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이슈 브리핑 9월호] IT - 커스텀 칩 러시와 함께 다시금 '실리콘밸리'의 중심으로 부상 중인 '실리콘'

지난달 IT 핫토픽 업데이트 


★ 규제 압박 심화에 다이렉트 페이먼트 허가로 진화 나선 애플, 관건은 게임 수수료 


최근 몇 달 새 꾸준히 강도를 더해오던 빅테크 규제는 본격적으로 법제화 단계로 돌입하는 양상입니다. 뜻밖에도 한국이 그 스타트를 끊은 듯한 모습인데요. 지난달 31일 앱스토어 운영자가 인앱결제 시스템 이용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막는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입니다. 주요 경제국 중 처음으로 인앱결제 수수료 강제를 막는 구속력있는 법안을 통과시킨 한국이 최초로, CNBC는 이로써 앱스토어 규제가 "단지 말뿐인 것이 아니라, 실제 제지행위로 이어질 수 있음"이 증명되었다는 평을 남겼습니다. 


본격적인 규제 입법으로 전방위적 압박을 받고 있는 애플 앱스토어 

출처: 애플 


때문에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의 외신들이 해당 법안의 통과가 전세계적인 규제 법제화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이를 집중 조망하는 중인데요. 실제 미국에서도 지난달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과 유사한 내용의 '오픈 앱 마켓 법(Open App Markets Act)이 양당 의원들의 공동 발의로 상원에 제출한 상태로, 해당 법안을 공동발의한 마샤 블랙번(Marsha Blackburn) 공화당 의원이 "미국도 뒤를 따라야 할 때"라며 신속한 법안 통과를 촉구하고 있어 머지않아 미국에서도 관련 소식이 전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동안 연매출 100만 달러 이하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수료를 15%로 인하하는 등, 논란을 수그러뜨리고자 애써왔던 구글(Google)과 애플(Apple) 역시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특히 애플의 경우, 법안 통과를 전후로 하여 불과 일주일 새 앱스토어 정책 관련 양보를 두 차례나 발표하며 논란 진화에 나서고 있는데요. 개발자들이 인앱결제를 거치지 않는 결제방법을 이메일을 통해 사용자들에 안내할 수 있도록 한 데 이어, 아예 스포티파이(Spotify)와 넷플릭스(Netflix) 등 구독형 앱들이 앱 내에서 다이렉트 페이먼트 링크를 제공해 수수료를 우회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입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앱스토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카테고리이자, '애플세' 반대세력의 선봉장인 에픽게임즈(Epic Games)가 속한 게임 앱들이 새로운 정책의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는 것인데요. 에픽 게임즈도 발표 직후 즉각 애플이 소를 내주고 대를 취하려는 것 뿐이라며반발하고 나섰으나, 에픽 게임즈와 앱공정성연대(CAF)를 결성해 앱스토어 개방을 요구해 오던 스포티파이, 매치그룹(Match Group) 등이 이번 조치로 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게 된 상황이라 향후 앱스토어 수수료를 둘러싼 갈등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CAF의 창립멤버 

출처: CAF



이때 에픽 게임즈의 잠재적 우군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페이스북(Facebook)을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애플과 게임 개발자들의 갈등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이어져 오던 것인데요. 지난해에는 특히 모든 게임은 개별적으로 앱스토어를 통해 다운로드되어야 한다는 정책을 고수하며 사실상 iOS에서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출시를 원천봉쇄함에 따라, 애플이 게임앱과 동영상, 음악 등 콘텐츠 앱들을 차별한다는 논란이 대대적으로 인 바 있었습니다.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포함된 수천, 수만종의 콘텐츠를 일일이 앱스토어에 등록하지 않아도 되는데, 왜 게임 앱에만 다른 잣대를 들이대냐는 것입니다. 


게임 스트리밍 영역 핵심 플레이어인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 역시 당시 이례적으로 동료 테크 자이언트를 공개비난하며 게임 업계 편에 서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특히 소니(Sony)와 더불어 게임콘솔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게임업계 큰손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애플과 에픽 게임즈의 소송을 담당한 법원에 애플의 조치가 게임 개발자들과 크리에이터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서한을 보내 에픽 게임즈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선 바 있는데다, 양사간 첫 공판을 앞두고 타이밍 좋게 자사 앱스토어 수수료를 12%로 감면하는 등, 일종의 물밑동맹을 추진 중인 모습을 보인 바 있어, 향후 앱스토어 수수료를 둘러싼 남은 분쟁에도 중요한 한 축으로 끼게 될 것인지 주목됩니다.  




★ 암초 만난 블루오리진과 앞서나가는 스페이스X, 유망주 로켓랩에도 주목 


지난달도 7월에 이어 우주항공 영역의 경쟁이 유달리 치열한 한 달이었습니다. 그 중 가장 화제를 모았던 건 제프 베조스(Jeff Bezos)의 블루오리진(Blue Origin)과 일론 머스크(Elon)의 스페이스X(SpaceX) 간의 대결구도였는데요. 스페이스X의 스타십(Starship)이 NASA의 유인 달착륙선 HLS(human landing systems)에 단독 선정된 것을 두고 회계감사원(GAO)에 항의한 블루오리진이 NASA의 사업자 선정이 문제 없었다는 GAO 결정에도 불구하고 NASA를 공식적으로 제소하며 갈등을 확산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블루 오리진의 행보에 대한 여론이 썩 우호적이진 않다는 것인데요. GAO와 NASA는 조달 사업자 선정은 어디까지나 NASA의 고유 권한이고, 입찰 가격과 기술력, 매니지먼트 평가 모두 앞선 스페이스X의 단독 선정은 타당한 일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일각에서는 이미 미국 우주군(Space Force)과 약속한 출하 기일도 맞추지 못하고 있는 블루오리진이 이같은 행보를 지속하다가는 앞으로 어떠한 정부계약도 따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블루오리진 직원들조차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중으로, 고액의 보너스에도 불구하고 핵심인력들이 대규모 이탈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등 전망이 밝지 않아 보입니다. 



반면 비록 블루오리진의 제소로 HLS 예산이 다시 묶이긴 했어도, 스페이스X는 HLS의 기반이 되는 행성간 우주선 스타십의 개발속도에 박차를 가하는 중으로, 지난달 스타십 우주선을 1단 추진체 슈퍼헤비(Super Heavy)에 결합한 '완전체' 스타십을 최초공개하며 첫 궤도비행 테스트가 임박했음을 알렸습니다. 스타십의 상용화 관련 계획도 구체화되는 모습으로, 지난달 스타링크(Starlink) 2세대 위성을 공개하며, 2세대 위성의 발사체로 기존 팰컨(Falcon) 시리즈가 아닌 스타십을 이용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초대형 발사체인 스타십에 실을 수 있는 위성 수가 팰컨9의 5배가 넘는 400대라는 점을 고려했을때, 이는 위성인터넷 영역에서도 아마존(Amazon)과의 격차를 재차 벌리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난달 최초 공개된 스타십 완전체의 모습

출처: 스페이스X 


다른 한편에서는 스페이스X가 NASA의 유력 상업 파트너로 떠오르며 입지를 위협받고 있는 보잉(Boeing)과 항공기를 개조한 모선을 이용한 공중발사 방식의 로켓시스템을 개발중인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간의 협력관계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미 버진 갤럭틱의 SPAC 상장 당시 투자자로 참여한 보잉이 버진 갤럭틱으로부터 스핀오프한 버진 오빗(Virgin Orbit)의 SPAC 상장에도 참여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쪽 당초 스페이스X의 크루드래곤(Crew Dragon)과 함께 NASA 상업승무원프로그램(CCP)에 투입되었어야 할 스타라이너(Starliner) 우주선 테스트발사가 기술결함으로 또다시 무기한 연기된데 이어, 버진 갤럭틱까지 7월 중 있었던 테스트 비행에서 궤도이탈을 겪은 것으로 확인되며 미국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비행금지를 당하는 등, 이들 역시 난관에 부딪힌 상태입니다. 



이처럼 스페이스X가 단연 앞서가며 쾌속질주를 벌이는 가운데, 로켓랩(Rocket Lab) 역시 유망 플레이어로 주목받고 있는 모습인데요. 로캣랩은 중형~초대형 발사체를 개발하는 스페이스X와 달리, 소형위성 발사에 특화된 소형 발사체 일렉트론(Electron)을 개발한 업체로, 이제 막 첫 상용발사를 마친 버진 오빗과 달리 이미 20회 가량의 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친데다, 지난해 말에는 처음으로 1단 추진체 회수에도 성공하는 등, 돋보이는 활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페이스X와 마찬가지로 캡스톤(CAPSTONE) 궤도선 배치나 ESCAPADE 미션용 우주선 개발 등, NASA의 계약 역시 다수 수주하며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은 로켓랩은 SPAC 인수를 통해 지난달 25일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된 상태인데요. 상장 첫날 종가기준 10.43 달러였던 주가가 3일 30% 가까이 오른 13.52로 장을 마치는 등, 시장의 기대 역시 커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달의 IT 핫토픽 


★ 빅테크 기업들의 자체칩 개발 박차, '실리콘밸리'의 중심으로 떠오른 '실리콘'  


올해 1월 핏빗(Fitbit) 인수를 완료한 이후 한동안 잠잠헀던 구글 하드웨어 사업부가 재시동을 거는 모습입니다. 지난달 초 자사 하이엔드 픽셀(Pixel) 스마트폰에 처음으로 자체 제작한 구글 텐서(Google Tensor) 프로세서를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하드웨어 책임자인 릭 오스텔로(Rick Osterloh)가 구글이 하드웨어 분야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준비가 되었다는 포부를 밝힌 데 이어, 하드웨어 허브가 있는 새로운 캠퍼스 미드포인트(Midpoint)를 준비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것입니다.  


특히 이달 초에는 니케이를 통해 구글이 자사 크롬(Chrome) 운영체제 기반 크롬북 랩톱 및 태블릿에 탑재되는 CPU를 2023년부터 자체 개발한 CPU로 대체하고자 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구글의 커스텀 칩 개발 계획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사실 애플이 오랜 파트너 인텔(Intel)을 버리고 자체 M1 프로세서를 아이패드 및 맥 제품에 탑재하기 시작하며 한층 화제성이 더해지긴 했지만, 구글이나 애플 같은 빅테크 자이언트들의 커스텀 칩 개발은 수년 전부터 이어져 온 트렌드로, 구글 역시 2015년에 이미 텐서플러우 소프트웨어 기반의 머신러닝을 위한 AI ASIC인 TPU(Tensor Processing Unit) 구축 작업을 시작해 지난해 4월 4세대 버전을 출시한 바 있습니다. 


구글의 클라우드 TPU 제품군

출처: 구글 클라우드 



구글과 애플 외에 아마존(Amazon)과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Tesal), 바이두(Baidu), 알리바바(Alibaba) 등 주요 빅테크 자이언트들이 모두 최근 몇 년 사이 비슷한 행보를 보이는 중으로, 2018년 처음 자체 칩 라인업을 선보인 아마존의 경우, 클라우드 영역에서는 지난해 알렉사(Alexa) 클라우드 프로세싱의 대부분을 엔비디아(Nvidia) GPU에서 자체 주문형반도체 인퍼런시아(Inferentia)로 이전했다고 발표했으며, 하드웨어 관련해서도 미디어텍(MediaTek)과 함께 개발한 AZ1 뉴럴엣지(Neural Edge) 칩 모듈을 통해 로컬 프로세싱을 지원하는 차세대 에코(Echo)를 출시한 상태입니다. 


이처럼 빅테크 업체들이 범용 칩을 이용하는 대신, 자사 클라우드 및 하드웨어 제품에 특화된 커스텀 칩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그 중 대표적인 것은 퍼포먼스 증대와 비용절감으로, 프로세싱 속도 극대화와 디자인 프로세스의 미들맨을 제거를 통한 비용절감을 목표로 인퍼런시아 개발을 추진한 아마존의 경우, 지난해 인퍼런시아로의 워크로드 이전을 통해 범용 칩인 엔비디아 T4를 이용할 때와 동일한 결과를 25% 낮은 레이턴시와 30% 낮은 비용으로 구현할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2019년 첫 자체 자율주행칩을 선보였던 테슬라 역시 최근 자체 도조(Dojo) 슈퍼컴퓨터 시스템에 탑재되는 D1을 공개하며, 자사 자율주행 시스템을 위한 AI 학습에 특화된 해당 칩을 통해 방대한 카메라 데이터를 타사대비 4배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공개된 테슬라 D1

출처: 테슬라 



장기화되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 역시 빅테크 기업들이 기업들이 자체 칩 개발에 속도를 내게 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포레스터(Forrester)의 리서치 디렉터 글렌 오도넬(Glenn O’Donnell)은 팬데믹으로 인한 반도체 공급난이 자사 제품에 사용되는 반도체의 수급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 계기로 작용했다며 "혁신 속도가 칩 제조사들의 타임라인에 의해 제한"되고 있다는 자각이 이들 기업으로 하여금 자체 칩 개발 노력을 가속화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처럼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해 삼성전자, TSMC 등의 파운더리 기업들이 전세계 산업에 가지는 영향력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간 자체 칩 디자인 경쟁까지 불붙으며 '실리콘(반도체)'이 디자인과 제조 양면 모두에서 다시금 '실리콘 밸리'의 중심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와 관련해 오도넬은 지난 수십년간 소프트웨어가 실리콘밸리의 중심이 되며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이 다소 구시대적인 것, "쿨하지 않은(uncool)'처럼 여겨지는 풍조가 있었다며, 그로인해 현재 명칭과는 달리 실리콘밸리에 실제 실리콘 엔지니어는 극소수만 존재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꼬집었는데요. 팬데믹과 함께 이같은 풍조도 변화의 분기점을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달의 영역별 IT 이슈 모아보기 


우주항공 


기업용 SW


클라우드 



사이버보안 


반도체 


디바이스


통신 


규제 

[월간 이슈 브리핑 9월호] IT - 커스텀 칩 러시와 함께 다시금 '실리콘밸리'의 중심으로 부상 중인 '실리콘'

지난달 IT 핫토픽 업데이트 


★ 규제 압박 심화에 다이렉트 페이먼트 허가로 진화 나선 애플, 관건은 게임 수수료 


최근 몇 달 새 꾸준히 강도를 더해오던 빅테크 규제는 본격적으로 법제화 단계로 돌입하는 양상입니다. 뜻밖에도 한국이 그 스타트를 끊은 듯한 모습인데요. 지난달 31일 앱스토어 운영자가 인앱결제 시스템 이용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막는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입니다. 주요 경제국 중 처음으로 인앱결제 수수료 강제를 막는 구속력있는 법안을 통과시킨 한국이 최초로, CNBC는 이로써 앱스토어 규제가 "단지 말뿐인 것이 아니라, 실제 제지행위로 이어질 수 있음"이 증명되었다는 평을 남겼습니다. 


본격적인 규제 입법으로 전방위적 압박을 받고 있는 애플 앱스토어 

출처: 애플 


때문에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의 외신들이 해당 법안의 통과가 전세계적인 규제 법제화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이를 집중 조망하는 중인데요. 실제 미국에서도 지난달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과 유사한 내용의 '오픈 앱 마켓 법(Open App Markets Act)이 양당 의원들의 공동 발의로 상원에 제출한 상태로, 해당 법안을 공동발의한 마샤 블랙번(Marsha Blackburn) 공화당 의원이 "미국도 뒤를 따라야 할 때"라며 신속한 법안 통과를 촉구하고 있어 머지않아 미국에서도 관련 소식이 전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동안 연매출 100만 달러 이하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수료를 15%로 인하하는 등, 논란을 수그러뜨리고자 애써왔던 구글(Google)과 애플(Apple) 역시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특히 애플의 경우, 법안 통과를 전후로 하여 불과 일주일 새 앱스토어 정책 관련 양보를 두 차례나 발표하며 논란 진화에 나서고 있는데요. 개발자들이 인앱결제를 거치지 않는 결제방법을 이메일을 통해 사용자들에 안내할 수 있도록 한 데 이어, 아예 스포티파이(Spotify)와 넷플릭스(Netflix) 등 구독형 앱들이 앱 내에서 다이렉트 페이먼트 링크를 제공해 수수료를 우회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입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앱스토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카테고리이자, '애플세' 반대세력의 선봉장인 에픽게임즈(Epic Games)가 속한 게임 앱들이 새로운 정책의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는 것인데요. 에픽 게임즈도 발표 직후 즉각 애플이 소를 내주고 대를 취하려는 것 뿐이라며반발하고 나섰으나, 에픽 게임즈와 앱공정성연대(CAF)를 결성해 앱스토어 개방을 요구해 오던 스포티파이, 매치그룹(Match Group) 등이 이번 조치로 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게 된 상황이라 향후 앱스토어 수수료를 둘러싼 갈등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CAF의 창립멤버 

출처: CAF



이때 에픽 게임즈의 잠재적 우군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페이스북(Facebook)을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애플과 게임 개발자들의 갈등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이어져 오던 것인데요. 지난해에는 특히 모든 게임은 개별적으로 앱스토어를 통해 다운로드되어야 한다는 정책을 고수하며 사실상 iOS에서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출시를 원천봉쇄함에 따라, 애플이 게임앱과 동영상, 음악 등 콘텐츠 앱들을 차별한다는 논란이 대대적으로 인 바 있었습니다.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포함된 수천, 수만종의 콘텐츠를 일일이 앱스토어에 등록하지 않아도 되는데, 왜 게임 앱에만 다른 잣대를 들이대냐는 것입니다. 


게임 스트리밍 영역 핵심 플레이어인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 역시 당시 이례적으로 동료 테크 자이언트를 공개비난하며 게임 업계 편에 서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특히 소니(Sony)와 더불어 게임콘솔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게임업계 큰손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애플과 에픽 게임즈의 소송을 담당한 법원에 애플의 조치가 게임 개발자들과 크리에이터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서한을 보내 에픽 게임즈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선 바 있는데다, 양사간 첫 공판을 앞두고 타이밍 좋게 자사 앱스토어 수수료를 12%로 감면하는 등, 일종의 물밑동맹을 추진 중인 모습을 보인 바 있어, 향후 앱스토어 수수료를 둘러싼 남은 분쟁에도 중요한 한 축으로 끼게 될 것인지 주목됩니다.  




★ 암초 만난 블루오리진과 앞서나가는 스페이스X, 유망주 로켓랩에도 주목 


지난달도 7월에 이어 우주항공 영역의 경쟁이 유달리 치열한 한 달이었습니다. 그 중 가장 화제를 모았던 건 제프 베조스(Jeff Bezos)의 블루오리진(Blue Origin)과 일론 머스크(Elon)의 스페이스X(SpaceX) 간의 대결구도였는데요. 스페이스X의 스타십(Starship)이 NASA의 유인 달착륙선 HLS(human landing systems)에 단독 선정된 것을 두고 회계감사원(GAO)에 항의한 블루오리진이 NASA의 사업자 선정이 문제 없었다는 GAO 결정에도 불구하고 NASA를 공식적으로 제소하며 갈등을 확산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블루 오리진의 행보에 대한 여론이 썩 우호적이진 않다는 것인데요. GAO와 NASA는 조달 사업자 선정은 어디까지나 NASA의 고유 권한이고, 입찰 가격과 기술력, 매니지먼트 평가 모두 앞선 스페이스X의 단독 선정은 타당한 일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일각에서는 이미 미국 우주군(Space Force)과 약속한 출하 기일도 맞추지 못하고 있는 블루오리진이 이같은 행보를 지속하다가는 앞으로 어떠한 정부계약도 따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블루오리진 직원들조차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중으로, 고액의 보너스에도 불구하고 핵심인력들이 대규모 이탈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등 전망이 밝지 않아 보입니다. 



반면 비록 블루오리진의 제소로 HLS 예산이 다시 묶이긴 했어도, 스페이스X는 HLS의 기반이 되는 행성간 우주선 스타십의 개발속도에 박차를 가하는 중으로, 지난달 스타십 우주선을 1단 추진체 슈퍼헤비(Super Heavy)에 결합한 '완전체' 스타십을 최초공개하며 첫 궤도비행 테스트가 임박했음을 알렸습니다. 스타십의 상용화 관련 계획도 구체화되는 모습으로, 지난달 스타링크(Starlink) 2세대 위성을 공개하며, 2세대 위성의 발사체로 기존 팰컨(Falcon) 시리즈가 아닌 스타십을 이용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초대형 발사체인 스타십에 실을 수 있는 위성 수가 팰컨9의 5배가 넘는 400대라는 점을 고려했을때, 이는 위성인터넷 영역에서도 아마존(Amazon)과의 격차를 재차 벌리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난달 최초 공개된 스타십 완전체의 모습

출처: 스페이스X 


다른 한편에서는 스페이스X가 NASA의 유력 상업 파트너로 떠오르며 입지를 위협받고 있는 보잉(Boeing)과 항공기를 개조한 모선을 이용한 공중발사 방식의 로켓시스템을 개발중인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간의 협력관계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미 버진 갤럭틱의 SPAC 상장 당시 투자자로 참여한 보잉이 버진 갤럭틱으로부터 스핀오프한 버진 오빗(Virgin Orbit)의 SPAC 상장에도 참여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쪽 당초 스페이스X의 크루드래곤(Crew Dragon)과 함께 NASA 상업승무원프로그램(CCP)에 투입되었어야 할 스타라이너(Starliner) 우주선 테스트발사가 기술결함으로 또다시 무기한 연기된데 이어, 버진 갤럭틱까지 7월 중 있었던 테스트 비행에서 궤도이탈을 겪은 것으로 확인되며 미국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비행금지를 당하는 등, 이들 역시 난관에 부딪힌 상태입니다. 



이처럼 스페이스X가 단연 앞서가며 쾌속질주를 벌이는 가운데, 로켓랩(Rocket Lab) 역시 유망 플레이어로 주목받고 있는 모습인데요. 로캣랩은 중형~초대형 발사체를 개발하는 스페이스X와 달리, 소형위성 발사에 특화된 소형 발사체 일렉트론(Electron)을 개발한 업체로, 이제 막 첫 상용발사를 마친 버진 오빗과 달리 이미 20회 가량의 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친데다, 지난해 말에는 처음으로 1단 추진체 회수에도 성공하는 등, 돋보이는 활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페이스X와 마찬가지로 캡스톤(CAPSTONE) 궤도선 배치나 ESCAPADE 미션용 우주선 개발 등, NASA의 계약 역시 다수 수주하며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은 로켓랩은 SPAC 인수를 통해 지난달 25일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된 상태인데요. 상장 첫날 종가기준 10.43 달러였던 주가가 3일 30% 가까이 오른 13.52로 장을 마치는 등, 시장의 기대 역시 커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달의 IT 핫토픽 


★ 빅테크 기업들의 자체칩 개발 박차, '실리콘밸리'의 중심으로 떠오른 '실리콘'  


올해 1월 핏빗(Fitbit) 인수를 완료한 이후 한동안 잠잠헀던 구글 하드웨어 사업부가 재시동을 거는 모습입니다. 지난달 초 자사 하이엔드 픽셀(Pixel) 스마트폰에 처음으로 자체 제작한 구글 텐서(Google Tensor) 프로세서를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하드웨어 책임자인 릭 오스텔로(Rick Osterloh)가 구글이 하드웨어 분야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준비가 되었다는 포부를 밝힌 데 이어, 하드웨어 허브가 있는 새로운 캠퍼스 미드포인트(Midpoint)를 준비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것입니다.  


특히 이달 초에는 니케이를 통해 구글이 자사 크롬(Chrome) 운영체제 기반 크롬북 랩톱 및 태블릿에 탑재되는 CPU를 2023년부터 자체 개발한 CPU로 대체하고자 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구글의 커스텀 칩 개발 계획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사실 애플이 오랜 파트너 인텔(Intel)을 버리고 자체 M1 프로세서를 아이패드 및 맥 제품에 탑재하기 시작하며 한층 화제성이 더해지긴 했지만, 구글이나 애플 같은 빅테크 자이언트들의 커스텀 칩 개발은 수년 전부터 이어져 온 트렌드로, 구글 역시 2015년에 이미 텐서플러우 소프트웨어 기반의 머신러닝을 위한 AI ASIC인 TPU(Tensor Processing Unit) 구축 작업을 시작해 지난해 4월 4세대 버전을 출시한 바 있습니다. 


구글의 클라우드 TPU 제품군

출처: 구글 클라우드 



구글과 애플 외에 아마존(Amazon)과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Tesal), 바이두(Baidu), 알리바바(Alibaba) 등 주요 빅테크 자이언트들이 모두 최근 몇 년 사이 비슷한 행보를 보이는 중으로, 2018년 처음 자체 칩 라인업을 선보인 아마존의 경우, 클라우드 영역에서는 지난해 알렉사(Alexa) 클라우드 프로세싱의 대부분을 엔비디아(Nvidia) GPU에서 자체 주문형반도체 인퍼런시아(Inferentia)로 이전했다고 발표했으며, 하드웨어 관련해서도 미디어텍(MediaTek)과 함께 개발한 AZ1 뉴럴엣지(Neural Edge) 칩 모듈을 통해 로컬 프로세싱을 지원하는 차세대 에코(Echo)를 출시한 상태입니다. 


이처럼 빅테크 업체들이 범용 칩을 이용하는 대신, 자사 클라우드 및 하드웨어 제품에 특화된 커스텀 칩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그 중 대표적인 것은 퍼포먼스 증대와 비용절감으로, 프로세싱 속도 극대화와 디자인 프로세스의 미들맨을 제거를 통한 비용절감을 목표로 인퍼런시아 개발을 추진한 아마존의 경우, 지난해 인퍼런시아로의 워크로드 이전을 통해 범용 칩인 엔비디아 T4를 이용할 때와 동일한 결과를 25% 낮은 레이턴시와 30% 낮은 비용으로 구현할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2019년 첫 자체 자율주행칩을 선보였던 테슬라 역시 최근 자체 도조(Dojo) 슈퍼컴퓨터 시스템에 탑재되는 D1을 공개하며, 자사 자율주행 시스템을 위한 AI 학습에 특화된 해당 칩을 통해 방대한 카메라 데이터를 타사대비 4배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공개된 테슬라 D1

출처: 테슬라 



장기화되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 역시 빅테크 기업들이 기업들이 자체 칩 개발에 속도를 내게 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포레스터(Forrester)의 리서치 디렉터 글렌 오도넬(Glenn O’Donnell)은 팬데믹으로 인한 반도체 공급난이 자사 제품에 사용되는 반도체의 수급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 계기로 작용했다며 "혁신 속도가 칩 제조사들의 타임라인에 의해 제한"되고 있다는 자각이 이들 기업으로 하여금 자체 칩 개발 노력을 가속화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처럼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해 삼성전자, TSMC 등의 파운더리 기업들이 전세계 산업에 가지는 영향력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간 자체 칩 디자인 경쟁까지 불붙으며 '실리콘(반도체)'이 디자인과 제조 양면 모두에서 다시금 '실리콘 밸리'의 중심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와 관련해 오도넬은 지난 수십년간 소프트웨어가 실리콘밸리의 중심이 되며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이 다소 구시대적인 것, "쿨하지 않은(uncool)'처럼 여겨지는 풍조가 있었다며, 그로인해 현재 명칭과는 달리 실리콘밸리에 실제 실리콘 엔지니어는 극소수만 존재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꼬집었는데요. 팬데믹과 함께 이같은 풍조도 변화의 분기점을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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