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와 경쟁? 메타버스 구축의 인프라가 되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큰그림'

올해 들어 꾸준히 지속되던 메타버스 붐이 페이스북(Facebook)이 메타버스 비전을 전면에 내세운 메타(Meta)로 사명까지 변경하고 나서며 더욱더 증폭되고 있습니다. 올해 초 로블록스(Roblox)의 상장과 함께 메타버스 게임이나 포트나이트(Fortnite) 내에서의 가상 콘서트, 제페토 내에 구현된 구찌 쇼룸 등 컨수머향 메타버스 서비스들이 화제를 모았다면, 최근에는 메타가 가상현실 워크플레이스 호라이즌 워크룸(Horizon Workrooms)을 내놓은데 이어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3월 공개했던 가상현실 컨퍼런스 플랫폼 메시(Mesh)를 협업툴 팀즈(Teams)에 결합한 메시 포 팀즈(Mesh for Teams)를 선보이며 엔터프라이즈 메타버스가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메타의 호라이즌 워크룸



메타 vs 마이크로소프트, 메타버스를 대하는 서로다른 전략


재밌는 점은 호라이즌 워크룸과 메시 포 팀즈로 경쟁구도를 형성하는 것처럼 보였던 양사가 메시 포 팀즈 공개 직후, 페이스북의 엔터프라이즈용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워크플레이스(Workplace)를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에 통합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는 것인데요. 양사의 파트너십은 앱을 전환할 필요 없이 팀즈 내에서 워크플레이스 콘텐츠를 확인하거나, 워크플레이스 앱에서 팀즈 화상회의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비록 메타버스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나 양사의 메타버스 전략에 있어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엔터프라이즈 협업툴 영역에서 이루어진 제휴라는 점에서 주목해 볼 만합니다. 


메시 포 팀즈가 처음 공개되었을 당시 엔터프라이즈 메타버스를 둘러싼 양사의 경쟁구도에 대한 분석이 연이어 쏟아져 나왔던 만큼, 메시 포 팀즈 공개 직후 이루어진 이같은 제휴가 일견 이해하기 어려워 보일 수 있는데요. 사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3월, 메시를 처음 공개할 당시 내세웠던 비전을 생각하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당시에도 마이크로소프트는 향후 메시를 팀즈에 통합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긴 했으나, 그것보다는 메시가 MR 솔루션이 아닌 "개발자들이 이머시브한 멀티유저 MR앱을 복잡한 기술적 문제에 대한 걱정 없이 디자인" 할 수 있도록 돕는 애저(Azure) 기반의 앱 개발 플랫폼이라는 점을 적극 강조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는 즉, 메시가 애저를 산업별로 특화하여 제공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출시된 것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메타버스 영역에서 제공하려는 핵심 오퍼링이 메시 포 팀즈가 아니라 그것이 기반해 있는 일종의 메타버스 특화 애저 플랫폼인 '메시'임을 의미합니다. 이때 메시 포 팀즈는 메시를 이용해 기업들이 어떠한 메타버스 앱을 개발할 수 있는가를 시연해 보여주는 일종의 프로토타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는 호라이즌 워크룸 자체가 핵심 오퍼링인 페이스북과는 궤를 크게 달리하는 접근으로, 패스트컴퍼니는 이에 대해 "페이스북이 메타버스를 소유하고자 한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메타버스에) 동력을 제공하고자 한다"는 말로 정리했습니다. 



메타버스=가상현실? 메타버스에 대한 흔한 오해 


이같은 양사의 메타버스 전략을 보다 자세히 비교하기에 앞서, 현재 다소 모호하게 사용되고 있는 메타버스라는 용어부터 규정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 메타버스를 비영리 연구단체 미래가속화연구제단(ASF, 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의 규정에 따라 증강현실(AR), 라이프로깅, 거울세계, 가상현실(VR) 등 네 가지로 분류하고 있지만, 이 규정대로라면 각각의 예시로 사용되는 포켓몬고 등의 AR 게임이나 애플워치(Apple Watch) 등의 라이프로깅 디바이스, 구글 어스(Google Earth) 등의 3D 지도, 각종 VR 게임 등이 모두 메타버스가 되는 셈이라 이들과 메타버스를 구분짓기 위해서는 메타버스의 조건에 대해 보다 자세한 규정이 필요합니다. 


메튜 볼이 꼽은 메타버스의 7가지 요건

출처: 메튜볼.VC


로이리포트에서는 올해 초, 벤처캐피탈리스트 메튜 볼(Matthew Ball)의 글을 빌려와 메타버스의 속성을 위의 표와 같이 7가지로 정리해 드린 바 있는데요. 해당 글의 내용을 발전시켜 올해 6월 새롭게 공개한 총 9부작의 "메타버스 입문서(The Metaverse Primer)"에서 메타버스를 아래와 같이 정의하며, 메타버스에 대한 흔한 오해들을 몇 가지 지적합니다. 


메타버스의 정의

: 실시간 랜더링되는 3D 가상세계들로 구성된 막대한 규모상호교환 가능한 네트워크로, 사실상 무한한 유저들이 신분, 역사, 지위, 물체, 커뮤니케이션, 결제 등의 데이터를 유지한 채 각각 개별성을 가지고 동시적이며 지속적으로 경험할 수 있음.  (The Metaverse is a massively scaled and interoperable network of real-time rendered 3D virtual worlds which can be experienced synchronously and persistently by an effectively unlimited number of users with an individual sense of presence, and with continuity of data, such as identity, history, entitlements, objects, communications, and payments.)


메타버스에 대한 흔한 오해 

  • 메타버스=가상현실: 가상현실은 메타버스를 경험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뿐으로, VR이 메타버스라고 하는 것은 모바일 인터넷이 앱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으며, VR 헤드셋은 메타버스에 있어 모바일 인터넷의 스마트폰과 같은 존재에 불과함 
  • 메타버스=유저생성의(user-generated) 가상세계: 이는 인터넷이 페이스북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페이스북과 같은 UGC 중심의 소셜 네트워크가 인터넷 상 존재하는 수많은 경험 중 하나일 뿐이듯, 유저생성의 가상세계 역시 메타버스에 존재하는 수많은 경험 중 하나에 불과함 
  • 메타버스=비디오게임: 비디오게임은 (그것이 '오락' 등의 광범위한 것일지라도) 특정한 목적이 존재(purpose-specific)하며, (콜오브듀티가 오버워치와 완전히 독립적으로 존재하듯) 비통합적(unintegrated)이고, (매치가 종료될 때마다 게임 세계가 리셋된다는 점에서) 일시적이며, 동시 최대 참여인원의 수가 정해져 있음. 메타버스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지만, 메타버스가 게임은 아니며 메타버스는 일상생활에서 활용되는 가상경험의 범위와 수를 현저히 확대하게 될 것임 
  • 메타버스=언리얼(Unreal), 유니티(Unity), 웹XR(WebXR), 웹GPU(WebGPU) 등의 툴: 메타버스가 이들 툴들이라고 말하는 것은 인터넷이 TCP/IP, HTTP, 웹브라우저 등의 프로토콜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것임 


메타버스 가상 플랫폼의 조건, 유저 주도의 경험 제작과 가상 경제


메튜 볼은 이같은 메타버스를 하드웨어, 컴퓨팅파워, 네트워크, 결제 서비스, 콘텐츠/서비스/자산, 가상 플랫폼, 상호교환 툴 및 표준 등으로 나누어 정리하고 있는데요. 최근 흔히 메타버스의 동의어처럼 여겨지고 있는 로블록스나 포트나이트 등은 이 중에서도 가상 플랫폼에 속합니다. 


이때의 가상 플랫폼이란 "이머시브하며 많은 경우에 3차원인 디지털 시뮬레이션, 환경, 세계를 구축 및 운영하여 유저와 기업들이 그 안에서 광범위한 경험(카레이싱, 그림 그리기, 수업 참여, 음악 감상 등등)을 탐색 및 창조, 교류, 참여하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The development and operation of immersive digital and often three-dimensional simulations, environments, and worlds wherein users and businesses can explore, create, socialize, and participate in a wide variety of experiences (e.g. race a car, paint a painting, attend a class, listen to music), and engage in economic activity)으로 정의됩니다. 


이러한 가상 플랫폼과 기존의 전통적 온라인 경험, 멀티플레이어 비디오 게임을 구분짓는 가장 큰 차이는 가상 플랫폼의 경우, 대규모의 개발자 및 크리에이터 생태계가 존재하여 플랫폼상의 콘텐츠 중 대부분이 이들에 의해 제작되며, 제작된 콘텐츠의 경제적 교환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통해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대부분을 개발자 및 크리에이터들이 가져가게 된다는 것인데요. 이를 위해 메타버스 상의 가상 플랫폼들은 콘텐츠의 자유로운 제작을 위한 엔진, 스튜디오, 툴 등과 이를 지원하기 위한 모듈 및 자산 거래 마켓플레이스, 보이스챗, 결제 시스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야하며, 이를 통해 소비자와 개발자, 크리에이터간의 거래가 다각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제를 구축해야합니다. 


유저들이 스튜디오 내에 마련된 3D 모델과 템플릿 등 각종 자산을 이용해 자유롭게 여러가지 경험을 제작한 뒤, 이를 가상화폐인 로벅스(Robux)를 이용해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로블록스나, 메인 게임인 포트나이트의 가상세계 내에 자신만의 섬을 만들어 그곳에서 친구들과 직접 제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포트나이트 크리에이티브 모드(Fortnite Creative Mode) 등이 이같은 특성을 잘 보여주는데요. 메타의 호라이즌 워크룸 역시 기업들이 가상공간 안에 자유롭게 맞춤형 회의실, 오피스 등을 구축하고, 마찬가지로 외양을 자유롭게 커스터마이징한 아바타를 이용해 생성된 공간 안에서 회의를 하거나 동료와 게임을 하는 등 각종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가상 플랫폼에 속합니다.


포트나이트 크리에이티브 

 



호라이즌 워크룸에 없는 결정적 한 가지, '상호운용성'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호라이즌 워크룸을 과연 메타버스라고 부를 수 있는가에 대한 회의론이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스캇 갤러웨이(Scott Galloway) 교수의 경우, 호라이즌 워크룸 공개 직후 보낸 뉴스레터에서 자신이 메타버스에 대해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이 딱 두 가지 있다며 "오늘날의 인터넷을 넘어서는 디지털 세계의 미래 버전이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게 호라이즌 워크플레이스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매우 단호하게 일갈한 바 있습니다. 


이때 스캇 갤러웨이가 페이스북에 결정적으로 결여된 요소로 지적한 것이 바로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입니다. 한 플랫폼 내에서의 신분과 관계, 외양, 보유한 가상 자산과 데이터 등을 그대로 다른 플랫폼으로도 가저갈 수 있는 전례없는 수준의 높은 상호운용성은 메튜 볼이 꼽은 메타버스의 일곱가지 속성 중 하나로, 갤러웨이 교수 역시 메타버스는 특정 기업의 상표가 붙은 단일한 웹사이트가 아니라, 마치 지금의 인터넷처럼 다양한 환경들이 연결되어있는 세계에 가까울 것이라며 상호운용성이 메타버스 시대를 여는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분석합니다. 


문제는 이같은 상호운용성이 페이스북의 비즈니스 방식과는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것인데요. 페이스북의 핵심 자산은 유저의 활동과 관계, 특성에 대한 데이터셋으로 유저들을 페이스북 내에 체류하도록 함으로써 해당 데이터를 수집하고 독점하는데, 만약 유저들이 동일한 신분을 유지한 채 메타버스 어디에서든 자유롭게 자신만의 공간을 생성해 거기서 사진을 공유하거나 다른 유저들과 토론하는 등의 소셜 활동을 수행한다면 페이스북은 더 이상 이같은 데이터를 독점하지도, 수익화하지도 못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갤러웨이 교수는 이때문에 페이스북이 통상적으로 이야기되는 것과는 다른 버전의 메타버스를 구상하고 있으며, 그 결과물이 호라이즌 워크룸이라고 보는데요. "페이스북을 VR로 구축하여 마치 메타버스처럼 '보이도록' 만든 뒤에, 이를 워크룸을 통해 기업 환경으로 확장하고, 이 모두를 '메타버스'로 브랜딩한 뒤, 페이스북의 기존 모델을 통해 창출되는 막대한 광고 매출을 갑옷삼아 모든 도전자들을 물리치는 것"이 바로 페이스북이 말하는 '메타버스'의 정체라는 것입니다. 이때 갤러웨이 교수가 제시하는 근거 중 하나가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메타버스의 도래 시점을 수십년 뒤로 전망하는 것과 달리, 마크 저커버그는 향후 5~7년 안에 페이스북의 메타버스 구축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으로, 이는 페이스북의 메타버스가 플랫폼간 상호운용성 확보에 필요한 각종 기술적 허들의 극복과 표준 정립 등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입니다. 



메타버스를 소유하려는 메타 vs 멀티버스를 연결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의 비전이 갈라지는 것은 바로 이 지점에서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메시 포 팀즈를 호라이즌 워크룸과 같은 단일한 메타버스로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메시를 각 유저와 기업들이 자신만의 메타버스를 구축하고, 이렇게 구축된 메타버스 사이를 연결하여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인프라로 포지셔닝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전략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의 AI 및 MR 부문 기술 펠로우인 알렉스 키프만(Alex Kipman)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세상에는 앞으로 하나의 메타버스가 존재할 것이며, 모든 사람들이 '나의' 메타버스 안에 살게 될 것이라는 관점이 존재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것은 미래에 대한 디스토피아적인 관점에 불과하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가 구상하는 메타버스는 AOL이나 컴퓨서브(CompuServe) 등 구시대의 폐쇄형 독점 온라인과는 달리 여러 웹사이트들이 연결되어있는 지금의 웹과 유사한 공간으로, 현재의 웹사이트들이 미래에는 모두 각각의 메타버스가 되어 "하나 혹은 소수의 메타버스가 아니라 무한히 많은 수의 메타버스들"이 존재하게 될 것이라는 게 마이크로소프트의 관점입니다. 


다른 말로 메타가 메타버스를 지배하고자 한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여러개의 메타버스로 구성된 멀티버스(multiverse)를 하나로 연결하는 일종의 필수적인 접착제 역할을 하고자 한다는 것인데요. 메시는 이같은 전략의 핵심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Hololense)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의 오큘러스(Oculus) 등 각종 서드파티 VR 헤드셋과 PC, 스마트폰 등 유저들이 광범위한 종류의 디바이스를 오가며 메타버스에 접속하고, 각종 API를 이용해 기업들이 여러 메타버스들에 걸쳐 신분을 유지할 수 있는 형태로 각각의 메타버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상호운용 가능한 무한대의 메타버스들로 구성된 멀티버스'로써의 메타버스의 기반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메시의 구조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이는 현 CEO인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취임 이후 대대적인 클라우드 전환을 통해 IaaS 시장 2인자로 입지를 굳히는데 성공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난 행보와도 잘 부합하는 전략이라 할 수 있는데요. 이같은 맥락에서 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일견 엔터프라이즈 메타버스 영역 경쟁자처럼 보일 수 있는 페이스북과 메시 포 팀즈 공개 직후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 역시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인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Project XCloud)를 준비하고 있음에도 게이밍 업계 숙적인 소니(Sony)의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애저 기반으로 제공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애저를 클라우드 게이밍계의 엔드투엔드 인프라로 자리매김시키려는 야심을 내비친 바 있어, 이번에도 유사한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 가능합니다.



마치며...


이상으로 얼핏 보기에 유사한 엔터프라이즈 메타버스 툴을 유사한 시기에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던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서로다른 메타버스 전략에 대해 간략히 대조해보았는데요. 위의 내용을 종합해 보았을때, 사명까지 바꿔가며 메타버스를 차세대 핵심사업으로 강조하고 나선 메타보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현재까지 합의된 메타버스의 요건에 보다 잘 부합하는 비전을 내놓은 것으로 평가해볼 수 있겠는데요. 메타의 메타버스 비전에 대해 기대의 목소리 만큼이나 조롱과 의심의 목소리도 큰 데에는 최근의 스캔들로 인한 이미지 실추나 그동안의 의심스러운 개인정보처리 관행 뿐만 아니라 이러한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메타 외에 메타버스의 강자로 꼽히는 업체들을 보면, 단순히 아바타 기반으로 교류하는 이머시브한 VR 가상공간을 구축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위에서 정리된 메타버스의 요건들을 매우 뚜렷하게 구현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유저들에 의한 경험의 제작과 그것의 자유로운 교환을 가능하게 하는 가상세계 내 경제 시스템'라는 가상 플랫폼의 특성을 잘 구현한 로블록스나, 모든 주요 게이밍 PC 스택과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아이폰 등 모든 주요 게이밍 플랫폼에 걸쳐 게임이 최적화 될 수 있도록 하는 크로스플랫폼 게임 개발 엔진 언리얼 엔진(Unreal Engine)로 크로스플랫폼 게이밍 시대를 열었던 에픽게임즈 등이 대표적 예시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역으로, 앞으로 더욱 더 치열해질 메타버스 구축 경쟁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거나, 경쟁력있는 기업을 가려내기 위해서는 메타버스가 무엇이며, 메타버스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보다 정확하고 예각적인 관점이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한데요. 한국에서도 올해 초부터 '메타버스'가 여기저기서 버즈워드로 등장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이 글이 메타버스에 대한 안목을 기르기 위한 일종의 안내서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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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의 호라이즌 워크룸



메타 vs 마이크로소프트, 메타버스를 대하는 서로다른 전략


재밌는 점은 호라이즌 워크룸과 메시 포 팀즈로 경쟁구도를 형성하는 것처럼 보였던 양사가 메시 포 팀즈 공개 직후, 페이스북의 엔터프라이즈용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워크플레이스(Workplace)를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에 통합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는 것인데요. 양사의 파트너십은 앱을 전환할 필요 없이 팀즈 내에서 워크플레이스 콘텐츠를 확인하거나, 워크플레이스 앱에서 팀즈 화상회의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비록 메타버스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나 양사의 메타버스 전략에 있어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엔터프라이즈 협업툴 영역에서 이루어진 제휴라는 점에서 주목해 볼 만합니다. 


메시 포 팀즈가 처음 공개되었을 당시 엔터프라이즈 메타버스를 둘러싼 양사의 경쟁구도에 대한 분석이 연이어 쏟아져 나왔던 만큼, 메시 포 팀즈 공개 직후 이루어진 이같은 제휴가 일견 이해하기 어려워 보일 수 있는데요. 사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3월, 메시를 처음 공개할 당시 내세웠던 비전을 생각하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당시에도 마이크로소프트는 향후 메시를 팀즈에 통합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긴 했으나, 그것보다는 메시가 MR 솔루션이 아닌 "개발자들이 이머시브한 멀티유저 MR앱을 복잡한 기술적 문제에 대한 걱정 없이 디자인" 할 수 있도록 돕는 애저(Azure) 기반의 앱 개발 플랫폼이라는 점을 적극 강조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는 즉, 메시가 애저를 산업별로 특화하여 제공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출시된 것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메타버스 영역에서 제공하려는 핵심 오퍼링이 메시 포 팀즈가 아니라 그것이 기반해 있는 일종의 메타버스 특화 애저 플랫폼인 '메시'임을 의미합니다. 이때 메시 포 팀즈는 메시를 이용해 기업들이 어떠한 메타버스 앱을 개발할 수 있는가를 시연해 보여주는 일종의 프로토타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는 호라이즌 워크룸 자체가 핵심 오퍼링인 페이스북과는 궤를 크게 달리하는 접근으로, 패스트컴퍼니는 이에 대해 "페이스북이 메타버스를 소유하고자 한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메타버스에) 동력을 제공하고자 한다"는 말로 정리했습니다. 



메타버스=가상현실? 메타버스에 대한 흔한 오해 


이같은 양사의 메타버스 전략을 보다 자세히 비교하기에 앞서, 현재 다소 모호하게 사용되고 있는 메타버스라는 용어부터 규정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 메타버스를 비영리 연구단체 미래가속화연구제단(ASF, 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의 규정에 따라 증강현실(AR), 라이프로깅, 거울세계, 가상현실(VR) 등 네 가지로 분류하고 있지만, 이 규정대로라면 각각의 예시로 사용되는 포켓몬고 등의 AR 게임이나 애플워치(Apple Watch) 등의 라이프로깅 디바이스, 구글 어스(Google Earth) 등의 3D 지도, 각종 VR 게임 등이 모두 메타버스가 되는 셈이라 이들과 메타버스를 구분짓기 위해서는 메타버스의 조건에 대해 보다 자세한 규정이 필요합니다. 


메튜 볼이 꼽은 메타버스의 7가지 요건

출처: 메튜볼.VC


로이리포트에서는 올해 초, 벤처캐피탈리스트 메튜 볼(Matthew Ball)의 글을 빌려와 메타버스의 속성을 위의 표와 같이 7가지로 정리해 드린 바 있는데요. 해당 글의 내용을 발전시켜 올해 6월 새롭게 공개한 총 9부작의 "메타버스 입문서(The Metaverse Primer)"에서 메타버스를 아래와 같이 정의하며, 메타버스에 대한 흔한 오해들을 몇 가지 지적합니다. 


메타버스의 정의

: 실시간 랜더링되는 3D 가상세계들로 구성된 막대한 규모상호교환 가능한 네트워크로, 사실상 무한한 유저들이 신분, 역사, 지위, 물체, 커뮤니케이션, 결제 등의 데이터를 유지한 채 각각 개별성을 가지고 동시적이며 지속적으로 경험할 수 있음.  (The Metaverse is a massively scaled and interoperable network of real-time rendered 3D virtual worlds which can be experienced synchronously and persistently by an effectively unlimited number of users with an individual sense of presence, and with continuity of data, such as identity, history, entitlements, objects, communications, and payments.)


메타버스에 대한 흔한 오해 

  • 메타버스=가상현실: 가상현실은 메타버스를 경험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뿐으로, VR이 메타버스라고 하는 것은 모바일 인터넷이 앱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으며, VR 헤드셋은 메타버스에 있어 모바일 인터넷의 스마트폰과 같은 존재에 불과함 
  • 메타버스=유저생성의(user-generated) 가상세계: 이는 인터넷이 페이스북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페이스북과 같은 UGC 중심의 소셜 네트워크가 인터넷 상 존재하는 수많은 경험 중 하나일 뿐이듯, 유저생성의 가상세계 역시 메타버스에 존재하는 수많은 경험 중 하나에 불과함 
  • 메타버스=비디오게임: 비디오게임은 (그것이 '오락' 등의 광범위한 것일지라도) 특정한 목적이 존재(purpose-specific)하며, (콜오브듀티가 오버워치와 완전히 독립적으로 존재하듯) 비통합적(unintegrated)이고, (매치가 종료될 때마다 게임 세계가 리셋된다는 점에서) 일시적이며, 동시 최대 참여인원의 수가 정해져 있음. 메타버스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지만, 메타버스가 게임은 아니며 메타버스는 일상생활에서 활용되는 가상경험의 범위와 수를 현저히 확대하게 될 것임 
  • 메타버스=언리얼(Unreal), 유니티(Unity), 웹XR(WebXR), 웹GPU(WebGPU) 등의 툴: 메타버스가 이들 툴들이라고 말하는 것은 인터넷이 TCP/IP, HTTP, 웹브라우저 등의 프로토콜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것임 


메타버스 가상 플랫폼의 조건, 유저 주도의 경험 제작과 가상 경제


메튜 볼은 이같은 메타버스를 하드웨어, 컴퓨팅파워, 네트워크, 결제 서비스, 콘텐츠/서비스/자산, 가상 플랫폼, 상호교환 툴 및 표준 등으로 나누어 정리하고 있는데요. 최근 흔히 메타버스의 동의어처럼 여겨지고 있는 로블록스나 포트나이트 등은 이 중에서도 가상 플랫폼에 속합니다. 


이때의 가상 플랫폼이란 "이머시브하며 많은 경우에 3차원인 디지털 시뮬레이션, 환경, 세계를 구축 및 운영하여 유저와 기업들이 그 안에서 광범위한 경험(카레이싱, 그림 그리기, 수업 참여, 음악 감상 등등)을 탐색 및 창조, 교류, 참여하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The development and operation of immersive digital and often three-dimensional simulations, environments, and worlds wherein users and businesses can explore, create, socialize, and participate in a wide variety of experiences (e.g. race a car, paint a painting, attend a class, listen to music), and engage in economic activity)으로 정의됩니다. 


이러한 가상 플랫폼과 기존의 전통적 온라인 경험, 멀티플레이어 비디오 게임을 구분짓는 가장 큰 차이는 가상 플랫폼의 경우, 대규모의 개발자 및 크리에이터 생태계가 존재하여 플랫폼상의 콘텐츠 중 대부분이 이들에 의해 제작되며, 제작된 콘텐츠의 경제적 교환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통해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대부분을 개발자 및 크리에이터들이 가져가게 된다는 것인데요. 이를 위해 메타버스 상의 가상 플랫폼들은 콘텐츠의 자유로운 제작을 위한 엔진, 스튜디오, 툴 등과 이를 지원하기 위한 모듈 및 자산 거래 마켓플레이스, 보이스챗, 결제 시스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야하며, 이를 통해 소비자와 개발자, 크리에이터간의 거래가 다각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제를 구축해야합니다. 


유저들이 스튜디오 내에 마련된 3D 모델과 템플릿 등 각종 자산을 이용해 자유롭게 여러가지 경험을 제작한 뒤, 이를 가상화폐인 로벅스(Robux)를 이용해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로블록스나, 메인 게임인 포트나이트의 가상세계 내에 자신만의 섬을 만들어 그곳에서 친구들과 직접 제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포트나이트 크리에이티브 모드(Fortnite Creative Mode) 등이 이같은 특성을 잘 보여주는데요. 메타의 호라이즌 워크룸 역시 기업들이 가상공간 안에 자유롭게 맞춤형 회의실, 오피스 등을 구축하고, 마찬가지로 외양을 자유롭게 커스터마이징한 아바타를 이용해 생성된 공간 안에서 회의를 하거나 동료와 게임을 하는 등 각종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가상 플랫폼에 속합니다.


포트나이트 크리에이티브 

 



호라이즌 워크룸에 없는 결정적 한 가지, '상호운용성'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호라이즌 워크룸을 과연 메타버스라고 부를 수 있는가에 대한 회의론이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스캇 갤러웨이(Scott Galloway) 교수의 경우, 호라이즌 워크룸 공개 직후 보낸 뉴스레터에서 자신이 메타버스에 대해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이 딱 두 가지 있다며 "오늘날의 인터넷을 넘어서는 디지털 세계의 미래 버전이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게 호라이즌 워크플레이스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매우 단호하게 일갈한 바 있습니다. 


이때 스캇 갤러웨이가 페이스북에 결정적으로 결여된 요소로 지적한 것이 바로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입니다. 한 플랫폼 내에서의 신분과 관계, 외양, 보유한 가상 자산과 데이터 등을 그대로 다른 플랫폼으로도 가저갈 수 있는 전례없는 수준의 높은 상호운용성은 메튜 볼이 꼽은 메타버스의 일곱가지 속성 중 하나로, 갤러웨이 교수 역시 메타버스는 특정 기업의 상표가 붙은 단일한 웹사이트가 아니라, 마치 지금의 인터넷처럼 다양한 환경들이 연결되어있는 세계에 가까울 것이라며 상호운용성이 메타버스 시대를 여는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분석합니다. 


문제는 이같은 상호운용성이 페이스북의 비즈니스 방식과는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것인데요. 페이스북의 핵심 자산은 유저의 활동과 관계, 특성에 대한 데이터셋으로 유저들을 페이스북 내에 체류하도록 함으로써 해당 데이터를 수집하고 독점하는데, 만약 유저들이 동일한 신분을 유지한 채 메타버스 어디에서든 자유롭게 자신만의 공간을 생성해 거기서 사진을 공유하거나 다른 유저들과 토론하는 등의 소셜 활동을 수행한다면 페이스북은 더 이상 이같은 데이터를 독점하지도, 수익화하지도 못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갤러웨이 교수는 이때문에 페이스북이 통상적으로 이야기되는 것과는 다른 버전의 메타버스를 구상하고 있으며, 그 결과물이 호라이즌 워크룸이라고 보는데요. "페이스북을 VR로 구축하여 마치 메타버스처럼 '보이도록' 만든 뒤에, 이를 워크룸을 통해 기업 환경으로 확장하고, 이 모두를 '메타버스'로 브랜딩한 뒤, 페이스북의 기존 모델을 통해 창출되는 막대한 광고 매출을 갑옷삼아 모든 도전자들을 물리치는 것"이 바로 페이스북이 말하는 '메타버스'의 정체라는 것입니다. 이때 갤러웨이 교수가 제시하는 근거 중 하나가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메타버스의 도래 시점을 수십년 뒤로 전망하는 것과 달리, 마크 저커버그는 향후 5~7년 안에 페이스북의 메타버스 구축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으로, 이는 페이스북의 메타버스가 플랫폼간 상호운용성 확보에 필요한 각종 기술적 허들의 극복과 표준 정립 등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입니다. 



메타버스를 소유하려는 메타 vs 멀티버스를 연결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의 비전이 갈라지는 것은 바로 이 지점에서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메시 포 팀즈를 호라이즌 워크룸과 같은 단일한 메타버스로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메시를 각 유저와 기업들이 자신만의 메타버스를 구축하고, 이렇게 구축된 메타버스 사이를 연결하여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인프라로 포지셔닝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전략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의 AI 및 MR 부문 기술 펠로우인 알렉스 키프만(Alex Kipman)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세상에는 앞으로 하나의 메타버스가 존재할 것이며, 모든 사람들이 '나의' 메타버스 안에 살게 될 것이라는 관점이 존재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것은 미래에 대한 디스토피아적인 관점에 불과하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가 구상하는 메타버스는 AOL이나 컴퓨서브(CompuServe) 등 구시대의 폐쇄형 독점 온라인과는 달리 여러 웹사이트들이 연결되어있는 지금의 웹과 유사한 공간으로, 현재의 웹사이트들이 미래에는 모두 각각의 메타버스가 되어 "하나 혹은 소수의 메타버스가 아니라 무한히 많은 수의 메타버스들"이 존재하게 될 것이라는 게 마이크로소프트의 관점입니다. 


다른 말로 메타가 메타버스를 지배하고자 한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여러개의 메타버스로 구성된 멀티버스(multiverse)를 하나로 연결하는 일종의 필수적인 접착제 역할을 하고자 한다는 것인데요. 메시는 이같은 전략의 핵심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Hololense)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의 오큘러스(Oculus) 등 각종 서드파티 VR 헤드셋과 PC, 스마트폰 등 유저들이 광범위한 종류의 디바이스를 오가며 메타버스에 접속하고, 각종 API를 이용해 기업들이 여러 메타버스들에 걸쳐 신분을 유지할 수 있는 형태로 각각의 메타버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상호운용 가능한 무한대의 메타버스들로 구성된 멀티버스'로써의 메타버스의 기반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메시의 구조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이는 현 CEO인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취임 이후 대대적인 클라우드 전환을 통해 IaaS 시장 2인자로 입지를 굳히는데 성공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난 행보와도 잘 부합하는 전략이라 할 수 있는데요. 이같은 맥락에서 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일견 엔터프라이즈 메타버스 영역 경쟁자처럼 보일 수 있는 페이스북과 메시 포 팀즈 공개 직후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 역시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인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Project XCloud)를 준비하고 있음에도 게이밍 업계 숙적인 소니(Sony)의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애저 기반으로 제공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애저를 클라우드 게이밍계의 엔드투엔드 인프라로 자리매김시키려는 야심을 내비친 바 있어, 이번에도 유사한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 가능합니다.



마치며...


이상으로 얼핏 보기에 유사한 엔터프라이즈 메타버스 툴을 유사한 시기에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던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서로다른 메타버스 전략에 대해 간략히 대조해보았는데요. 위의 내용을 종합해 보았을때, 사명까지 바꿔가며 메타버스를 차세대 핵심사업으로 강조하고 나선 메타보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현재까지 합의된 메타버스의 요건에 보다 잘 부합하는 비전을 내놓은 것으로 평가해볼 수 있겠는데요. 메타의 메타버스 비전에 대해 기대의 목소리 만큼이나 조롱과 의심의 목소리도 큰 데에는 최근의 스캔들로 인한 이미지 실추나 그동안의 의심스러운 개인정보처리 관행 뿐만 아니라 이러한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메타 외에 메타버스의 강자로 꼽히는 업체들을 보면, 단순히 아바타 기반으로 교류하는 이머시브한 VR 가상공간을 구축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위에서 정리된 메타버스의 요건들을 매우 뚜렷하게 구현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유저들에 의한 경험의 제작과 그것의 자유로운 교환을 가능하게 하는 가상세계 내 경제 시스템'라는 가상 플랫폼의 특성을 잘 구현한 로블록스나, 모든 주요 게이밍 PC 스택과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아이폰 등 모든 주요 게이밍 플랫폼에 걸쳐 게임이 최적화 될 수 있도록 하는 크로스플랫폼 게임 개발 엔진 언리얼 엔진(Unreal Engine)로 크로스플랫폼 게이밍 시대를 열었던 에픽게임즈 등이 대표적 예시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역으로, 앞으로 더욱 더 치열해질 메타버스 구축 경쟁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거나, 경쟁력있는 기업을 가려내기 위해서는 메타버스가 무엇이며, 메타버스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보다 정확하고 예각적인 관점이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한데요. 한국에서도 올해 초부터 '메타버스'가 여기저기서 버즈워드로 등장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이 글이 메타버스에 대한 안목을 기르기 위한 일종의 안내서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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