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이슈 브리핑 9월호] 미디어 - '와치 파티'에 이어 '동반 팟캐스트' 붐, 스트리밍 계의 팬덤 조성 노력에 주목

지난달 미디어 핫토픽 업데이트 


★ 순항중인 디즈니의 숨은 복병, D2C 전환 '성장통' 만난 헐리웃 


지난호에서 HBO 맥스(HBO Max)가 코로나로 인한 엔터테인먼트 수요 증가가 한 풀 꺾였음에도 기대이상의 선전을 거뒀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지난달 디즈니(Disney) 역시 1억 1,600만 명의 누적 가입자를 발표하며 넷플릭스(Netflix)의 최대 라이벌이자 헐리웃 발 스트리밍 플레이어 선두주자 다운 면모를 과시했습니다. 전년동기대비 가입자 증가율로 치면 101.7%로, 팬데믹으로 인한 일시적 가입자 증가 이후 다시 성장률이 정체국면으로 돌아선 넷플릭스와 달리, 2019년 4분기 출시 후 상당기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빠른 가입자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D2C 부문의 매출과 수익성도 크게 개선되어 전년동기 6억 2,400만 달러였던 영업손실 역시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데 성공했습니다. 


단, 이같은 디즈니도 순풍가도만 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데요.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해 북미 기준으로 극장개봉과 동시에 디즈니+에 프리미어 액세스(Premier Access) 형태로 동시공개된 마블 시리즈의 신작 블랙 위도우(Black Widow) 관련해 주연배우인 스칼렛 요한슨(Scarlett Johansson)과 소송전에 휘말렸기 때문입니다. 디즈니가 계약 당시 극장 독점 개봉을 전제로 박스오피스 흥행 성적에 따른 보너스를 약속했음에도, 사전 합의 없이 스트리밍으로 영화를 직행시키며 금전적 손해를 입었다는 게 요한슨 측의 주장인데요. 디즈니 측은 블랙위도우가 1억 2,500만 달러의 온라인 매출을 창출하며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고 이에 따른 보너스도 지급했다고 주장했으나 박스오피스 성적만 놓고 보면, 다른 마블 영화들이 통상 1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데 비해 블랙위도우의 극장 매출은 4억 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라 판결이 어떻게 날 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주연배우와의 소송전으로 화제의 중심에 선 블랙위도우 

출처: 디즈니 



비단 디즈니 뿐 아니라 헐리웃 전체가 이 소송의 결과를 숨죽여 지켜보고 있는 이유는 소송 결과에 따라 D2C 배급전략을 확대하고 있는 다른 스튜디오들도 출연배우나 감독 등과의 분쟁에 휘말리게 될 소지가 높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워너미디어(Warner Media)는 올 한 해 동안 워너브라더스(Warner Bros.)의 모든 신작을 극장개봉과 동시에 HBO 맥스에 공개하겠다고 결정한 이후, 원더우먼 1984(Wonder Woman 1984) 출연 배우들의 보너스 관련해 비슷한 논란을 겪은 바 있으나, 주연배우 갤가돗(Gal Gadot)과 물밑에서 1,000만 달러 규모 보너스 지급에 합의하며 큰 잡음 없이 넘어간 바 있는데요. 당시에도 다른 배우들과의 합의 관련해서는 공개된 바가 없어, 배우들이 지급 조건을 새롭게 합의할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은 채 스트리밍 공개를 결정한 워너미디어에 대한 비판여론이 상당했었습니다. 



이는 특히 이들 제작사들이 코로나로 인해 스트리밍 개봉이 불가피했던 시기를 지나, 보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배급을 재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끕니다. 사실 팬데믹 이전부터도 수년간 변화된 고객소비행동에 맞춰 D2C 배급을 확대하고자 했으나 번번이 극장체인들의 반대에 부딪혀 계획이 무산되었던 이들 스튜디오들은 팬데믹 이후에도 극장상영을 재개하긴 하되, 홀드백(극장독점 상영기간)을 팬데믹 이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대폭 축소하는 등, 극장체인들의 협상력이 크게 약화된 상황을 기회삼아 새로운 배급방식을 뉴노멀로 삼으려는 모습입니다. 막대한 박스오피스 매출로 인해 극장독점상영에 가장 우호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디즈니마저 CEO인 밥 차팩(Bob Chapek)이 "지난 1년 동안 신작을 원할 때 언제든 집에서 관람하는 호사"를 누린 관객들이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지 잘 모르겠다"고 밝힌 상태라, 극장상영이 이전과 같은 위상을 완전히 되찾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팬데믹 초기 극장신작 트롤 월드 투어(Trolls World Tour)를 VOD로 동시공개하며 홀드백 단축을 주도했던 유니버셜

출처: 유니버셜 픽처스 



때문에 이들 스튜디오들은 기존 비즈니스 및 관계자들과 지나치게 큰 충돌을 피하면서도, D2C 전환을 장기적으로 지속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되는 입장에 놓이게 되었는데요. 새로운 수익배분 방식의 정립도 이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요한슨과의 소송전은 이를 위한 일종의 '성장통'이라고도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올해 7월 자회사 유니버셜(Universal)의 극장 신작을 4개월 후부터 자사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에서 독점 제공하기로 결정한 컴캐스트(Comcast)가 총 18개월의 페이원(pay-one) 계약기간을 세 구간으로 분할해 최초 4개월과 마지막 4개월 동안은 피콕만을 통해서, 나머지 10개월은 라이센싱을 통해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 역시, 기존 라이센싱 수익과 새로운 D2C 비즈니스 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조치로써, 비슷한 맥락의 움직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처럼 폭발적 성장의 국면을 지난 스트리밍 시장은 스트리밍을 배급시장의 중심에 정착시키기 위한 조정 작업이 본격화되며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이달의 미디어 핫토픽 


★ '와치 파티'에 이어 '동반 팟캐스트' 붐, 스트리밍 계의 팬덤 조성 노력에 주목 


애플(Apple), 스포티파이(Spotify)에 이어 아마존(Amazon)까지 합류하며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스트리밍 경쟁이 이번에는 동영상 스트리밍 플레이어들의 잇단 참전 선언으로 더욱 열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HBO 맥스가 DC 코믹스 기반의 신규 팟캐스트 '배트맨: 더 오디오 어드벤처'(Batman: The Audio Adventures)를 HBO 맥스를 통해 독점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것인데요. HBO가 팟캐스트를 제작해 제공 해 온 것은 2019년부터였으나, HBO 맥스 앱 내에서조차 서드파티 플랫폼에서 청취하기를 독려하며 링크를 제공했던 HBO 맥스가 팟캐스트를 독점 콘텐츠화 하는 건 처음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최근 수년간 팟캐스트가 점점 주류화됨에 따라 넷플릭스도 7월  애플의 팟캐스트 콘텐츠 책임자였던 나이제리 이튼(N’Jeri Eaton)을 영입하는 등, 팟캐스트 확대에 나서고 있음을 생각하면, 이같은 움직임이 완전히 새롭다고 보긴 어려운데요. 흥미로운 지점은 이들 동영상 스트리밍 사업자들이 팟캐스트를 자사의 기존 코어 오퍼링과 결합하는 방식입니다. 이들 스트리밍 업체들이 제공하는 팟캐스트들은 주로 이들 업체들의 오리지널 콘텐츠나 핵심 영상 IP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HBO 맥스가 독점 제공하게 될 배트맨: 더 오디오 어드벤처는 워너미디어의 핵심 IP 중 하나인 DC 코믹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향후 추가할 예정인 팟캐스트들도 모두 현재 HBO 맥스에서 스트리밍되고 있는 시리즈들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콘텐츠들은 일명 동반 팟캐스트(companion podcasts)로 불리는 시리즈들로, 이들은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동영상 콘텐츠의 연장선상에서 시청 경험을 한층 더 확장, 심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HBO 맥스가 공개할 예정인 팟캐스트 웰컴 투 더 OC(Welcome to The OC, Bitches)는 HBO 맥스에서 스트리밍 되고 있는 시리즈 더 OC(The OC)의 에피소드들을 함께 다시보기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형태이고, 넷플릭스의 동반 팟캐스트 더 크라운: 더 오피셜 팟캐스트(The Crown: The Official Podcast)는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 더 크라운의 제작진들이 각 에피소드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줍니다. 여성 교도소를 소재로 한 넷플릭스 대표 오리지널 시리즈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Orange Is the New Black)의 동반 팟캐스트의 경우, 여성 교도소를 경험한 실제 인물들을 초대해 드라마에서 다뤄진 에피소드들과 그들의 실제 경험을 연결짓습니다. 


넷플릭스가 제작하여 제공 중인 각종 팟캐스트 시리즈들


출처: 차터블(Chartable)


이들 동반 팟캐스트는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다기보다는, 자사 주요 시리즈들의 팬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동반 팟캐스트를 통해 팬덤을 강화하는 한편, 팬들과의 인게이지먼트를 증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실제로 HBO 맥스 역시 독점 팟캐스트 제공 계획을 발표하며 "에피소드를 시청 한 후, HBO 맥스 콘텐츠가 제공하는 감정적 경험을 더욱 연장하기 위해 친구나 가족들과 에피소드에 대해 토론하고 분석하고 싶다"는 요청을 매우 많이 받았다며 "콘텐츠에 대한 인게이지먼트"를 높이는 것을 독점 팟캐스트 제공의 목적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때문에 이들 스트리밍 사업자들의 팟캐스트 시장 진출은 단지 전체 팟캐스트 청취 시장에서 이들 사업자들이 몇 퍼센트의 점유율을 가져올 수 있을지가 아니라, 스트리밍 시장 내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어떻게 자사 핵심 콘텐츠 자산을 둘러싼 생태계를 확장하고 공고히하여 가입자를 그 안에 묶어둘 수 있는지의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는 최근 스포티파이가 자사 핵심 오퍼링인 음악 청취 경험을 팟캐스트와 라이브 오디오룸 등 구어(spoken word) 콘텐츠로 확대하고자 하는 방식과 상당히 유사한데요. 지난해 10월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음원으로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하고, 사이사이 제작 비하인드나 창작자의 의도 등 음성 코멘터리를 삽입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포맷인 뮤직 플러스 토크(Music + Talk)를 선보인 스포티파이는 지난달 이를 전세계 크리에이터들에게 확대 런칭한 상태입니다. 올해 6월 클럽하우스(Clubhouse) 카피캣 서비스 그린룸(Greenroom)을 출시하면서도 자사 아티스트 네트워크에 그린룸을 집중 프로모션함으로써 뮤지션들이 팬들과 자신의 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오디오룸을 오픈하도록 독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팬데믹 기간 동안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친구들끼리 같은 콘텐츠를 동시에 함께 시청할 수 있는 와치파티(Watch Party) 기능을 앞다퉈 쏟아내고 있는 것 역시 향후 유사한 맥락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제작자들이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콘텐츠 관련 와치파티를 열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트위터(Twitter)는 넷프릭스의 마이클 조던 관련 다큐멘터리 더 라스트 댄스(The Last Dance)와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해밀턴(Hamilton)을 포함해, 많은 콘텐츠들이 트위터를 통해 와치파티를 개최한 이후 인게이지먼트 증대를 경험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HBO 맥스가 7월 스냅(Snap)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스냅챗(Snpachat) 사용자들이 최대 63명의 친구들과 HBO 맥스 일부 에피소드를 채팅과 함께 공동시청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인 것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 가능합니다. 



이처럼 많은 스트리밍 업체들이 팬데믹 기간 동안 트렌드로 자리잡은 각종 소셜 기능들을 활용해 자사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일종의 팬 커뮤니티를 형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애널리스트 베네딕트 에반스(Benedict Evans)는 최근 주요 소셜 플레이어들의 클럽하우스 카피캣 서비스 출시를 두고 이제는 거의 모든 소셜 플랫폼의 표준 기능으로 자리잡은 스냅챗의 스토리(Stories) 기능과 비교하며, 중요한 건 유행하는 포맷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떤 네트워크와 어떻게 연결하여 어떤 식의 콘텐츠 소비 모델로 엮어내는가라는 평을 남긴 바 있는데요. 마찬가지로 스트리밍 사업자들의 이같은 움직임과 관련해서도 팟캐스트나 와치파티 등의 포맷보다는 이들이 어떤 식으로 이들 오퍼링을 엮어나가는지를 앞으로 보다 주의깊게 살펴 볼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이달의 영역별 미디어 이슈 모아보기 


숏폼 동영상 


동영상 스트리밍 


음성/오디오 


게임 


텍스트 미디어 


교육 


이벤트/공연


디지털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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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항중인 디즈니의 숨은 복병, D2C 전환 '성장통' 만난 헐리웃 


지난호에서 HBO 맥스(HBO Max)가 코로나로 인한 엔터테인먼트 수요 증가가 한 풀 꺾였음에도 기대이상의 선전을 거뒀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지난달 디즈니(Disney) 역시 1억 1,600만 명의 누적 가입자를 발표하며 넷플릭스(Netflix)의 최대 라이벌이자 헐리웃 발 스트리밍 플레이어 선두주자 다운 면모를 과시했습니다. 전년동기대비 가입자 증가율로 치면 101.7%로, 팬데믹으로 인한 일시적 가입자 증가 이후 다시 성장률이 정체국면으로 돌아선 넷플릭스와 달리, 2019년 4분기 출시 후 상당기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빠른 가입자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D2C 부문의 매출과 수익성도 크게 개선되어 전년동기 6억 2,400만 달러였던 영업손실 역시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데 성공했습니다. 


단, 이같은 디즈니도 순풍가도만 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데요.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해 북미 기준으로 극장개봉과 동시에 디즈니+에 프리미어 액세스(Premier Access) 형태로 동시공개된 마블 시리즈의 신작 블랙 위도우(Black Widow) 관련해 주연배우인 스칼렛 요한슨(Scarlett Johansson)과 소송전에 휘말렸기 때문입니다. 디즈니가 계약 당시 극장 독점 개봉을 전제로 박스오피스 흥행 성적에 따른 보너스를 약속했음에도, 사전 합의 없이 스트리밍으로 영화를 직행시키며 금전적 손해를 입었다는 게 요한슨 측의 주장인데요. 디즈니 측은 블랙위도우가 1억 2,500만 달러의 온라인 매출을 창출하며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고 이에 따른 보너스도 지급했다고 주장했으나 박스오피스 성적만 놓고 보면, 다른 마블 영화들이 통상 1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데 비해 블랙위도우의 극장 매출은 4억 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라 판결이 어떻게 날 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주연배우와의 소송전으로 화제의 중심에 선 블랙위도우 

출처: 디즈니 



비단 디즈니 뿐 아니라 헐리웃 전체가 이 소송의 결과를 숨죽여 지켜보고 있는 이유는 소송 결과에 따라 D2C 배급전략을 확대하고 있는 다른 스튜디오들도 출연배우나 감독 등과의 분쟁에 휘말리게 될 소지가 높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워너미디어(Warner Media)는 올 한 해 동안 워너브라더스(Warner Bros.)의 모든 신작을 극장개봉과 동시에 HBO 맥스에 공개하겠다고 결정한 이후, 원더우먼 1984(Wonder Woman 1984) 출연 배우들의 보너스 관련해 비슷한 논란을 겪은 바 있으나, 주연배우 갤가돗(Gal Gadot)과 물밑에서 1,000만 달러 규모 보너스 지급에 합의하며 큰 잡음 없이 넘어간 바 있는데요. 당시에도 다른 배우들과의 합의 관련해서는 공개된 바가 없어, 배우들이 지급 조건을 새롭게 합의할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은 채 스트리밍 공개를 결정한 워너미디어에 대한 비판여론이 상당했었습니다. 



이는 특히 이들 제작사들이 코로나로 인해 스트리밍 개봉이 불가피했던 시기를 지나, 보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배급을 재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끕니다. 사실 팬데믹 이전부터도 수년간 변화된 고객소비행동에 맞춰 D2C 배급을 확대하고자 했으나 번번이 극장체인들의 반대에 부딪혀 계획이 무산되었던 이들 스튜디오들은 팬데믹 이후에도 극장상영을 재개하긴 하되, 홀드백(극장독점 상영기간)을 팬데믹 이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대폭 축소하는 등, 극장체인들의 협상력이 크게 약화된 상황을 기회삼아 새로운 배급방식을 뉴노멀로 삼으려는 모습입니다. 막대한 박스오피스 매출로 인해 극장독점상영에 가장 우호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디즈니마저 CEO인 밥 차팩(Bob Chapek)이 "지난 1년 동안 신작을 원할 때 언제든 집에서 관람하는 호사"를 누린 관객들이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지 잘 모르겠다"고 밝힌 상태라, 극장상영이 이전과 같은 위상을 완전히 되찾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팬데믹 초기 극장신작 트롤 월드 투어(Trolls World Tour)를 VOD로 동시공개하며 홀드백 단축을 주도했던 유니버셜

출처: 유니버셜 픽처스 



때문에 이들 스튜디오들은 기존 비즈니스 및 관계자들과 지나치게 큰 충돌을 피하면서도, D2C 전환을 장기적으로 지속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되는 입장에 놓이게 되었는데요. 새로운 수익배분 방식의 정립도 이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요한슨과의 소송전은 이를 위한 일종의 '성장통'이라고도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올해 7월 자회사 유니버셜(Universal)의 극장 신작을 4개월 후부터 자사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에서 독점 제공하기로 결정한 컴캐스트(Comcast)가 총 18개월의 페이원(pay-one) 계약기간을 세 구간으로 분할해 최초 4개월과 마지막 4개월 동안은 피콕만을 통해서, 나머지 10개월은 라이센싱을 통해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 역시, 기존 라이센싱 수익과 새로운 D2C 비즈니스 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조치로써, 비슷한 맥락의 움직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처럼 폭발적 성장의 국면을 지난 스트리밍 시장은 스트리밍을 배급시장의 중심에 정착시키기 위한 조정 작업이 본격화되며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이달의 미디어 핫토픽 


★ '와치 파티'에 이어 '동반 팟캐스트' 붐, 스트리밍 계의 팬덤 조성 노력에 주목 


애플(Apple), 스포티파이(Spotify)에 이어 아마존(Amazon)까지 합류하며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스트리밍 경쟁이 이번에는 동영상 스트리밍 플레이어들의 잇단 참전 선언으로 더욱 열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HBO 맥스가 DC 코믹스 기반의 신규 팟캐스트 '배트맨: 더 오디오 어드벤처'(Batman: The Audio Adventures)를 HBO 맥스를 통해 독점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것인데요. HBO가 팟캐스트를 제작해 제공 해 온 것은 2019년부터였으나, HBO 맥스 앱 내에서조차 서드파티 플랫폼에서 청취하기를 독려하며 링크를 제공했던 HBO 맥스가 팟캐스트를 독점 콘텐츠화 하는 건 처음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최근 수년간 팟캐스트가 점점 주류화됨에 따라 넷플릭스도 7월  애플의 팟캐스트 콘텐츠 책임자였던 나이제리 이튼(N’Jeri Eaton)을 영입하는 등, 팟캐스트 확대에 나서고 있음을 생각하면, 이같은 움직임이 완전히 새롭다고 보긴 어려운데요. 흥미로운 지점은 이들 동영상 스트리밍 사업자들이 팟캐스트를 자사의 기존 코어 오퍼링과 결합하는 방식입니다. 이들 스트리밍 업체들이 제공하는 팟캐스트들은 주로 이들 업체들의 오리지널 콘텐츠나 핵심 영상 IP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HBO 맥스가 독점 제공하게 될 배트맨: 더 오디오 어드벤처는 워너미디어의 핵심 IP 중 하나인 DC 코믹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향후 추가할 예정인 팟캐스트들도 모두 현재 HBO 맥스에서 스트리밍되고 있는 시리즈들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콘텐츠들은 일명 동반 팟캐스트(companion podcasts)로 불리는 시리즈들로, 이들은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동영상 콘텐츠의 연장선상에서 시청 경험을 한층 더 확장, 심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HBO 맥스가 공개할 예정인 팟캐스트 웰컴 투 더 OC(Welcome to The OC, Bitches)는 HBO 맥스에서 스트리밍 되고 있는 시리즈 더 OC(The OC)의 에피소드들을 함께 다시보기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형태이고, 넷플릭스의 동반 팟캐스트 더 크라운: 더 오피셜 팟캐스트(The Crown: The Official Podcast)는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 더 크라운의 제작진들이 각 에피소드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줍니다. 여성 교도소를 소재로 한 넷플릭스 대표 오리지널 시리즈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Orange Is the New Black)의 동반 팟캐스트의 경우, 여성 교도소를 경험한 실제 인물들을 초대해 드라마에서 다뤄진 에피소드들과 그들의 실제 경험을 연결짓습니다. 


넷플릭스가 제작하여 제공 중인 각종 팟캐스트 시리즈들


출처: 차터블(Chartable)


이들 동반 팟캐스트는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다기보다는, 자사 주요 시리즈들의 팬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동반 팟캐스트를 통해 팬덤을 강화하는 한편, 팬들과의 인게이지먼트를 증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실제로 HBO 맥스 역시 독점 팟캐스트 제공 계획을 발표하며 "에피소드를 시청 한 후, HBO 맥스 콘텐츠가 제공하는 감정적 경험을 더욱 연장하기 위해 친구나 가족들과 에피소드에 대해 토론하고 분석하고 싶다"는 요청을 매우 많이 받았다며 "콘텐츠에 대한 인게이지먼트"를 높이는 것을 독점 팟캐스트 제공의 목적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때문에 이들 스트리밍 사업자들의 팟캐스트 시장 진출은 단지 전체 팟캐스트 청취 시장에서 이들 사업자들이 몇 퍼센트의 점유율을 가져올 수 있을지가 아니라, 스트리밍 시장 내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어떻게 자사 핵심 콘텐츠 자산을 둘러싼 생태계를 확장하고 공고히하여 가입자를 그 안에 묶어둘 수 있는지의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는 최근 스포티파이가 자사 핵심 오퍼링인 음악 청취 경험을 팟캐스트와 라이브 오디오룸 등 구어(spoken word) 콘텐츠로 확대하고자 하는 방식과 상당히 유사한데요. 지난해 10월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음원으로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하고, 사이사이 제작 비하인드나 창작자의 의도 등 음성 코멘터리를 삽입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포맷인 뮤직 플러스 토크(Music + Talk)를 선보인 스포티파이는 지난달 이를 전세계 크리에이터들에게 확대 런칭한 상태입니다. 올해 6월 클럽하우스(Clubhouse) 카피캣 서비스 그린룸(Greenroom)을 출시하면서도 자사 아티스트 네트워크에 그린룸을 집중 프로모션함으로써 뮤지션들이 팬들과 자신의 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오디오룸을 오픈하도록 독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팬데믹 기간 동안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친구들끼리 같은 콘텐츠를 동시에 함께 시청할 수 있는 와치파티(Watch Party) 기능을 앞다퉈 쏟아내고 있는 것 역시 향후 유사한 맥락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제작자들이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콘텐츠 관련 와치파티를 열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트위터(Twitter)는 넷프릭스의 마이클 조던 관련 다큐멘터리 더 라스트 댄스(The Last Dance)와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해밀턴(Hamilton)을 포함해, 많은 콘텐츠들이 트위터를 통해 와치파티를 개최한 이후 인게이지먼트 증대를 경험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HBO 맥스가 7월 스냅(Snap)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스냅챗(Snpachat) 사용자들이 최대 63명의 친구들과 HBO 맥스 일부 에피소드를 채팅과 함께 공동시청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인 것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 가능합니다. 



이처럼 많은 스트리밍 업체들이 팬데믹 기간 동안 트렌드로 자리잡은 각종 소셜 기능들을 활용해 자사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일종의 팬 커뮤니티를 형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애널리스트 베네딕트 에반스(Benedict Evans)는 최근 주요 소셜 플레이어들의 클럽하우스 카피캣 서비스 출시를 두고 이제는 거의 모든 소셜 플랫폼의 표준 기능으로 자리잡은 스냅챗의 스토리(Stories) 기능과 비교하며, 중요한 건 유행하는 포맷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떤 네트워크와 어떻게 연결하여 어떤 식의 콘텐츠 소비 모델로 엮어내는가라는 평을 남긴 바 있는데요. 마찬가지로 스트리밍 사업자들의 이같은 움직임과 관련해서도 팟캐스트나 와치파티 등의 포맷보다는 이들이 어떤 식으로 이들 오퍼링을 엮어나가는지를 앞으로 보다 주의깊게 살펴 볼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이달의 영역별 미디어 이슈 모아보기 


숏폼 동영상 


동영상 스트리밍 


음성/오디오 


게임 


텍스트 미디어 


교육 


이벤트/공연


디지털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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