스트리밍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애플은 2019년 11월부터 '애플TV플러스'라는 스트리밍 비즈니스를 운영해 왔습니다. 그러므로 애플 CEO가 애플의 동영상 스트리밍 사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선밸리 컨퍼런스에서 활발한 미팅을 가진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사실이죠.


특히 이번 선밸리 컨퍼런스에서 팀 쿡 애플 CEO가 NFL(미국 미식축구 리그)의 기관 대표자와 접촉했다는 사실이 전해져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미국 IT매체인 더인포메이션의 보도에 따르면, 일요일 밤 미식축구 경기의 중계권을 애플이 가져가는 것을 놓고 협상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는 과연 무엇을 의미할가요?


애플은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애플TV플러스를 운영해왔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시장조사 기관인 모펫나탄슨에 따르면, 2020년 4분기에 애플TV플러스로 영상을 시청한 미국 가정은 10~11%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서 넷플릭스, 아마존프라임, 훌루, 디즈니+ 등 업체에 비해 애플이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시점에서 애플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요? 유튜브에는 '강남스타일', 넷플릭스에는 '하우스오브카즈'라는 엄청난 콘텐츠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콘텐츠의 인기가 이들 플랫폼의 인기를 견인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팀미라클레터가 직접 만난 우버의 CEO인 다라 코스로샤흐는 "기술보다 콘텐츠가 왕이다"라고 힘줘 말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애플도 일요일 밤 미식축구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콘텐츠에 목 마른 상태인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애플은 아마존에서 스포츠 동영상 사업을 담당한 적 있는 제임스 디렌조를 영입한 이후, 미국 대학의 스포츠 중계권을 따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들을 선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올해 선밸리 컨퍼런스에 참가한 애플 CEO 팀 쿡 ▼



◆ 이기기 위해 필요한 것은 '덩치', 협력과 인수합병으로 몸집 불리기 나선 기업들


미국 방송사 'CBS', 영화제작 및 배급사 '파라마운트', 미디어 콘텐츠 회사 '비아컴CBS' 등 기업들은 몸집 불리기에 나섰습니다. 이들의 움직임은 스트리밍 시장에서 넷플릭스에 맞서기 위해 덩치를 키우고 협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는데요. 가장 가까운 예로는 2021년 5월에 발표된 '워너미디어'를 인수하기 위한 디스커버리 그룹의 대규모 딜입니다. 워너미디어는 CNN·HBO·TNT 등과 같은 케이블 채널을 갖고 있으며, 영화 등 헐리우드의 각종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스튜디오 '워너 브러더스'를 보유한 것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해당 인수를 통해 디스커버리 그룹은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서 쉽게 밀리지 않을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비아컴CBS는 CBS와 파라마운트를 보유한 기업인데, 스트리밍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을 갖춘 파트너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렇다 보니 올해의 선밸리 컨퍼런스에서는 비아컴CBS의 CEO인 샤리 레드스톤에게 큰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습니다. 비아컴CBS는 현재 아마존과 넷플릭스에 인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아마존과 넷플릭스 모두 비아콤CBS를 인수할 수 있는 수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비아컴CBS의 콘텐츠 제작 능력이 욕심을 부를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가 보유한 현금은 101억 달러, 아마존의 보유현금은 240억 달러 정도입니다. 비아컴CBS의 시가총액이 260억 달러 수준인데, 비아컴CBS의 실질적 소유주인 레드스톤 가문의 지분이 5% 미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0억 달러 가량으로 비아콤CBS를 인수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아마존과 넷플릭스 외에 비아컴CBS에 눈독을 들이는 기업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미국 최대의 인터넷 통신망 기업인 컴캐스트인데요. 최근 '피콕(Peacock)'이라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만큼 비아컴CBS에 대한 관심이 많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이밖에 잠재적 협력 대상자로 꼽히는 의외의 기업도 있습니다. 바로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개발한 곳으로 유명한 '액티비전 블리자드 그룹'입니다. 세 기업의 수장들 모두 이번 선밸리 컨퍼런스에 참여한 만큼, 의미 있는 만남을 가졌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 비아컴CBS의 CEO인 샤리 레드스톤 ▼



◆ 선밸리에서는 굵직한 M&A 논의가 일상, 지금까지 어떤 사례가 있었나?


세계에서 내놓으라 하는 기업가들이 모인 선밸리에서는 굵직한 M&A 논의가 일상입니다. 특히 선밸리 컨퍼런스를 기점으로 인수합병에 대한 이야기가 싹 튼 사례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2014년 선밸리 컨퍼런스에서는 당시 '야후'의 CEO였던 멜리사 메이어와 인터넷 통신업체인 '아메리카온라인'의 CEO였던 팀 암스트롱의 비밀 회동이 화제였습니다. 당시 언론들은 선밸리 리조트의 바에서 이루어진 그들의 만남이 '사교' 목적이 아닌 진지함 그 자체였다고 전했는데요. 특히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바의 셔터를 내리다시피 하고, 행사 참석자들의 출입까지 금지시켰다는 사실이 전해져 사람들의 궁금증은 더해져만 갔습니다. (참고로 2009년부터 선밸리에 있는 호텔 바에는 기자들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선밸리 참가자들이 편하게 사업 얘기를 나눌 수 있도록 배려 차원에서 내려진 결정이라고 하죠. 2010년부터 기자들의 호텔 예약이 금지되었고, 지금은 호텔 로비 출입조차 안된다고 합니다.)


비밀 회동으로부터 3년 뒤, 아메리카온라인은 미국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과 함께 야후 인수를 진행했습니다. 당시 두 CEO가 선밸리의 바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알려진 바는 없지만, 해당 인수 사실이 그들의 대화 내용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데요. 아마 인수 조건을 놓고 서로 줄다리기를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2011년에 컴캐스트가 NBC유니버셜을 인수하며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파란을 일으킨 사건, 혹시 오다가다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 사건 역시 선밸리에서 비밀리에 시작된 것이라고 합니다. 2009년 선밸리 컨퍼런스에서 NBC유니버셜을 보유한 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골프장 옆에 위치한 콘도의 한 방에서 컴캐스트 창업자인 랄프 로버츠와 비밀리에 만남을 가졌습니다. 당시 NBC유니버셜 CEO도 선밸리에 있었지만, 해당 협상은 그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아마존이 미국 언론사인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계기 역시 선밸리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친구를 통해 워싱턴포스트가 매물로 나왔다는 사실을 듣게 된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 그는 이후 선밸리에서 위싱턴포스트의 회장인 도널드 그래햄을 만나 3시간 가량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선밸리의 여유로운 분위기 때문이었을까요? 제프 베조스는 2억5천만 달러라는 워싱턴포스트의 인수가격을 듣자마자 별도의 협상 없이 그 자리에서 '사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집니다.


1995년의 선밸리에서는 즉흥적으로 M&A가 이루어진 드라마 같은 사건도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디즈니 CEO였던 마이클 아이즈너는 선밸리 컨퍼런스에서 우연히 만난 워런 버핏에게 "디즈니가 ABC방송국과 뭔가를 같이 하게 되면 좋을 것 같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했다고 하는데요. 마이클 아이즈너가 즉흥적으로 던진 질문이 마음에 들었던 워런 버핏은, 그 자리에서 직접 같은 행사에 참가 중이던 ABC 회장을 소개해 줬다고 합니다. 현장에서 의기투합한 세 사람, 이 만남은 결국 인수합병으로 이어졌습니다.


▼ 선밸리 컨퍼런스가 열리는 '선밸리로지'의 오리연못 ▼



◆ 아름다운 선밸리에서 껄끄러운 만남 가졌을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선밸리 컨퍼런스에는 협력과 인수합병이라는 아름다운 결말 외에 껄끄러운 만나도 존재합니다. 올해에는 구글 CEO인 순다르 피차이와 마이크로소프트 CEO인 사티아 나델라가 불편한 만남을 가졌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비슷한 시기에 IT기업 CEO로 임명된 데다, 인도 출신이라는 공통점까지 있었던 두 사람은 일종의 협정 같은 것을 맺게 됩니다. 그동안 서로에게 제기했던 각종 소송들을 모두 취하하고, 서로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평판을 깎아내리는 정치로비와 비방전을 삼가기로 한 것이죠.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전해지고 있는 바에 따르면, 해당 협정은 6년 전에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는 이 평화협정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에서 안드로이드 앱을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상황을 이끌어내고자 힘썼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그리 쉽게 이뤄지지 않았고, 올해 6월에 발표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11 업데이트에 겨우 적용됐다고 하죠. 평화협정 시점으로부터 6년이나 걸린 셈입니다.


해당 협정은 올해 4월에 시한이 마무리되었는데, 두 CEO 모두 평화협정을 연장할 의지가 없어보였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입니다. 협정 기간 동안 지지부진했던 진행속도 때문이었을까요? 두 기업은 서서히 서로에 대한 비방을 시작했습니다. 소프트웨어 기업끼리 열린 마음으로 더 큰 성장을 이룩하자고 손가락을 걸었던 협정이 깨지기 시작한 것이죠. 2019년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이 각종 웹페이지에서 광고자리를 검색하게 해주는 ‘서치애드360’이,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엔진인 ‘빙’을 차별대우 한다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인 브래드 스미스가 “구글에게 문제를 제기했지만, 구글은 귀머거리 행세만 한다”며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고 합니다.


구글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습니다. 올해 5월 구글의 전무(Senior VP)인 켄트 워커는 블로그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법을 바꾸려고 로비를 하고 공격을 하는 익숙한 전법으로 다시 돌아갔다”며 “이건 기업이 갖고 있는 기회주의적 면모의 민낯이다"라고 날 선 비난을 하기도 했습니다.


▼ 선밸리 컨퍼런스에 참가한 미국 IT기업 주요 인물들 (왼쪽부터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



◆ 선밸리에서는 조만장자의 인간적인 면모도 포착 가능


선밸리 컨퍼런스가 주목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 오너들의 인간적인 면모까지 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올해 행사에서 심각한 기후변화 문제를 주제로 연설을 진행한 빌 게이츠,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선밸리 컨퍼런스 참가자들을 향해 기후변화 문제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하며 연설을 잘 마쳤지만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했습니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빌 게이츠의 이혼에 관한 질문이 나왔는데, 빌 게이츠는 전적으로 자신의 잘못이 크다는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뉴욕포스트에 해당 상황을 전달한 익명의 참가하는 빌 게이츠가 거의 울 뻔했다고 표현했습니다.


2007년에는 당시 구글 CEO였던 에릭 슈미트가 비아컴 창업자 섬너 레드스톤을 향해 공격적인 말들을 내뱉으며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낸 일이 있었습니다. 미국 케이블TV 회사인 비아컴이 저작권 위반을 이유로 유튜브에 10억 달러의 소송을 걸었는데, 이와 관련해 선밸리 컨퍼런스에서 에릭 슈미트가 "비아컴은 소송으로 커진 기업"이라며 "그 회사의 역사를 한 번 들여다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저격했다고 합니다.


▼ 올해 선밸리 컨퍼런스에 참가 중인 페이스북의 2인자 셰릴 샌드버그(오른쪽)와 약혼자 톰 번설▼


[실리콘밸리 리포트] 억만장자들의 여름캠프, '선밸리'에서 생긴 일

['실리콘밸리 리포트'로아와 실리콘밸리의 혁신을 전하는 '팀 미라클레터'가 협업하여 제공해 드리는 특별한 아티클입니다. 이번 편을 시작으로 1개월에 한 번씩,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최신 비즈니스 트렌드를 현지에서 직접 전해드리겠습니다.]



1조원 이상의 자산가들만 초대받을 수 있는 이벤트가 있습니다. 바로 매년 7월 초, 미국 서부에 있는 아이다호 주에서 열리는 '선밸리 컨퍼런스'라는 행사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돈이 많고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 한 곳에 모이는 해당 이벤트는 1983년부터 개최되어 왔습니다. 행사가 진행되는 아이다호 주는 미국 내에서도 삼림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인데요. 그 가운데서도 선밸리는 여름에 골프, 승마, 산악, 자전거, 수영 등 레저스포츠를 즐기기에 적합해 조만장자들의 휴가지로 인기가 많습니다. (참고로 매년 1월에 스위스의 산골마을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에도 세계 정상급 인사들과 기업 CEO들이 대거 참가한다고 합니다.)


선밸리 컨퍼런스는 미국 투자회사인 '앨런앤컴퍼니'가 주최하고 있는데요. 앨런앤컴퍼니가 디스커버리·뉴스코프·구글 등 미디어 기업에 주로 투자해온 만큼 행사에는 유독 미디어 기업의 오너들이 많이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선밸리 컨퍼런스가 무산되었기 때문에, 올해 진행된 행사는 2년 만에 개최된 셈입니다. 1조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거물급 인사들이 휴가를 보낼 목적으로만 선밸리에 모인 것은 아니겠죠. 물론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물밑 협상들이 훨씬 많겠지만, 선밸리에서 조만장자 사이의 네트워킹과 비즈니스 협력 시도가 있었을 것이라는 점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입니다.


▼ 7월 초, 미국 아이다호 주에 있는 선밸리로 속속 도착하고 있는 조만장자들의 전용비행기 ▼


그렇다면 그 어느때보다 뜨거웠던 올해 여름과 과거의 선밸리에서는 과연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본격적인 내용에 들어가기 앞서 우선 올해 선밸리 컨퍼런스 참가자들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2021년 선밸리 컨퍼러스 참가자 명단

제프 베조스(아마존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창업자),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사티아 나델라(마이크로소프트 CEO), 순다르 피차이(구글 CEO), 셰릴 샌드버그(페이스북 COO), 팀쿡(애플 CEO), 워런 버핏(현존하는 최고의 투자자로 평가되는 인물), 리드 헤이스팅스(넷플릭스 창업자), 테드 사란도스(넷플릭스 CEO), 존 말론(미국에서 부동산이 가장 많은 사람. 리버티 미디어 최대주주), 앤더슨 쿠퍼(CNN 앵커), 데이빗 자슬라프 (디스커버리 CEO), 제임스 머독 (팍스 CEO), 제프리 카젠버그(전 드림웍스 CEO), 샘 알트만(전 YC회장), 앤디 제시(아마존 CEO), 패트릭 콜리젼(스트라이프의 CEO), 에반 스피겔(스냅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에어비앤비 CEO), 더그 맥밀란(월마트 CEO), 밥 아이거(디즈니 CEO), 제이슨 킬라(워너미디어 CEO), 샤리 레드스톤(비아콤CBS CEO), 로저 구델(NFL의 커미셔너), 존 헨리(미국 야구단 보스턴 레드삭스의 오너), 아담 실버(NBA의 리그 커미셔너), 밥 맨프레드(뉴잉글랜드패트리어츠의 커미셔너), 제이 모나한(PGA투어 커미셔너), 바비 코틱(액티비젼 블리자드의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코인베이스의 CEO), 리드 호프만(링크드인 창업자, 그레이락 벤처스의 CEO), 브라이언 로버츠(컴캐스트 CEO) 등


+뉴스코퍼레이션의 창업자 루퍼트 머독, 페이팔 마피아이자 팔란티어의 창업자인 피터 틸, 트위터의 창업자 잭 도어시 등 매년 참석하던 멤버들은 올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콘텐츠를 필요로 하는 애플, 미식축구 경기 중계권 따낼까?


이번 선밸리 컨퍼런스에는 애플 CEO인 팀 쿡도 참여했습니다. 근데 가만? 선밸리 컨퍼런스는 미디어 기업의 오너들이 주로 참가하는 이벤트라고 말씀드렸는데,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만드는 애플 CEO의 등장이 조금 뜬금없다고 생각하지 않으셨나요?


사실 애플은 TV와 동영상 스트리밍을 비롯한 미디어 시장에 매우 관심이 많은 기업입니다. 구글이 유튜브를 운영하고 넷플릭스가 콘텐츠 스트리밍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애플은 2019년 11월부터 '애플TV플러스'라는 스트리밍 비즈니스를 운영해 왔습니다. 그러므로 애플 CEO가 애플의 동영상 스트리밍 사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선밸리 컨퍼런스에서 활발한 미팅을 가진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사실이죠.


특히 이번 선밸리 컨퍼런스에서 팀 쿡 애플 CEO가 NFL(미국 미식축구 리그)의 기관 대표자와 접촉했다는 사실이 전해져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미국 IT매체인 더인포메이션의 보도에 따르면, 일요일 밤 미식축구 경기의 중계권을 애플이 가져가는 것을 놓고 협상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는 과연 무엇을 의미할가요?


애플은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애플TV플러스를 운영해왔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시장조사 기관인 모펫나탄슨에 따르면, 2020년 4분기에 애플TV플러스로 영상을 시청한 미국 가정은 10~11%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서 넷플릭스, 아마존프라임, 훌루, 디즈니+ 등 업체에 비해 애플이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시점에서 애플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요? 유튜브에는 '강남스타일', 넷플릭스에는 '하우스오브카즈'라는 엄청난 콘텐츠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콘텐츠의 인기가 이들 플랫폼의 인기를 견인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팀미라클레터가 직접 만난 우버의 CEO인 다라 코스로샤흐는 "기술보다 콘텐츠가 왕이다"라고 힘줘 말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애플도 일요일 밤 미식축구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콘텐츠에 목 마른 상태인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애플은 아마존에서 스포츠 동영상 사업을 담당한 적 있는 제임스 디렌조를 영입한 이후, 미국 대학의 스포츠 중계권을 따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들을 선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올해 선밸리 컨퍼런스에 참가한 애플 CEO 팀 쿡 ▼



◆ 이기기 위해 필요한 것은 '덩치', 협력과 인수합병으로 몸집 불리기 나선 기업들


미국 방송사 'CBS', 영화제작 및 배급사 '파라마운트', 미디어 콘텐츠 회사 '비아컴CBS' 등 기업들은 몸집 불리기에 나섰습니다. 이들의 움직임은 스트리밍 시장에서 넷플릭스에 맞서기 위해 덩치를 키우고 협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는데요. 가장 가까운 예로는 2021년 5월에 발표된 '워너미디어'를 인수하기 위한 디스커버리 그룹의 대규모 딜입니다. 워너미디어는 CNN·HBO·TNT 등과 같은 케이블 채널을 갖고 있으며, 영화 등 헐리우드의 각종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스튜디오 '워너 브러더스'를 보유한 것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해당 인수를 통해 디스커버리 그룹은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서 쉽게 밀리지 않을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비아컴CBS는 CBS와 파라마운트를 보유한 기업인데, 스트리밍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을 갖춘 파트너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렇다 보니 올해의 선밸리 컨퍼런스에서는 비아컴CBS의 CEO인 샤리 레드스톤에게 큰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습니다. 비아컴CBS는 현재 아마존과 넷플릭스에 인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아마존과 넷플릭스 모두 비아콤CBS를 인수할 수 있는 수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비아컴CBS의 콘텐츠 제작 능력이 욕심을 부를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가 보유한 현금은 101억 달러, 아마존의 보유현금은 240억 달러 정도입니다. 비아컴CBS의 시가총액이 260억 달러 수준인데, 비아컴CBS의 실질적 소유주인 레드스톤 가문의 지분이 5% 미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0억 달러 가량으로 비아콤CBS를 인수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아마존과 넷플릭스 외에 비아컴CBS에 눈독을 들이는 기업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미국 최대의 인터넷 통신망 기업인 컴캐스트인데요. 최근 '피콕(Peacock)'이라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만큼 비아컴CBS에 대한 관심이 많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이밖에 잠재적 협력 대상자로 꼽히는 의외의 기업도 있습니다. 바로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개발한 곳으로 유명한 '액티비전 블리자드 그룹'입니다. 세 기업의 수장들 모두 이번 선밸리 컨퍼런스에 참여한 만큼, 의미 있는 만남을 가졌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 비아컴CBS의 CEO인 샤리 레드스톤 ▼



◆ 선밸리에서는 굵직한 M&A 논의가 일상, 지금까지 어떤 사례가 있었나?


세계에서 내놓으라 하는 기업가들이 모인 선밸리에서는 굵직한 M&A 논의가 일상입니다. 특히 선밸리 컨퍼런스를 기점으로 인수합병에 대한 이야기가 싹 튼 사례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2014년 선밸리 컨퍼런스에서는 당시 '야후'의 CEO였던 멜리사 메이어와 인터넷 통신업체인 '아메리카온라인'의 CEO였던 팀 암스트롱의 비밀 회동이 화제였습니다. 당시 언론들은 선밸리 리조트의 바에서 이루어진 그들의 만남이 '사교' 목적이 아닌 진지함 그 자체였다고 전했는데요. 특히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바의 셔터를 내리다시피 하고, 행사 참석자들의 출입까지 금지시켰다는 사실이 전해져 사람들의 궁금증은 더해져만 갔습니다. (참고로 2009년부터 선밸리에 있는 호텔 바에는 기자들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선밸리 참가자들이 편하게 사업 얘기를 나눌 수 있도록 배려 차원에서 내려진 결정이라고 하죠. 2010년부터 기자들의 호텔 예약이 금지되었고, 지금은 호텔 로비 출입조차 안된다고 합니다.)


비밀 회동으로부터 3년 뒤, 아메리카온라인은 미국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과 함께 야후 인수를 진행했습니다. 당시 두 CEO가 선밸리의 바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알려진 바는 없지만, 해당 인수 사실이 그들의 대화 내용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데요. 아마 인수 조건을 놓고 서로 줄다리기를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2011년에 컴캐스트가 NBC유니버셜을 인수하며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파란을 일으킨 사건, 혹시 오다가다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 사건 역시 선밸리에서 비밀리에 시작된 것이라고 합니다. 2009년 선밸리 컨퍼런스에서 NBC유니버셜을 보유한 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골프장 옆에 위치한 콘도의 한 방에서 컴캐스트 창업자인 랄프 로버츠와 비밀리에 만남을 가졌습니다. 당시 NBC유니버셜 CEO도 선밸리에 있었지만, 해당 협상은 그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아마존이 미국 언론사인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계기 역시 선밸리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친구를 통해 워싱턴포스트가 매물로 나왔다는 사실을 듣게 된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 그는 이후 선밸리에서 위싱턴포스트의 회장인 도널드 그래햄을 만나 3시간 가량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선밸리의 여유로운 분위기 때문이었을까요? 제프 베조스는 2억5천만 달러라는 워싱턴포스트의 인수가격을 듣자마자 별도의 협상 없이 그 자리에서 '사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집니다.


1995년의 선밸리에서는 즉흥적으로 M&A가 이루어진 드라마 같은 사건도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디즈니 CEO였던 마이클 아이즈너는 선밸리 컨퍼런스에서 우연히 만난 워런 버핏에게 "디즈니가 ABC방송국과 뭔가를 같이 하게 되면 좋을 것 같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했다고 하는데요. 마이클 아이즈너가 즉흥적으로 던진 질문이 마음에 들었던 워런 버핏은, 그 자리에서 직접 같은 행사에 참가 중이던 ABC 회장을 소개해 줬다고 합니다. 현장에서 의기투합한 세 사람, 이 만남은 결국 인수합병으로 이어졌습니다.


▼ 선밸리 컨퍼런스가 열리는 '선밸리로지'의 오리연못 ▼



◆ 아름다운 선밸리에서 껄끄러운 만남 가졌을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선밸리 컨퍼런스에는 협력과 인수합병이라는 아름다운 결말 외에 껄끄러운 만나도 존재합니다. 올해에는 구글 CEO인 순다르 피차이와 마이크로소프트 CEO인 사티아 나델라가 불편한 만남을 가졌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비슷한 시기에 IT기업 CEO로 임명된 데다, 인도 출신이라는 공통점까지 있었던 두 사람은 일종의 협정 같은 것을 맺게 됩니다. 그동안 서로에게 제기했던 각종 소송들을 모두 취하하고, 서로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평판을 깎아내리는 정치로비와 비방전을 삼가기로 한 것이죠.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전해지고 있는 바에 따르면, 해당 협정은 6년 전에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는 이 평화협정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에서 안드로이드 앱을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상황을 이끌어내고자 힘썼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그리 쉽게 이뤄지지 않았고, 올해 6월에 발표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11 업데이트에 겨우 적용됐다고 하죠. 평화협정 시점으로부터 6년이나 걸린 셈입니다.


해당 협정은 올해 4월에 시한이 마무리되었는데, 두 CEO 모두 평화협정을 연장할 의지가 없어보였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입니다. 협정 기간 동안 지지부진했던 진행속도 때문이었을까요? 두 기업은 서서히 서로에 대한 비방을 시작했습니다. 소프트웨어 기업끼리 열린 마음으로 더 큰 성장을 이룩하자고 손가락을 걸었던 협정이 깨지기 시작한 것이죠. 2019년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이 각종 웹페이지에서 광고자리를 검색하게 해주는 ‘서치애드360’이,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엔진인 ‘빙’을 차별대우 한다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인 브래드 스미스가 “구글에게 문제를 제기했지만, 구글은 귀머거리 행세만 한다”며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고 합니다.


구글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습니다. 올해 5월 구글의 전무(Senior VP)인 켄트 워커는 블로그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법을 바꾸려고 로비를 하고 공격을 하는 익숙한 전법으로 다시 돌아갔다”며 “이건 기업이 갖고 있는 기회주의적 면모의 민낯이다"라고 날 선 비난을 하기도 했습니다.


▼ 선밸리 컨퍼런스에 참가한 미국 IT기업 주요 인물들 (왼쪽부터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



◆ 선밸리에서는 조만장자의 인간적인 면모도 포착 가능


선밸리 컨퍼런스가 주목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 오너들의 인간적인 면모까지 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올해 행사에서 심각한 기후변화 문제를 주제로 연설을 진행한 빌 게이츠,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선밸리 컨퍼런스 참가자들을 향해 기후변화 문제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하며 연설을 잘 마쳤지만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했습니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빌 게이츠의 이혼에 관한 질문이 나왔는데, 빌 게이츠는 전적으로 자신의 잘못이 크다는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뉴욕포스트에 해당 상황을 전달한 익명의 참가하는 빌 게이츠가 거의 울 뻔했다고 표현했습니다.


2007년에는 당시 구글 CEO였던 에릭 슈미트가 비아컴 창업자 섬너 레드스톤을 향해 공격적인 말들을 내뱉으며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낸 일이 있었습니다. 미국 케이블TV 회사인 비아컴이 저작권 위반을 이유로 유튜브에 10억 달러의 소송을 걸었는데, 이와 관련해 선밸리 컨퍼런스에서 에릭 슈미트가 "비아컴은 소송으로 커진 기업"이라며 "그 회사의 역사를 한 번 들여다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저격했다고 합니다.


▼ 올해 선밸리 컨퍼런스에 참가 중인 페이스북의 2인자 셰릴 샌드버그(오른쪽)와 약혼자 톰 번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