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인파리] 2021년 유럽 스타트업 업계 돌아보기

['테크인파리' 시리즈는 로아리포트의 김도형 컨설턴트가 파리 현지에서 직접 유럽의 생생한 테크 트렌드를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테크인파리 시리즈를 통해 아시아, 북미를 넘어서 전세계 트렌드의 흐름을 폭넓게 조망해 보세요.]


VC업체이자 스카이프의 공동 창업자 니클라스 젠스토롬(Niklas Zennström)이 설립한 것으로도 유명한 아토미코(Atomico)가 7번째 유럽 테크 연간 리포트를 발간했습니다. 361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를 통해 유럽 스타트업 동향을 매우 자세하게 정리하고 있으며, 최근 유럽 벤처업계에서 핫뉴스가 끊이지 않는 만큼, 이번 보고서는 많은 투자자들과 미디어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이번 아티클에서는 아토미코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2021년 유럽 스타트업들의 주요 소식을 정리하면서 올 한 해를 마무리해보고자 합니다. 




Ⅰ. 숫자로 살펴보는 유럽 스타트업 2021




2017-2021년의 유럽 스타트업 투자 규모 (억 달러)

출처: 딜룸 기반 로아인텔리전스 재가공


과거 테크인파리 시리즈와 데일리 아티클에서도 여러번 언급이 되었듯이, 유럽 스타트업 생태계는 올해 더욱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를 통해 공개된 정확한 수치는 더욱 놀라웠는데요. 올해 (예상) 투자 총액은 1,210억 달러로 전년대비(410억 달러) 3배 가까이 증가한 기록적인 규모였으며, 아토미코의 연간 리포트가 처음 출시된 2015년과 비교해서는 10배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투자 총액이 1,0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은 올해가 처음으로, 유럽 테크 업계의 빠른 성장세를 다시 한번 증명하였습니다.


올해에만 98개의 유니콘이 추가로 탄생하며, 유럽 유니콘들의 자산가치 총합은 3,210억 달러에 달하게 되었고, 유럽은 클라나(Klarna), 레볼루트(Revolut), 체크아웃닷컴(Checkout.com)을 포함해 26개의 데카콘(decacorn, 기업가치가 100억 달러가 넘는 기업)의 본고장이 되었습니다. 



2017-2021년 라운드 규모별 투자 총액 (억 달러)


출처: 딜룸 기반 로아인텔리전스 재가공


올해 투자 규모가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증가할 수 있었던 것은 2억 5,000만 달러 이상의 대규모 투자 건이 급증했던 것 때문이었습니다. 상단의 연보라색 그래프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지난해 2억 5,000만 달러 이상의 투자 라운드는 57건으로 이들의 투자금 총액이 44억 달러에 불과했다면, 올해에는 401억 달러로 10배 가량 증가했습니다. 투자의 전반적인 규모가 커짐에 따라, 2억 5,000만 달러 이상의 라운드를 통해 유치한 투자 총액은 전체 펀딩 금액의 40% 가까이를 차지하게 되었는데요. 2016년 국제 스타트업 컨퍼런스 슬러시(Slush)에서는 100만 달러 이상의 펀딩 라운드가 증가한 것이 화젯거리였으나, 이제 유럽은 1억 달러 규모의 투자 라운드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 올해 유럽 스타트업 키워드



🌍지구를 생각하는 스타트업이 인기


올해 유럽 벤처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부상한 세그멘트는 '플래닛 포시티브(Planet Positive)'와 '딥테크(Deep Tech)'였습니다. 특히 지구의 자원들을 지속가능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래닛 포시티브' 테크 분야에만 100억 달러가 올해 투자되며, 전체 펀딩의 11%라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는 2017년과 비교해 6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해당 영역에 대한 투자는 규모와 속도 측면에서 상당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기후 변화에 대한 유럽 테크의 관심은 EU 혹은 국가차원의 대책이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에 부족하다고 느끼는 데에서 나오는 것으로도 보입니다. 아토미코에 따르면, 응답자의 68%가 "EU가 기후변화에 맞서는 대책이 층분하지 않다(not aggressive enough)"고 대답했습니다. 다만, 국가별로 기후 변화 대책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있었다고 합니다. 독일 응답자는 78%가 EU의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대답한 반면, 핀란드와 스페인 응답자는 58%가 충분하지 않다고 대답했습니다.  


스타트업과 창업자들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에게도 '플래닛 포시티브' 이니셔티브는 주요한 테마입니다. '어떤 테마의 기업에 투자를 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LP와 엔젤 투자자들 모두 '플래닛 포시티브'를 꼽았으며, VC 업체들 또한 해당 테마를 딥테크 다음으로 가장 많이 선택했는데요. 투자자들의 응답은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지표로서, 앞으로 유럽 테크업계가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성을 증진하기 위해 상당한 자본을 배치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빠르게 개선되는 인재풀


펀딩을 유치하는 것과 훌륭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은 유럽의 여전한 주요 과제이지만, 인재풀이 크게 개선된 것이 유럽 테크 생태계의 성장에 큰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12개월 전과 비교해 인재풀이 어떻게 바뀌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상당수의 창업자들이 긍정적인 답변을 남겼습니다. 두 번 이상의 창업 경험이 있는 창업자들의 경우, 43% 가량이 테크 인재풀이 개선되었다고 응답했으며, 첫번째 회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신입 창업자의 약 40% 또한 개선되었다고 응답했습니다.


지난 12개월 간 인재풀에 대한 국가별 창업자들의 인식


출처: 더 스테이트 오브 유러피언 테크 설문조사


하지만 모든 국가에서 위와 같은 긍정적인 답변이 나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영국과 네덜란드의 창업자들은 지난 12개월 간 인재풀이 악화되었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는데요. 일례로, 영국 창업자들의 37%는 인재풀이 악화되고 있다고 답변했으며, 네덜란드 또한 36%의 창업자들이 인재풀이 악화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원격근무가 보편화되면서 유럽국 사이에서 인재를 끌어들이는 것이 팬데믹 이전보다 쉬워졌고,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악화됨에 따라 일부 국가에서는 인력 유출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영국의 경우, 브렉시트 이후 다른 EU 회원국 출신의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이전보다 까다로워진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러피안 마피아


유럽 테크 시장을 이끌어가는 인물들은 어떠한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을까요? 이를 위해 아토미코는 딜룸과 함께 200만 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확보한 5,000여 곳의 유럽의 테크 스타트업과, 해당 기업들의 38,000여명의 창업자들 및 시니어급 리더들을 정보를 수집해 인재 풀의 대략적인 수준을 파악하는 흥미로운 실험을 했습니다. 조사 결과, 창업자 및 핵심 리더들의 38%가 두 곳 이상의 테크 회사에서 업무 경험이 있었으며, 19%는 유럽 유니콘 기업에서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42%가 현재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나라가 아닌 다른 국가에서 학위를 수여했으며, 20%는 QS 세계대학랭킹기준 상위 50개의 대학을 졸업한 엘리트 집단이었는데요. 요약하면, 고학력의 이동성이 높은(highly-educated, highly-mobile) 인재들이 유럽 테크 시장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창업자 배출 Top 15 유니콘 (명)


출처: 딜룸


페이팔 출신들이 연쇄적으로 창업에 성공하면서, 이들을 ‘페이팔 마피아’라고 일컫듯, 특정 테크 기업 출신들이 연달아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유러피안 마피아'의 위력 또한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이 중 독일의 스타트업 빌딩 컴퍼니 로켓 인터넷(Rocket Internet)이 393명의 창업자를 배출했으며, 로켓 인터넷에서 탄생한 패션 및 라이플스타일 플랫폼 잘란도(Zalando)가 또 다시 배출한 창업자는 210명에 달했습니다. 로켓 인터넷, 아마데우스 아이티 그룹(Amadeus IT Group), 잘란도, 부킹닷컴(Booking.com), 인피니온 테크놀로지스(Infineon Technologies) 5개의 유니콘이 배출한 창업자들이 전체 창업자들의 20%나 차지하는 등 테크 업계에서 인재들이 순환되는 '탤런트 리사이클링(Talent Recycling)'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엑싯, 엑싯, 엑싯


올해는 유럽 스타트업들의 엑싯 또한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는 점도 많은 언론사가 주목한 부분입니다. 3분기에만 진행된 M&A 규모가 450억 달러를 넘어서며, 올해 9월까지 M&A 엑싯의 규모는 1,00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M&A 엑싯 중 55% 가량은 미국 테크 상장기업이 참여한 딜로, 가령 미국의 보안 소프트웨어 노턴(Norton)은 경쟁업체 아바스트(Avast)를 86억 달러에 인수했으며, 지난해 상장한 도어대시(Doordash) 또한 핀란드의 음식배달앱 월트(Wolt)를 81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습니다. 


유럽의 테크 회사들이 너무 일찍, 너무 자주 매각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아토미코의 파트너 이리나 하이바스(Irina Haivas)는 "M&A는 병폐가 아니라 건강한 생태계의 특징 중 하나"라고 설명합니다. 페이팔, 유튜브(Youtube), 인스타그램(Instagram)과 같이 상징적인 실리콘벨리 회사들은 인수합병 이후에 95% 이상의 가치 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고, 오늘날 유럽 스타트업에서 보이는 "기록적인 규모의 엑싯은 유럽이 자본과 인력 모든 측면에서 더욱 깊고 유동적인 시장을 구축하는 데에 성공했다는 신호"라고 전했습니다.


상장 방식을 막론하고 기업공개 또한 활발히 이루어진 한 해였습니다. 올해에는 50여 곳의 유럽 유니콘이 주식 시장에 상장했는데요. 다만, 올해 상장을 선택한 유니콘의 3분의 1이상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것을 선택하면서, 유럽보다 미국에서의 상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진 것을 확인할 수도 있었습니다. 2000년 이전에는 미국 상장을 택하는 유니콘의 비중이 5%에 불과했다면, 2015년 이후로 해당 비중은 36%로 크게 증가했으며, 상당수의 유럽 테크 기업이 SPAC 합병을 통해 미국 증시에 상장하려 했던 영향도 있어보입니다. 





Ⅲ. 2022년에 가야할 길, "다양성"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 해결해할 과제도 있습니다. 미국 스타트업 업계도 여전히 지적받고 있는 부분이지만, 아토미코는 유럽 스타트업 생태계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것을 핵심과제로 뽑고 있습니다.


많은 통계 자료들은 유럽 스타트업 업계가 특정 데모그래픽에 편향되어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령, 여성 창업자들이 유치한 금액의 비중은 전체 펀딩의 1.1%로 지난해 2.4%보다 더욱 악화되었는데요. 유럽 내에 여성이 이끄는 펀드가 절대적으로 적다는 점이 이러한 불균형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여성 창업자들의 49%는 자금을 유치하는 데에 있어서 여성이라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시프티드는 "VC들이 다양한 배경의 창업자들을 지원하는 데에 있어 얼마나 형편없는지(how much VC sucks in backing diverse founders)를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창업자들의 성별 구성에 따른 투자 유치액 비중


출처: 딜룸 기반 로아인텔리전스 재가공


인종적 다양성을 고려할 때 가야할 길을 더욱 멀어보입니다. 유럽 내의 VC 펀딩 중 겨우 1% 가량만이 소수민족으로만 구성된 팀에게 돌아갔고, 라운드 단계별로 쪼개 볼 때, 문제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소수민족으로 구성된 시드단계 스타트업이 유치한 금액은 전체 시드단계 펀딩 금액 중 3%를 차지했으나, 후기단계에서의 비중은 1%로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이는, 소수민족 출신의 창업자들이 비즈니스 규모를 확장하는 데에 마주하는 절대적인 장벽을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유럽 내 일부 국가에 스타트업 발전이 편향되어 있다는 점, 미국과 격차를 줄여나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양과 질적으로 차이가 상당하다는 점 등은 유럽 스타트업 업계가 해결해야하는 과제입니다. 그럼에도, 코로나 19로 불어온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의 파도를 잘 타고, 어느때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투자자들과 언론들이 내년에도 유럽 벤쳐시장에 기대를 갖도록 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흥미로운 유럽 스타트업 동향을 더욱 자세하고 깊이있게 전달해드리기를 약속하며, 독자 여러분 모두 따뜻한 연말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출처: Atomico, TechCrunch, CNBC, Sifted

[테크인파리] 2021년 유럽 스타트업 업계 돌아보기

['테크인파리' 시리즈는 로아리포트의 김도형 컨설턴트가 파리 현지에서 직접 유럽의 생생한 테크 트렌드를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테크인파리 시리즈를 통해 아시아, 북미를 넘어서 전세계 트렌드의 흐름을 폭넓게 조망해 보세요.]


VC업체이자 스카이프의 공동 창업자 니클라스 젠스토롬(Niklas Zennström)이 설립한 것으로도 유명한 아토미코(Atomico)가 7번째 유럽 테크 연간 리포트를 발간했습니다. 361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를 통해 유럽 스타트업 동향을 매우 자세하게 정리하고 있으며, 최근 유럽 벤처업계에서 핫뉴스가 끊이지 않는 만큼, 이번 보고서는 많은 투자자들과 미디어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이번 아티클에서는 아토미코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2021년 유럽 스타트업들의 주요 소식을 정리하면서 올 한 해를 마무리해보고자 합니다. 




Ⅰ. 숫자로 살펴보는 유럽 스타트업 2021




2017-2021년의 유럽 스타트업 투자 규모 (억 달러)

출처: 딜룸 기반 로아인텔리전스 재가공


과거 테크인파리 시리즈와 데일리 아티클에서도 여러번 언급이 되었듯이, 유럽 스타트업 생태계는 올해 더욱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를 통해 공개된 정확한 수치는 더욱 놀라웠는데요. 올해 (예상) 투자 총액은 1,210억 달러로 전년대비(410억 달러) 3배 가까이 증가한 기록적인 규모였으며, 아토미코의 연간 리포트가 처음 출시된 2015년과 비교해서는 10배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투자 총액이 1,0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은 올해가 처음으로, 유럽 테크 업계의 빠른 성장세를 다시 한번 증명하였습니다.


올해에만 98개의 유니콘이 추가로 탄생하며, 유럽 유니콘들의 자산가치 총합은 3,210억 달러에 달하게 되었고, 유럽은 클라나(Klarna), 레볼루트(Revolut), 체크아웃닷컴(Checkout.com)을 포함해 26개의 데카콘(decacorn, 기업가치가 100억 달러가 넘는 기업)의 본고장이 되었습니다. 



2017-2021년 라운드 규모별 투자 총액 (억 달러)


출처: 딜룸 기반 로아인텔리전스 재가공


올해 투자 규모가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증가할 수 있었던 것은 2억 5,000만 달러 이상의 대규모 투자 건이 급증했던 것 때문이었습니다. 상단의 연보라색 그래프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지난해 2억 5,000만 달러 이상의 투자 라운드는 57건으로 이들의 투자금 총액이 44억 달러에 불과했다면, 올해에는 401억 달러로 10배 가량 증가했습니다. 투자의 전반적인 규모가 커짐에 따라, 2억 5,000만 달러 이상의 라운드를 통해 유치한 투자 총액은 전체 펀딩 금액의 40% 가까이를 차지하게 되었는데요. 2016년 국제 스타트업 컨퍼런스 슬러시(Slush)에서는 100만 달러 이상의 펀딩 라운드가 증가한 것이 화젯거리였으나, 이제 유럽은 1억 달러 규모의 투자 라운드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 올해 유럽 스타트업 키워드



🌍지구를 생각하는 스타트업이 인기


올해 유럽 벤처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부상한 세그멘트는 '플래닛 포시티브(Planet Positive)'와 '딥테크(Deep Tech)'였습니다. 특히 지구의 자원들을 지속가능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래닛 포시티브' 테크 분야에만 100억 달러가 올해 투자되며, 전체 펀딩의 11%라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는 2017년과 비교해 6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해당 영역에 대한 투자는 규모와 속도 측면에서 상당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기후 변화에 대한 유럽 테크의 관심은 EU 혹은 국가차원의 대책이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에 부족하다고 느끼는 데에서 나오는 것으로도 보입니다. 아토미코에 따르면, 응답자의 68%가 "EU가 기후변화에 맞서는 대책이 층분하지 않다(not aggressive enough)"고 대답했습니다. 다만, 국가별로 기후 변화 대책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있었다고 합니다. 독일 응답자는 78%가 EU의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대답한 반면, 핀란드와 스페인 응답자는 58%가 충분하지 않다고 대답했습니다.  


스타트업과 창업자들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에게도 '플래닛 포시티브' 이니셔티브는 주요한 테마입니다. '어떤 테마의 기업에 투자를 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LP와 엔젤 투자자들 모두 '플래닛 포시티브'를 꼽았으며, VC 업체들 또한 해당 테마를 딥테크 다음으로 가장 많이 선택했는데요. 투자자들의 응답은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지표로서, 앞으로 유럽 테크업계가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성을 증진하기 위해 상당한 자본을 배치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빠르게 개선되는 인재풀


펀딩을 유치하는 것과 훌륭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은 유럽의 여전한 주요 과제이지만, 인재풀이 크게 개선된 것이 유럽 테크 생태계의 성장에 큰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12개월 전과 비교해 인재풀이 어떻게 바뀌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상당수의 창업자들이 긍정적인 답변을 남겼습니다. 두 번 이상의 창업 경험이 있는 창업자들의 경우, 43% 가량이 테크 인재풀이 개선되었다고 응답했으며, 첫번째 회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신입 창업자의 약 40% 또한 개선되었다고 응답했습니다.


지난 12개월 간 인재풀에 대한 국가별 창업자들의 인식


출처: 더 스테이트 오브 유러피언 테크 설문조사


하지만 모든 국가에서 위와 같은 긍정적인 답변이 나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영국과 네덜란드의 창업자들은 지난 12개월 간 인재풀이 악화되었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는데요. 일례로, 영국 창업자들의 37%는 인재풀이 악화되고 있다고 답변했으며, 네덜란드 또한 36%의 창업자들이 인재풀이 악화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원격근무가 보편화되면서 유럽국 사이에서 인재를 끌어들이는 것이 팬데믹 이전보다 쉬워졌고,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악화됨에 따라 일부 국가에서는 인력 유출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영국의 경우, 브렉시트 이후 다른 EU 회원국 출신의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이전보다 까다로워진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러피안 마피아


유럽 테크 시장을 이끌어가는 인물들은 어떠한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을까요? 이를 위해 아토미코는 딜룸과 함께 200만 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확보한 5,000여 곳의 유럽의 테크 스타트업과, 해당 기업들의 38,000여명의 창업자들 및 시니어급 리더들을 정보를 수집해 인재 풀의 대략적인 수준을 파악하는 흥미로운 실험을 했습니다. 조사 결과, 창업자 및 핵심 리더들의 38%가 두 곳 이상의 테크 회사에서 업무 경험이 있었으며, 19%는 유럽 유니콘 기업에서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42%가 현재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나라가 아닌 다른 국가에서 학위를 수여했으며, 20%는 QS 세계대학랭킹기준 상위 50개의 대학을 졸업한 엘리트 집단이었는데요. 요약하면, 고학력의 이동성이 높은(highly-educated, highly-mobile) 인재들이 유럽 테크 시장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창업자 배출 Top 15 유니콘 (명)


출처: 딜룸


페이팔 출신들이 연쇄적으로 창업에 성공하면서, 이들을 ‘페이팔 마피아’라고 일컫듯, 특정 테크 기업 출신들이 연달아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유러피안 마피아'의 위력 또한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이 중 독일의 스타트업 빌딩 컴퍼니 로켓 인터넷(Rocket Internet)이 393명의 창업자를 배출했으며, 로켓 인터넷에서 탄생한 패션 및 라이플스타일 플랫폼 잘란도(Zalando)가 또 다시 배출한 창업자는 210명에 달했습니다. 로켓 인터넷, 아마데우스 아이티 그룹(Amadeus IT Group), 잘란도, 부킹닷컴(Booking.com), 인피니온 테크놀로지스(Infineon Technologies) 5개의 유니콘이 배출한 창업자들이 전체 창업자들의 20%나 차지하는 등 테크 업계에서 인재들이 순환되는 '탤런트 리사이클링(Talent Recycling)'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엑싯, 엑싯, 엑싯


올해는 유럽 스타트업들의 엑싯 또한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는 점도 많은 언론사가 주목한 부분입니다. 3분기에만 진행된 M&A 규모가 450억 달러를 넘어서며, 올해 9월까지 M&A 엑싯의 규모는 1,00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M&A 엑싯 중 55% 가량은 미국 테크 상장기업이 참여한 딜로, 가령 미국의 보안 소프트웨어 노턴(Norton)은 경쟁업체 아바스트(Avast)를 86억 달러에 인수했으며, 지난해 상장한 도어대시(Doordash) 또한 핀란드의 음식배달앱 월트(Wolt)를 81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습니다. 


유럽의 테크 회사들이 너무 일찍, 너무 자주 매각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아토미코의 파트너 이리나 하이바스(Irina Haivas)는 "M&A는 병폐가 아니라 건강한 생태계의 특징 중 하나"라고 설명합니다. 페이팔, 유튜브(Youtube), 인스타그램(Instagram)과 같이 상징적인 실리콘벨리 회사들은 인수합병 이후에 95% 이상의 가치 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고, 오늘날 유럽 스타트업에서 보이는 "기록적인 규모의 엑싯은 유럽이 자본과 인력 모든 측면에서 더욱 깊고 유동적인 시장을 구축하는 데에 성공했다는 신호"라고 전했습니다.


상장 방식을 막론하고 기업공개 또한 활발히 이루어진 한 해였습니다. 올해에는 50여 곳의 유럽 유니콘이 주식 시장에 상장했는데요. 다만, 올해 상장을 선택한 유니콘의 3분의 1이상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것을 선택하면서, 유럽보다 미국에서의 상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진 것을 확인할 수도 있었습니다. 2000년 이전에는 미국 상장을 택하는 유니콘의 비중이 5%에 불과했다면, 2015년 이후로 해당 비중은 36%로 크게 증가했으며, 상당수의 유럽 테크 기업이 SPAC 합병을 통해 미국 증시에 상장하려 했던 영향도 있어보입니다. 





Ⅲ. 2022년에 가야할 길, "다양성"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 해결해할 과제도 있습니다. 미국 스타트업 업계도 여전히 지적받고 있는 부분이지만, 아토미코는 유럽 스타트업 생태계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것을 핵심과제로 뽑고 있습니다.


많은 통계 자료들은 유럽 스타트업 업계가 특정 데모그래픽에 편향되어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령, 여성 창업자들이 유치한 금액의 비중은 전체 펀딩의 1.1%로 지난해 2.4%보다 더욱 악화되었는데요. 유럽 내에 여성이 이끄는 펀드가 절대적으로 적다는 점이 이러한 불균형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여성 창업자들의 49%는 자금을 유치하는 데에 있어서 여성이라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시프티드는 "VC들이 다양한 배경의 창업자들을 지원하는 데에 있어 얼마나 형편없는지(how much VC sucks in backing diverse founders)를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창업자들의 성별 구성에 따른 투자 유치액 비중


출처: 딜룸 기반 로아인텔리전스 재가공


인종적 다양성을 고려할 때 가야할 길을 더욱 멀어보입니다. 유럽 내의 VC 펀딩 중 겨우 1% 가량만이 소수민족으로만 구성된 팀에게 돌아갔고, 라운드 단계별로 쪼개 볼 때, 문제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소수민족으로 구성된 시드단계 스타트업이 유치한 금액은 전체 시드단계 펀딩 금액 중 3%를 차지했으나, 후기단계에서의 비중은 1%로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이는, 소수민족 출신의 창업자들이 비즈니스 규모를 확장하는 데에 마주하는 절대적인 장벽을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유럽 내 일부 국가에 스타트업 발전이 편향되어 있다는 점, 미국과 격차를 줄여나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양과 질적으로 차이가 상당하다는 점 등은 유럽 스타트업 업계가 해결해야하는 과제입니다. 그럼에도, 코로나 19로 불어온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의 파도를 잘 타고, 어느때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투자자들과 언론들이 내년에도 유럽 벤쳐시장에 기대를 갖도록 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흥미로운 유럽 스타트업 동향을 더욱 자세하고 깊이있게 전달해드리기를 약속하며, 독자 여러분 모두 따뜻한 연말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출처: Atomico, TechCrunch, CNBC, Sifted