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초 상장' 버즈피드의 과제, "버즈피드의 운명이 디지털 미디어 업계의 미래 좌우할 것"

이달 6일(현지시각) SPAC 계약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된 버즈피드(BuzzFeed)가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거래 첫 주였던 지난주, 39% 하락한 가격인 주당 6.07 달러로 장을 마쳤던 버즈피드의 주가는 주초 추가하락을 거쳐 현재(15일 종가 기준)는 6.26 달러까지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공모가를 크게 밑도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상태로, 전반적인 시장의 불안정성과 SPAC 시장의 위축 등을 고려해 보더라도, 한때 미디어의 미래라고까지 불렸던 업체의 상장치고 상당히 실망스러운 성적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버즈피드의 최근 5일간 주가변화 

출처: 구글 파이낸스 


투자자들이 자금 94% 철회, 우여곡절 많았던 버즈피드의 SPAC 상장


버즈피드의 이같은 우여곡절은 상장 과정에서부터 지속되어 왔는데요. 버즈피드와 인수합병계약을 체결한 890 피프스 에비뉴 파트너스(890 5th Avenue Partners)의 투자자들이 당초 해당 SPAC이 조달했던 총 2억 8,750만 달러의 투자금 중 약 94%를 철회하여 버즈피드가 SPAC 상장을 통해 조달하게 된 자금의 규모가 1,620만 달러로 대폭 축소된 것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에 의하면, 버즈피드는 기업가치 15억 달러로 SPAC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최대 투자자였던 NBC유니버설(NBCUniversal)과도 상당한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해당 기업가치로 버즈피드가 상장될 경우 NBC유니버설이 약 1억 달러의 손실을 입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NBC유니버설의 인수 허락을 이끌어내고자 버즈피드의 CEO인 조나 페레티(Jonah Peretti)는 NBC유니버셜이 보유한 버즈피드 지분에 2,980만 달러의 프리미엄을 인정해주는 한편, 인수합병 후 버즈피드의 주가가 12.5 달러 이하 가격을 유지할 경우 자신이 보유한 버즈피드 주식 120만 주를 NBC유니버셜에 양도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또한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SPAC 상장 시 지분매각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과 달리, 주가가 특정 수준에 도달하지 않을 경우 7% 고이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에도 합의했는데, 당시 관계자들은 버즈피드가 이를 통해 향후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지분을 제안함으로써 좋은 조건의 투자를 유치하고자 이같은 선택을 했다고 했으나 이때문에 주가하락으로 인해 버즈피드가 받는 압박은 더 커진 상황입니다. 



SPAC 상장 기업들의 저조한 퍼포먼스와 규제 강화, 급격히 냉각되는 SPAC 시장


버즈피드의 이같은 저조한 성적에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평가되는데요. 그 중 하나는 SPAC 시장의 냉각입니다. 한때 전통적 상장보다 훨씬 간소화된 절차로 빠르게 상장할 수 있는 경로로 각광받던 SPAC 상장은 이렇게 상장된 업체들이 공개시장에서 저조한 실적을 보이며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SPAC 중심 펀드인 엑셀러레이트 파이낸셜 테크놀로지(Accelerate Financial Technologies)는 "성공적이지 못했던 (SPAC) 거래가 다수" 확인되면서 한때 "매우 뜨거웠던(red hot) 투자심리가 이제는 얼음처럼 차갑게(ice cold)" 가라앉았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SPAC 리서치(SPAC Research) 데이터에 의하면, 7월까지 올해 첫 7개월동안 SPAC들이 인수합병을 성사시키기까지 평균 25%의 손실을 보던 것에 비해, 7월 이후에는 그 손실의 폭이 평균 60%까지 증대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투자를 철회(SPAC 투자자들은 투자 시점에서 자신이 투자한 SPAC이 어떤 기업을 인수할 지 알지 못하므로, 피인수 기업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보통 자신의 투자를 철회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짐)하는 투자자들의 비중도 늘어나는 중으로, 월스트리트저널은 SPAC 상장의 인기가 정점일 당시 SPAC이 인수합병을 발표하면 주가가 상승하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인수합병 발표 이후 SPAC의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 역시 투자자들로 하여금 투자를 회수하도록 만드는 동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버즈피드를 인수한 SPAC 역시 인수발표 이후 대부분의 기간 동안 공모가인 10달러 이하의 가격으로 거래되어 왔습니다. 


니콜라(Nikola) 등 사기 혐의로 크게 문제가 되었던 일부 업체들의 SPAC 상장 이후, SPAC에 대한 경각심을 내비치기 시작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규제를 위한 움직임에 나서고 있는 것 역시, 간소한 절차와 빠른 진행 속도가 최대 강점이었던 SPAC 상장의 인기를 떨어뜨리고 있는 요인으로, 올해 4월 SEC가 SPAC들이 발행하는 워런트(신주인수권)를 회계상 부채로 처리하도록 회계처리기준 변경을 요구하며 SPAC 계약을 추진 중이던 많은 업체들이 상장을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그 외에도 SEC는 이달 들어 루시드 모터스(Lucid Motors)의 SPAC 상장 과정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고, 트럼프 미 전 대통령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업체의 SPAC 인수 계약에 대해서도 조사에 나서는 등, SPAC 상장의 고삐를 죄고 있는 모습으로, 지난주에는 SEC의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위원장이 SPAC 상장이 전통적 IPO에 비해 투자자 보호에 취약하다고 직접 비판하며 SPAC 상장 규제 도입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버즈피드 외에 복스 미디어(Vox Media)나 바이스 미디어(Vice Media), 그룹 나인(Group Nine), BDG(Bustle Digital Group) 등 디지털 미디어 업계의 다른 주요 플레이어들도 모두 SPAC 상장을 위한 논의를 추진한 바 있으나, 위와 같은 문제로 인해 현재 상장 준비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유일하게 상장을 강행한 버즈피드 역시 페레티 CEO가 상장을 앞두고 만남을 가졌던 투자자들 중 많은 수가 "더이상 SPAC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버즈피드 자체에 대해서는 관심을 보였다고 밝히는 등, SPAC 시장의 현황이 투자자 유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습니다. 



2010년대 중반 정점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축소되어온 디지털 미디어 업계


그러나 버즈피드가 상장을 앞두고 디지털 미디어 업계 빅플레이어였던 컴플렉스 네트웍스(Complex Networks, 인수가 3억 달러)와 허핑턴포스트(HuffPost)를 모두 인수했음에도 2016년 투자 유치 당시 인정받았던 17억 달러보다도 낮은 기업가치 15억 달러에 SPAC 계약을 체결한 것, 그리고 낮은 기업가치로 상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래 개시 후 주가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SPAC 시장의 냉각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으로, 이는 2010년대 중반 정점에 달했다가 지난 6~7년 동안 지속적으로 축소되어온 이들 디지털 미디어 업체들의 입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장에 성공하기는 했으나 기업가치가 크게 하락한 버즈피드 

출처: 나스닥


밀레니얼과 Z세대를 겨냥한 가볍고 대중적인 무료 콘텐츠를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제공하며 빠르게 오디언스를 확대해 나간 이들 업체들은 당시 막 본격화되고 있던 디지털 광고 시장의 성장세를 그대로 흡수하여 막대한 광고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이들 업체들이 파트너로 간주했던 페이스북 등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이 사실은 퍼블리셔들과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관계임이 드러나며 급격히 전망이 악화되었습니다. 많은 업체들이 이 과정에서 폐업하거나 헐값에 매각되었는데요. 2017년 전성기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 2억 5,000만 달러의 5분의 1에 불과한 5,000만 달러 기업가치로 매각된 매셔블(Mashable)이나, 2015년 버라이즌(Verizon)에 인수되어 산하 미디어 사업부로 통합되었다가, 올해 5월 인수 당시보다 한참 낮은 가격에 매각된 테크크런치(TechCrunch), 야후 파이낸스(Yahoo Finance), 엔가젯(Engadget) 등이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업계 최초 상장' 버즈피드, "기업가치 재조정의 척도로 기능할 것"


버즈피드의 상장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또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시장 상황의 변화로 인해 디지털 미디어 업체들의 기업가치가 재조정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업계 최초이자 유일한 상장사인 버즈피드가 이들의 기업가치를 가늠하기 위한 객관적 척도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버즈피드의 상장 이후 CNBC는 이같은 점에 주목하며, 실망스러운 주가에도 불구하고 버즈피드의 상장이 디지털 미디어 업계에 있어 나쁜 소식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는데요. 물론 버즈피드가 공개시장에서 높은 시가총액을 기록하는데 성공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헐값 세일'이라고 조롱받았던 위의 사례들보다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주가가 안정되기만 한다면, 한동인 기준의 부재로 인해 기업가치를 합의하는데 애를 먹었던 이들 업체들의 상황이 개선될 수 있으리라는 분석입니다. 


이는 BDG(Bustle Digital Group)의 CEO인 브라이언 골드버그(Bryan Goldberg) 또한 직접 언급한 바 있는 내용으로 그는 "지난 5년간 디지털 미디어 업계는 상장사의 부재로 인한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밝혔습니다. 상장사가 없다는 것은 실패 사례에 가까운 매각 사례들 외에 성공적인 엑싯 선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자신의 기업가치를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요. 실제 위에 언급된 바이스 미디어, 복스 미디어, BDG, 그룹나인 등은 지난 수년간 서로 다양한 조합으로 인수합병 관련 논의를 주고받아 왔으나, 그때마다 서로의 기업가치에 합의하는데 실패한 것이 번번이 논의가 무산되는데 있어 가장 큰 원인이 되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CNBC는 버즈피드의 상장이 이들 기업들에게 기업가치 비교를 위한 대략적인 기준을 제공함으로써, 인수합병을 통한 업계 통합(Consolidation)을 활성화시키는 촉매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만약 버즈피드가 초창기 약세를 극복하고 주가를 상승곡선으로 전환시키는데 성공할 경우, 버즈피드 역시도 자사주를 '실탄' 삼아 매우 강력한 통합의 주체로 활약할 수 있을 전망으로, 골드버그는 이와 관련해서는 주가 15달러를 달성하는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이 경우 버즈피드의 시가총액은 약 22억 5,000만 달러 수준으로, 버즈피드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1억 6,100만 달러, SPAC 상장의 일부로 인수한 컴플렉스의 상반기 매출이 5,300만 달러인 것을 고려하면 주식이 연매출 약 4배 수준의 시가총액으로 거래되게 되는 셈인데요. 버즈피드 주가가 이 수준을 꾸준히 유지할 경우, 주식교환방식으로 인수 계약을 체결하는 기업들이 정당한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골드버그의 분석으로, 주가가 6 달러 전후인 현재는 물론 요원해 보이는 이야기이지만 향후 주가가 해당 수준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짓기는 이른 상황입니다. 



"버즈피드의 운명이 디지털 미디어 업계의 미래 좌우", '매출 2배' 비전 달성 여부에 촉각 


이처럼 '디지털 미디어 업계 최초의 상장사'로서 버즈피드의 행보는 앞으로 업계 전반에 걸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요. 복스의 경우, 골드버그의 말을 인용해 "그것이 옳은 일이든, 그렇지 않듯, 공정하든 아니든, 모든 디지털 미디어 업체들이 버즈피드와 단단히 묶이게 되었다"며 "버즈피드의 운명이 많은 수의 다른 업체들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여전히 디지털 미디어 업계 내부에 버즈피드와 CEO인 페레티에 대해 삐딱한 시선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만, 버즈피드가 공개시장에서 투자자들의 환심을 사는데 실패할 경우 다른 업체들도 투자를 유치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만큼 버즈피드의 무운(武運)을 기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CNBC 역시 익명의 디지털 미디어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버즈피드가 여전히 적(haters)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버즈피드의 주가가 상승하고, 페레티가 월가의 마음을 살수록 자신들도 향후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많아지는 만큼 많은 경쟁자들이 버즈피드의 성공을 응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즉, 버즈피드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이고, 어떤 성적을 내는가를 디지털 미디어 업계 전체가 숨죽여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페레티는 "디지털 미디어는 한때 과대평가(overhyped) 되었다가, 다시 과소평가(under-appreciated)되는 과정을 거쳐 이제는 비즈니스로서 평가를 받아야 하는 단계에 와 있다"면서 "이제 중요한 것은 '핫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아니라, 해당 기업이 어떻게 성장하고, 매출을 창출하고, 수익을 내는가"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즉,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버즈(Buzz)나 업계에 대한 투자시장의 기대 등에 의존하지 않고 실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야 할 때라는 것으로, 버즈피드는 "올 한해 동안 벌어들인 매출이 5억 달러"로 상당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오랜 기간 적자를 면치 못했던 수익성 측면에서도 개선이 이루어진 상황으로, 2019년 2,9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던 버즈피드는 2020년 40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상태입니다.  


버즈피드 홈페이지의 쇼핑 탭 

출처: 버즈피드 


버즈피드는 이에 더해 현재 고속 성장 중인 자사 커머스 비즈니스를 강화함으로 연매출을 올해 5억 2,000만 달러에서 2024년 11억 달러로 두 배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내놓았는데요. 즉, 자사 콘텐츠에 상품구매나 온라인 상점으로 연결되는 제휴링크를 대거 추가해 기존의 광고 외에 트래픽을 수익화할 수 있는 방안을 추가하겠다는 계획으로, 이는 최근 디지털 광고를 주 수익원으로 하는 페이스북, 트위터(Twitter), 틱톡(TikTok) 등이 커머스를 잇달아 강화하고 나서고 있는 것과도 흐름을 같이하는 움직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버즈피드의 이같은 커머스 비전이 최근의 소셜 커머스 트렌드에 편승하려는 임시방편에 불과한지, 아니면 시의적절한 성장전략이 될 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부분으로, 향후 있을 버즈피드의 첫 실적발표에 디지털 미디어 업계 전체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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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피드의 최근 5일간 주가변화 

출처: 구글 파이낸스 


투자자들이 자금 94% 철회, 우여곡절 많았던 버즈피드의 SPAC 상장


버즈피드의 이같은 우여곡절은 상장 과정에서부터 지속되어 왔는데요. 버즈피드와 인수합병계약을 체결한 890 피프스 에비뉴 파트너스(890 5th Avenue Partners)의 투자자들이 당초 해당 SPAC이 조달했던 총 2억 8,750만 달러의 투자금 중 약 94%를 철회하여 버즈피드가 SPAC 상장을 통해 조달하게 된 자금의 규모가 1,620만 달러로 대폭 축소된 것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에 의하면, 버즈피드는 기업가치 15억 달러로 SPAC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최대 투자자였던 NBC유니버설(NBCUniversal)과도 상당한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해당 기업가치로 버즈피드가 상장될 경우 NBC유니버설이 약 1억 달러의 손실을 입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NBC유니버설의 인수 허락을 이끌어내고자 버즈피드의 CEO인 조나 페레티(Jonah Peretti)는 NBC유니버셜이 보유한 버즈피드 지분에 2,980만 달러의 프리미엄을 인정해주는 한편, 인수합병 후 버즈피드의 주가가 12.5 달러 이하 가격을 유지할 경우 자신이 보유한 버즈피드 주식 120만 주를 NBC유니버셜에 양도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또한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SPAC 상장 시 지분매각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과 달리, 주가가 특정 수준에 도달하지 않을 경우 7% 고이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에도 합의했는데, 당시 관계자들은 버즈피드가 이를 통해 향후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지분을 제안함으로써 좋은 조건의 투자를 유치하고자 이같은 선택을 했다고 했으나 이때문에 주가하락으로 인해 버즈피드가 받는 압박은 더 커진 상황입니다. 



SPAC 상장 기업들의 저조한 퍼포먼스와 규제 강화, 급격히 냉각되는 SPAC 시장


버즈피드의 이같은 저조한 성적에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평가되는데요. 그 중 하나는 SPAC 시장의 냉각입니다. 한때 전통적 상장보다 훨씬 간소화된 절차로 빠르게 상장할 수 있는 경로로 각광받던 SPAC 상장은 이렇게 상장된 업체들이 공개시장에서 저조한 실적을 보이며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SPAC 중심 펀드인 엑셀러레이트 파이낸셜 테크놀로지(Accelerate Financial Technologies)는 "성공적이지 못했던 (SPAC) 거래가 다수" 확인되면서 한때 "매우 뜨거웠던(red hot) 투자심리가 이제는 얼음처럼 차갑게(ice cold)" 가라앉았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SPAC 리서치(SPAC Research) 데이터에 의하면, 7월까지 올해 첫 7개월동안 SPAC들이 인수합병을 성사시키기까지 평균 25%의 손실을 보던 것에 비해, 7월 이후에는 그 손실의 폭이 평균 60%까지 증대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투자를 철회(SPAC 투자자들은 투자 시점에서 자신이 투자한 SPAC이 어떤 기업을 인수할 지 알지 못하므로, 피인수 기업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보통 자신의 투자를 철회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짐)하는 투자자들의 비중도 늘어나는 중으로, 월스트리트저널은 SPAC 상장의 인기가 정점일 당시 SPAC이 인수합병을 발표하면 주가가 상승하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인수합병 발표 이후 SPAC의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 역시 투자자들로 하여금 투자를 회수하도록 만드는 동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버즈피드를 인수한 SPAC 역시 인수발표 이후 대부분의 기간 동안 공모가인 10달러 이하의 가격으로 거래되어 왔습니다. 


니콜라(Nikola) 등 사기 혐의로 크게 문제가 되었던 일부 업체들의 SPAC 상장 이후, SPAC에 대한 경각심을 내비치기 시작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규제를 위한 움직임에 나서고 있는 것 역시, 간소한 절차와 빠른 진행 속도가 최대 강점이었던 SPAC 상장의 인기를 떨어뜨리고 있는 요인으로, 올해 4월 SEC가 SPAC들이 발행하는 워런트(신주인수권)를 회계상 부채로 처리하도록 회계처리기준 변경을 요구하며 SPAC 계약을 추진 중이던 많은 업체들이 상장을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그 외에도 SEC는 이달 들어 루시드 모터스(Lucid Motors)의 SPAC 상장 과정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고, 트럼프 미 전 대통령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업체의 SPAC 인수 계약에 대해서도 조사에 나서는 등, SPAC 상장의 고삐를 죄고 있는 모습으로, 지난주에는 SEC의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위원장이 SPAC 상장이 전통적 IPO에 비해 투자자 보호에 취약하다고 직접 비판하며 SPAC 상장 규제 도입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버즈피드 외에 복스 미디어(Vox Media)나 바이스 미디어(Vice Media), 그룹 나인(Group Nine), BDG(Bustle Digital Group) 등 디지털 미디어 업계의 다른 주요 플레이어들도 모두 SPAC 상장을 위한 논의를 추진한 바 있으나, 위와 같은 문제로 인해 현재 상장 준비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유일하게 상장을 강행한 버즈피드 역시 페레티 CEO가 상장을 앞두고 만남을 가졌던 투자자들 중 많은 수가 "더이상 SPAC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버즈피드 자체에 대해서는 관심을 보였다고 밝히는 등, SPAC 시장의 현황이 투자자 유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습니다. 



2010년대 중반 정점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축소되어온 디지털 미디어 업계


그러나 버즈피드가 상장을 앞두고 디지털 미디어 업계 빅플레이어였던 컴플렉스 네트웍스(Complex Networks, 인수가 3억 달러)와 허핑턴포스트(HuffPost)를 모두 인수했음에도 2016년 투자 유치 당시 인정받았던 17억 달러보다도 낮은 기업가치 15억 달러에 SPAC 계약을 체결한 것, 그리고 낮은 기업가치로 상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래 개시 후 주가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SPAC 시장의 냉각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으로, 이는 2010년대 중반 정점에 달했다가 지난 6~7년 동안 지속적으로 축소되어온 이들 디지털 미디어 업체들의 입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장에 성공하기는 했으나 기업가치가 크게 하락한 버즈피드 

출처: 나스닥


밀레니얼과 Z세대를 겨냥한 가볍고 대중적인 무료 콘텐츠를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제공하며 빠르게 오디언스를 확대해 나간 이들 업체들은 당시 막 본격화되고 있던 디지털 광고 시장의 성장세를 그대로 흡수하여 막대한 광고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이들 업체들이 파트너로 간주했던 페이스북 등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이 사실은 퍼블리셔들과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관계임이 드러나며 급격히 전망이 악화되었습니다. 많은 업체들이 이 과정에서 폐업하거나 헐값에 매각되었는데요. 2017년 전성기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 2억 5,000만 달러의 5분의 1에 불과한 5,000만 달러 기업가치로 매각된 매셔블(Mashable)이나, 2015년 버라이즌(Verizon)에 인수되어 산하 미디어 사업부로 통합되었다가, 올해 5월 인수 당시보다 한참 낮은 가격에 매각된 테크크런치(TechCrunch), 야후 파이낸스(Yahoo Finance), 엔가젯(Engadget) 등이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업계 최초 상장' 버즈피드, "기업가치 재조정의 척도로 기능할 것"


버즈피드의 상장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또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시장 상황의 변화로 인해 디지털 미디어 업체들의 기업가치가 재조정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업계 최초이자 유일한 상장사인 버즈피드가 이들의 기업가치를 가늠하기 위한 객관적 척도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버즈피드의 상장 이후 CNBC는 이같은 점에 주목하며, 실망스러운 주가에도 불구하고 버즈피드의 상장이 디지털 미디어 업계에 있어 나쁜 소식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는데요. 물론 버즈피드가 공개시장에서 높은 시가총액을 기록하는데 성공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헐값 세일'이라고 조롱받았던 위의 사례들보다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주가가 안정되기만 한다면, 한동인 기준의 부재로 인해 기업가치를 합의하는데 애를 먹었던 이들 업체들의 상황이 개선될 수 있으리라는 분석입니다. 


이는 BDG(Bustle Digital Group)의 CEO인 브라이언 골드버그(Bryan Goldberg) 또한 직접 언급한 바 있는 내용으로 그는 "지난 5년간 디지털 미디어 업계는 상장사의 부재로 인한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밝혔습니다. 상장사가 없다는 것은 실패 사례에 가까운 매각 사례들 외에 성공적인 엑싯 선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자신의 기업가치를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요. 실제 위에 언급된 바이스 미디어, 복스 미디어, BDG, 그룹나인 등은 지난 수년간 서로 다양한 조합으로 인수합병 관련 논의를 주고받아 왔으나, 그때마다 서로의 기업가치에 합의하는데 실패한 것이 번번이 논의가 무산되는데 있어 가장 큰 원인이 되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CNBC는 버즈피드의 상장이 이들 기업들에게 기업가치 비교를 위한 대략적인 기준을 제공함으로써, 인수합병을 통한 업계 통합(Consolidation)을 활성화시키는 촉매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만약 버즈피드가 초창기 약세를 극복하고 주가를 상승곡선으로 전환시키는데 성공할 경우, 버즈피드 역시도 자사주를 '실탄' 삼아 매우 강력한 통합의 주체로 활약할 수 있을 전망으로, 골드버그는 이와 관련해서는 주가 15달러를 달성하는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이 경우 버즈피드의 시가총액은 약 22억 5,000만 달러 수준으로, 버즈피드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1억 6,100만 달러, SPAC 상장의 일부로 인수한 컴플렉스의 상반기 매출이 5,300만 달러인 것을 고려하면 주식이 연매출 약 4배 수준의 시가총액으로 거래되게 되는 셈인데요. 버즈피드 주가가 이 수준을 꾸준히 유지할 경우, 주식교환방식으로 인수 계약을 체결하는 기업들이 정당한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골드버그의 분석으로, 주가가 6 달러 전후인 현재는 물론 요원해 보이는 이야기이지만 향후 주가가 해당 수준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짓기는 이른 상황입니다. 



"버즈피드의 운명이 디지털 미디어 업계의 미래 좌우", '매출 2배' 비전 달성 여부에 촉각 


이처럼 '디지털 미디어 업계 최초의 상장사'로서 버즈피드의 행보는 앞으로 업계 전반에 걸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요. 복스의 경우, 골드버그의 말을 인용해 "그것이 옳은 일이든, 그렇지 않듯, 공정하든 아니든, 모든 디지털 미디어 업체들이 버즈피드와 단단히 묶이게 되었다"며 "버즈피드의 운명이 많은 수의 다른 업체들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여전히 디지털 미디어 업계 내부에 버즈피드와 CEO인 페레티에 대해 삐딱한 시선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만, 버즈피드가 공개시장에서 투자자들의 환심을 사는데 실패할 경우 다른 업체들도 투자를 유치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만큼 버즈피드의 무운(武運)을 기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CNBC 역시 익명의 디지털 미디어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버즈피드가 여전히 적(haters)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버즈피드의 주가가 상승하고, 페레티가 월가의 마음을 살수록 자신들도 향후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많아지는 만큼 많은 경쟁자들이 버즈피드의 성공을 응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즉, 버즈피드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이고, 어떤 성적을 내는가를 디지털 미디어 업계 전체가 숨죽여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페레티는 "디지털 미디어는 한때 과대평가(overhyped) 되었다가, 다시 과소평가(under-appreciated)되는 과정을 거쳐 이제는 비즈니스로서 평가를 받아야 하는 단계에 와 있다"면서 "이제 중요한 것은 '핫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아니라, 해당 기업이 어떻게 성장하고, 매출을 창출하고, 수익을 내는가"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즉,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버즈(Buzz)나 업계에 대한 투자시장의 기대 등에 의존하지 않고 실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야 할 때라는 것으로, 버즈피드는 "올 한해 동안 벌어들인 매출이 5억 달러"로 상당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오랜 기간 적자를 면치 못했던 수익성 측면에서도 개선이 이루어진 상황으로, 2019년 2,9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던 버즈피드는 2020년 40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상태입니다.  


버즈피드 홈페이지의 쇼핑 탭 

출처: 버즈피드 


버즈피드는 이에 더해 현재 고속 성장 중인 자사 커머스 비즈니스를 강화함으로 연매출을 올해 5억 2,000만 달러에서 2024년 11억 달러로 두 배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내놓았는데요. 즉, 자사 콘텐츠에 상품구매나 온라인 상점으로 연결되는 제휴링크를 대거 추가해 기존의 광고 외에 트래픽을 수익화할 수 있는 방안을 추가하겠다는 계획으로, 이는 최근 디지털 광고를 주 수익원으로 하는 페이스북, 트위터(Twitter), 틱톡(TikTok) 등이 커머스를 잇달아 강화하고 나서고 있는 것과도 흐름을 같이하는 움직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버즈피드의 이같은 커머스 비전이 최근의 소셜 커머스 트렌드에 편승하려는 임시방편에 불과한지, 아니면 시의적절한 성장전략이 될 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부분으로, 향후 있을 버즈피드의 첫 실적발표에 디지털 미디어 업계 전체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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