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이슈 브리핑 9월호] 커머스 - 아마존도 눈치 보는 '제로 웨이스트' 트렌드, 이커머스 중심화두로 부상

지난달 커머스 핫토픽 업데이트 


★ 원조 온디맨드 '큰손', 소프트뱅크 등에 업고 쾌속 질주 중인 고퍼프 


그동안 초고속 식료품 배송 경쟁이 주로 유럽을 무대로 했다면, 지난달에는 미국의 고퍼프(GoPuff)가 빠르게 입지를 확대해 나간 한 달이었는데요. 승차공유와 푸드 딜리버리 등 전세계 온디맨드 경쟁을 주도했던 큰손 소프트뱅크(Softbank)의 지원을 받고 있는 고퍼프의 누적 투자유치금액은 34억 달러로, 각각 10억 달러와 3억 3,540만 달러의 누적 투자를 유치한 터키의 게티르(Getir)나 독일의 고릴라스(Gorillas)를 큰 폭으로 웃돕니다. 지난달에도 고퍼프는 게티르의 누적 투자금 총합과 같은 금액인 10억 달러의 투자금을 단일 라운드를 통해 유치했는데, 해당 라운드에도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1(Vision Fund1)이 주요 투자자 중 하나로 참여했습니다. 


고퍼프의 최근 인수 내역 

출처: 크런치베이스 



고퍼프는 이 같은 막강한 자금력을 토대로 유럽 내 라이벌들을 빠르게 흡수해 나가며 초고속 식료품 배송 업계의 통합(Consolidation)을 주도하는 중으로, 올해 5월 영국의 팬시(Fancy)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디자(Dija)를 인수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 통합이 이루어지고 있는 속도로, 이번에 인수된 디자의 경우, 인수 당시 설립 후 겨우 8 개월이 경과한 상태입니다. 이는 다른 경쟁사들 역시 마찬가지로, 7월 게티르에 인수된 블록(BLOK)은 2021년 1월 설립되었으니 설립 후 반년이 채 지나지 않아 인수된 셈입니다. 지난해 설립된 플링크(Flink) 역시 고퍼프와 아마존으로부터 인수 제의를 받은 상태로, 락다운 기간 동안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설립되었던 초고속 식료품 배송 시장이 불과 1년여 만에 빠르게 일부 사업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와 함께 초고속 식료품 배송 비즈니스의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 역시 커지고 있다는 점으로, 온라인 식료품 시장의 개척자인 오카도(Ocado)의 솔루션 유닛 CEO인 루크 젠슨(Luke Jensen)은 초고속 식료품 배송의 "시장 기회 규모에 비해 투입되고 있는 자금의 규모가 터무니없을 정도로 불균형적(grossly disproportionate)"이라며 업계 통합이 불가피한 것은 그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지속가능성과 관련해서는 과연 팬데믹 이후에도 식료품 배송 수요가 지금처럼 높게 유지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상당한 상황인데요. 일단 지난달 발표된 푸드 딜리버리업체 딜리버루(Deliveroo)의 실적을 보면, 상반기 주문건수가 전년대비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수요는 어느정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나, 경쟁 심화로 인한 마케팅 비용 증가 및 투자 증가로 인해 마진은 감소하고 있는 모습이라 수익성에 대한 의문까지 지우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분기별 글로벌 식료품 스타트업 VC  투자 동향 (10억 달러)


출처: 피치북 기반 로아인텔리전스 재가공



규제 역시 이들 업체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들 사업자들은 선발 온디맨드 사업자들인 우버나 도어대시(DoorDash), 인스타카트(Instacart) 등이 몸집을 불리며 불거지기 시작한 긱 워커(Gig Worker)들의 노동조건 및 처우 논란이 이미 규제강화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첫발을 떼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CNN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임명된 노동장관 마티 월시(Marty Walsh)가 긱 워커들을 직원으로 분류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연방정부와 주 정부 모두 긱 워커의 처우에 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라며, 배달기사 활용 방식에 있어 기존 온디맨드 업체들의 논쟁적인 전략을 그대로 모방한데다, 기존보다 더 빠른 배달 수행을 요구하기까지하는 고퍼프가 긱 워커들의 노동조건 관련 논란과 우려를 더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고퍼프의 경우, 특히 투자사 소프트뱅크의 또다른 포트폴리오 업체 우버와의 파트너십이 규제 당국의 레이더에 걸려든 상황이기도 합니다. 양사는 고퍼프의 각종 생활편의용품 및 식료품을 우버 이츠 앱을 통해서도 주문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6월에 95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개시한 뒤, 연말까지 이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는데,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양사의 파트너십이 "온라인 판매 및 알코올 배달, 편의점 상품 판매 영역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것입니다. 올해 초 우버가 알코올 배달 스타트업 드리즐리(Drizly)를 인수한 가운데, 지난해 말 주류매장 체인 베프모어(BevMo)를 인수한 고퍼프와 파트너십을 체결함에 따라 FTC가 조사에 나서게 됐다는 분석입니다. 



물론 FTC가 인수를 검토하는 것 자체는 크게 이상하지 않은 일이지만, 테크 영역에 보다 엄격한 반독점 규제기준을 적용해야한다고 주장해 온 리나 칸(Lina Khan) 교수가 FTC 위원장에 임명되고, FTC가 보다 적극적으로 인수에 개입할 수 있도록 재원을 마련하는 내용의 강력 규제안이 발의되는 등, 분위기가 우호적이지 못한 상황이라 FTC 조사가 그냥 통상적인 조사 수준에서 별탈 없이 마무리될지는 장담하기 어려운데요. 때문에 고퍼프는 막대한 자금소요와 낮은 수익성 등, 초고속 식료품 배달 비즈니스 고유의 문제 뿐 아니라, 이같은 문제를 다소나마 해결하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데 필수적인 긱 워커 운용과 통합 관련해서도 난관에 부딪힌 상황으로,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달의 커머스 핫토픽 


★ 아마존도 눈치 보는 '제로 웨이스트' 트렌드, 이커머스 중심화두로 부상   


코로나와 함께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커머스 영역에서도 최근 쓰레기 및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커머스가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팬데믹으로 대체육류 및 식물성 우유 등, 비건 제품 소비가 급증했다는 소식은 여러차례 전해드렸는데요. 이같은 추세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중으로, 굿푸드 인스티튜트(Good Food Institute) 데이터에 의하면 식물성 대체식품의 판매량은 지난 한 해 동안 27% 증가해 70억 달러 이상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유로모니터(Euromonitor)의 경우, 전세계 육류대체식품이 2024년까지 234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비욘드미트(Beyond Meat)와 임파시블 푸드(Impossible Foods) 등 대체육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푸드테크 업체들은 대체육류의 가격을 최대한 실제 육류와 비슷한 수준으로 낮춤으로써 아직은 비교적 니치에 머물고 있는 대체육류 소비를 주류화하고자 노력 중인데요. 임파시블 푸드의 데니스 우드사이드(Dennis Woodside) 사장은 이와 관련해  최근 "지난 18~20개월간 제품의 소매가를 한 번에 15~20%씩 수차례 인하"해 현재는 "유기농 목초 사육 소고기보다 조금 비싼 수준에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여전히 비교적 고가로, 향후 추가적인 인하가 필요하긴 하지만 빠르게 가격인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비욘드미트 역시 이번주 영국에서 맥도날드(McDonald’s)와 함께 개발한 식물성 버거 맥플랜트(McPlant)를 빅맥(Big Mac)과 동일한 가격에 선보인 상태입니다. 


지난주 출시된 맥도날드와 비욘드미트의 맥플랜트 버거 

출처: 맥도날드 


이처럼 가장 환경에 대한 악영향이 큰 육류소비를 대체하려는 업체들이 점차 니치에서 메인스트림으로 도약하고자 준비 중인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는 버려지는 음식물을 최소화함으로써 식품 생산 및 음식물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려는 업체들도 부상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등으로부터 2억 5,000만 달러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푸드테크 스타트업 어필 사이언스(Apeel Sciences) 역시 대표적 사례 중 하나로, 이 업체는 과일 및 채소의 표면에 바르면 수분을 유지시켜 주는 무미/무취의 식물성 원료 기반의 코팅제를 개발해 식품이 소비자에게 판매되기도 전에 상해버리는 것을 예방합니다. 어필 사이언스는 자사 제품을 적용함으로써 아보카도 폐기량을 최대 50% 줄이는데 성공했으며, 2019년 이후 총 4,200만 개의 과일이 부패해 버려지는 것을 예방함으로써 47억 리터의 물을 절약하는 효과를 이끌어냈다고 밝혔습니다. 



이달 초 엑셀(Accel) 등으로부터 4,3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음식 공유 앱 올리오(OLIO) 역시 비슷한 목적을 가진 플랫폼인데요. 원래는 가정에서 원하지 않는 음식을 이웃들에 무료로 나누기 위한 앱으로 시작했으나, 최근에는 레스토랑이나 식료품 매장 등 지역 식품 사업자들과 제휴하여 사업장에서 판매되지 않고 남은 음식을 나눌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규모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테크크런치는 이에 대해 2018년 올리오가 600만 달러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을 당시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비영리 단체에 가까워보이는 이 단순한 앱이 어떻게 엑셀 같은 투자자의 눈길을 끌었지를 궁금해 하는 이가 많았으나, 최근 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각심이 높아짐에 따라 올리오를 통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고자하는 사업자들의 참여가 급증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가장 유명한 올리오의 파트너는 영국의 다국적 슈퍼마켓 체인 테스코(Tesco)로 지난해 지난해 2,700 곳의 영국 매장에서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을 올리오의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한 바 있습니다. 



이들 업체가 리테일 매장에서의 폐기로 인한 환경오염을 해결하고자 한다면, 다른 한편에서는 섭취에 문제가 없음에도 외관이 보기 좋지 않거나, 공급량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리테일 사업자에게 넘어가지 못하고 폐기되는 과일과 채소를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일명 어글리푸드(Ugly food) 업체들도 인기를 끌고 있는 중으로, 올해 4월 엑셀 등으로부터 2억 달러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하며 유니콘 지위를 획득한 미스핏츠 마켓(Misfits Market)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 업체들의 경우, 친환경 수요 증가 뿐 아니라 온라인 식료품 구매 증가의 수혜도 톡톡히 보고 있는 중으로, 코로나로 인해 지난해 활성고객 및 주문량이 5배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사한 업체인 임퍼팩트 푸드(Imperfect Foods) 또한 올해 2월 1억 1,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습니다. 


미스핏츠 마켓에서 판매되는 '못생긴' 가지

출처: 미스핏츠 마켓 



판매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상품으로 인한 막대한 규모의 쓰레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각심은 이같은 친환경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위한 토양을 제공함과 동시에, 대규모 이커머스 업체들의 변화를 촉구하는 힘으로도 작용하고 있는데요. 영국 방송사 ITV 뉴스(ITV News)가 아마존이 매년 상품이 단지 판매되지 않았거나 반품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스마트 TV, 노트북, 드론 및 헤어 드라이기 등 멀쩡한 상품 수백만개를 폐기처분하고 있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은 후 판매되지 않았거나 반품된 재품을 재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FBA 그레이드 앤 리셀(FBA Grade and Resell) 프로그램과 미판매 재고 회수를 위한 FBA 리퀴데이션스(FBA Liquidations) 프로그램을 공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아마존은 20억 달러 규모의 기후서약 기금을 마련해 친환경 스타트업들에 투자하고, 2019년부터 향후 10년간 자사 배송의 절반을 탄소중립으로 수행하는 쉽먼트 제로(Shipment Zero) 프로그램을 런칭하는 등, 반환경적 기업으로 낙인찍히지 않고자 애쓰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는 몇년 전 매 시즌 막대한 양의 폐기물을 야기하는 패스트패션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낙인찍히며 H&M, 자라(Zara) 등 대표적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의 매출이 하락하고, 포에버21(Forever21)은 아예 파산에 이르기까지 했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현재 H&M이 보다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패션을 지향하는 컬렉션들을 선보이며 브랜딩의 변화를 꾀하는 중인 것처럼, 향후 '최저가'를 제일가치로 내세웠던 아마존을 비롯해 각종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전략에도 점차 변화를 나타나게 될 전망으로, 수공예품 마켓플레이스 엣시(Etsy)가 최근 중고 패션 앱 디팝(Depop)을 인수한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지속가능한 패션 트렌드를 기반으로 성장한 포쉬마크(Poshmark), 스레드업(ThredUp) 등의 중고마켓플레이스들에 이어, 어떤 스타트업들이 친환경 트렌드의 맹주로 성장하게 될 것인지도 관심있게 지켜볼 만한 부분일 듯 합니다.  




이달의 영역별 커머스 이슈 모아보기 


이커머스 


식품/식료품 


물류/배송


중고/친환경 


숙박/여가 


오프라인 커머스 

[월간 이슈 브리핑 9월호] 커머스 - 아마존도 눈치 보는 '제로 웨이스트' 트렌드, 이커머스 중심화두로 부상

지난달 커머스 핫토픽 업데이트 


★ 원조 온디맨드 '큰손', 소프트뱅크 등에 업고 쾌속 질주 중인 고퍼프 


그동안 초고속 식료품 배송 경쟁이 주로 유럽을 무대로 했다면, 지난달에는 미국의 고퍼프(GoPuff)가 빠르게 입지를 확대해 나간 한 달이었는데요. 승차공유와 푸드 딜리버리 등 전세계 온디맨드 경쟁을 주도했던 큰손 소프트뱅크(Softbank)의 지원을 받고 있는 고퍼프의 누적 투자유치금액은 34억 달러로, 각각 10억 달러와 3억 3,540만 달러의 누적 투자를 유치한 터키의 게티르(Getir)나 독일의 고릴라스(Gorillas)를 큰 폭으로 웃돕니다. 지난달에도 고퍼프는 게티르의 누적 투자금 총합과 같은 금액인 10억 달러의 투자금을 단일 라운드를 통해 유치했는데, 해당 라운드에도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1(Vision Fund1)이 주요 투자자 중 하나로 참여했습니다. 


고퍼프의 최근 인수 내역 

출처: 크런치베이스 



고퍼프는 이 같은 막강한 자금력을 토대로 유럽 내 라이벌들을 빠르게 흡수해 나가며 초고속 식료품 배송 업계의 통합(Consolidation)을 주도하는 중으로, 올해 5월 영국의 팬시(Fancy)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디자(Dija)를 인수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 통합이 이루어지고 있는 속도로, 이번에 인수된 디자의 경우, 인수 당시 설립 후 겨우 8 개월이 경과한 상태입니다. 이는 다른 경쟁사들 역시 마찬가지로, 7월 게티르에 인수된 블록(BLOK)은 2021년 1월 설립되었으니 설립 후 반년이 채 지나지 않아 인수된 셈입니다. 지난해 설립된 플링크(Flink) 역시 고퍼프와 아마존으로부터 인수 제의를 받은 상태로, 락다운 기간 동안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설립되었던 초고속 식료품 배송 시장이 불과 1년여 만에 빠르게 일부 사업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와 함께 초고속 식료품 배송 비즈니스의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 역시 커지고 있다는 점으로, 온라인 식료품 시장의 개척자인 오카도(Ocado)의 솔루션 유닛 CEO인 루크 젠슨(Luke Jensen)은 초고속 식료품 배송의 "시장 기회 규모에 비해 투입되고 있는 자금의 규모가 터무니없을 정도로 불균형적(grossly disproportionate)"이라며 업계 통합이 불가피한 것은 그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지속가능성과 관련해서는 과연 팬데믹 이후에도 식료품 배송 수요가 지금처럼 높게 유지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상당한 상황인데요. 일단 지난달 발표된 푸드 딜리버리업체 딜리버루(Deliveroo)의 실적을 보면, 상반기 주문건수가 전년대비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수요는 어느정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나, 경쟁 심화로 인한 마케팅 비용 증가 및 투자 증가로 인해 마진은 감소하고 있는 모습이라 수익성에 대한 의문까지 지우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분기별 글로벌 식료품 스타트업 VC  투자 동향 (10억 달러)


출처: 피치북 기반 로아인텔리전스 재가공



규제 역시 이들 업체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들 사업자들은 선발 온디맨드 사업자들인 우버나 도어대시(DoorDash), 인스타카트(Instacart) 등이 몸집을 불리며 불거지기 시작한 긱 워커(Gig Worker)들의 노동조건 및 처우 논란이 이미 규제강화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첫발을 떼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CNN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임명된 노동장관 마티 월시(Marty Walsh)가 긱 워커들을 직원으로 분류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연방정부와 주 정부 모두 긱 워커의 처우에 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라며, 배달기사 활용 방식에 있어 기존 온디맨드 업체들의 논쟁적인 전략을 그대로 모방한데다, 기존보다 더 빠른 배달 수행을 요구하기까지하는 고퍼프가 긱 워커들의 노동조건 관련 논란과 우려를 더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고퍼프의 경우, 특히 투자사 소프트뱅크의 또다른 포트폴리오 업체 우버와의 파트너십이 규제 당국의 레이더에 걸려든 상황이기도 합니다. 양사는 고퍼프의 각종 생활편의용품 및 식료품을 우버 이츠 앱을 통해서도 주문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6월에 95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개시한 뒤, 연말까지 이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는데,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양사의 파트너십이 "온라인 판매 및 알코올 배달, 편의점 상품 판매 영역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것입니다. 올해 초 우버가 알코올 배달 스타트업 드리즐리(Drizly)를 인수한 가운데, 지난해 말 주류매장 체인 베프모어(BevMo)를 인수한 고퍼프와 파트너십을 체결함에 따라 FTC가 조사에 나서게 됐다는 분석입니다. 



물론 FTC가 인수를 검토하는 것 자체는 크게 이상하지 않은 일이지만, 테크 영역에 보다 엄격한 반독점 규제기준을 적용해야한다고 주장해 온 리나 칸(Lina Khan) 교수가 FTC 위원장에 임명되고, FTC가 보다 적극적으로 인수에 개입할 수 있도록 재원을 마련하는 내용의 강력 규제안이 발의되는 등, 분위기가 우호적이지 못한 상황이라 FTC 조사가 그냥 통상적인 조사 수준에서 별탈 없이 마무리될지는 장담하기 어려운데요. 때문에 고퍼프는 막대한 자금소요와 낮은 수익성 등, 초고속 식료품 배달 비즈니스 고유의 문제 뿐 아니라, 이같은 문제를 다소나마 해결하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데 필수적인 긱 워커 운용과 통합 관련해서도 난관에 부딪힌 상황으로,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달의 커머스 핫토픽 


★ 아마존도 눈치 보는 '제로 웨이스트' 트렌드, 이커머스 중심화두로 부상   


코로나와 함께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커머스 영역에서도 최근 쓰레기 및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커머스가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팬데믹으로 대체육류 및 식물성 우유 등, 비건 제품 소비가 급증했다는 소식은 여러차례 전해드렸는데요. 이같은 추세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중으로, 굿푸드 인스티튜트(Good Food Institute) 데이터에 의하면 식물성 대체식품의 판매량은 지난 한 해 동안 27% 증가해 70억 달러 이상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유로모니터(Euromonitor)의 경우, 전세계 육류대체식품이 2024년까지 234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비욘드미트(Beyond Meat)와 임파시블 푸드(Impossible Foods) 등 대체육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푸드테크 업체들은 대체육류의 가격을 최대한 실제 육류와 비슷한 수준으로 낮춤으로써 아직은 비교적 니치에 머물고 있는 대체육류 소비를 주류화하고자 노력 중인데요. 임파시블 푸드의 데니스 우드사이드(Dennis Woodside) 사장은 이와 관련해  최근 "지난 18~20개월간 제품의 소매가를 한 번에 15~20%씩 수차례 인하"해 현재는 "유기농 목초 사육 소고기보다 조금 비싼 수준에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여전히 비교적 고가로, 향후 추가적인 인하가 필요하긴 하지만 빠르게 가격인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비욘드미트 역시 이번주 영국에서 맥도날드(McDonald’s)와 함께 개발한 식물성 버거 맥플랜트(McPlant)를 빅맥(Big Mac)과 동일한 가격에 선보인 상태입니다. 


지난주 출시된 맥도날드와 비욘드미트의 맥플랜트 버거 

출처: 맥도날드 


이처럼 가장 환경에 대한 악영향이 큰 육류소비를 대체하려는 업체들이 점차 니치에서 메인스트림으로 도약하고자 준비 중인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는 버려지는 음식물을 최소화함으로써 식품 생산 및 음식물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려는 업체들도 부상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등으로부터 2억 5,000만 달러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푸드테크 스타트업 어필 사이언스(Apeel Sciences) 역시 대표적 사례 중 하나로, 이 업체는 과일 및 채소의 표면에 바르면 수분을 유지시켜 주는 무미/무취의 식물성 원료 기반의 코팅제를 개발해 식품이 소비자에게 판매되기도 전에 상해버리는 것을 예방합니다. 어필 사이언스는 자사 제품을 적용함으로써 아보카도 폐기량을 최대 50% 줄이는데 성공했으며, 2019년 이후 총 4,200만 개의 과일이 부패해 버려지는 것을 예방함으로써 47억 리터의 물을 절약하는 효과를 이끌어냈다고 밝혔습니다. 



이달 초 엑셀(Accel) 등으로부터 4,3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음식 공유 앱 올리오(OLIO) 역시 비슷한 목적을 가진 플랫폼인데요. 원래는 가정에서 원하지 않는 음식을 이웃들에 무료로 나누기 위한 앱으로 시작했으나, 최근에는 레스토랑이나 식료품 매장 등 지역 식품 사업자들과 제휴하여 사업장에서 판매되지 않고 남은 음식을 나눌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규모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테크크런치는 이에 대해 2018년 올리오가 600만 달러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을 당시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비영리 단체에 가까워보이는 이 단순한 앱이 어떻게 엑셀 같은 투자자의 눈길을 끌었지를 궁금해 하는 이가 많았으나, 최근 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각심이 높아짐에 따라 올리오를 통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고자하는 사업자들의 참여가 급증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가장 유명한 올리오의 파트너는 영국의 다국적 슈퍼마켓 체인 테스코(Tesco)로 지난해 지난해 2,700 곳의 영국 매장에서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을 올리오의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한 바 있습니다. 



이들 업체가 리테일 매장에서의 폐기로 인한 환경오염을 해결하고자 한다면, 다른 한편에서는 섭취에 문제가 없음에도 외관이 보기 좋지 않거나, 공급량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리테일 사업자에게 넘어가지 못하고 폐기되는 과일과 채소를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일명 어글리푸드(Ugly food) 업체들도 인기를 끌고 있는 중으로, 올해 4월 엑셀 등으로부터 2억 달러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하며 유니콘 지위를 획득한 미스핏츠 마켓(Misfits Market)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 업체들의 경우, 친환경 수요 증가 뿐 아니라 온라인 식료품 구매 증가의 수혜도 톡톡히 보고 있는 중으로, 코로나로 인해 지난해 활성고객 및 주문량이 5배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사한 업체인 임퍼팩트 푸드(Imperfect Foods) 또한 올해 2월 1억 1,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습니다. 


미스핏츠 마켓에서 판매되는 '못생긴' 가지

출처: 미스핏츠 마켓 



판매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상품으로 인한 막대한 규모의 쓰레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각심은 이같은 친환경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위한 토양을 제공함과 동시에, 대규모 이커머스 업체들의 변화를 촉구하는 힘으로도 작용하고 있는데요. 영국 방송사 ITV 뉴스(ITV News)가 아마존이 매년 상품이 단지 판매되지 않았거나 반품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스마트 TV, 노트북, 드론 및 헤어 드라이기 등 멀쩡한 상품 수백만개를 폐기처분하고 있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은 후 판매되지 않았거나 반품된 재품을 재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FBA 그레이드 앤 리셀(FBA Grade and Resell) 프로그램과 미판매 재고 회수를 위한 FBA 리퀴데이션스(FBA Liquidations) 프로그램을 공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아마존은 20억 달러 규모의 기후서약 기금을 마련해 친환경 스타트업들에 투자하고, 2019년부터 향후 10년간 자사 배송의 절반을 탄소중립으로 수행하는 쉽먼트 제로(Shipment Zero) 프로그램을 런칭하는 등, 반환경적 기업으로 낙인찍히지 않고자 애쓰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는 몇년 전 매 시즌 막대한 양의 폐기물을 야기하는 패스트패션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낙인찍히며 H&M, 자라(Zara) 등 대표적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의 매출이 하락하고, 포에버21(Forever21)은 아예 파산에 이르기까지 했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현재 H&M이 보다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패션을 지향하는 컬렉션들을 선보이며 브랜딩의 변화를 꾀하는 중인 것처럼, 향후 '최저가'를 제일가치로 내세웠던 아마존을 비롯해 각종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전략에도 점차 변화를 나타나게 될 전망으로, 수공예품 마켓플레이스 엣시(Etsy)가 최근 중고 패션 앱 디팝(Depop)을 인수한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지속가능한 패션 트렌드를 기반으로 성장한 포쉬마크(Poshmark), 스레드업(ThredUp) 등의 중고마켓플레이스들에 이어, 어떤 스타트업들이 친환경 트렌드의 맹주로 성장하게 될 것인지도 관심있게 지켜볼 만한 부분일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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